(사)한국조직경영개발학회 산하 진성리더십 아카데미에서는 매달 한번 학회도반들이 나와서 자신의 전문적 영역을 소개하고 이 소개를 바탕으로 다른 도반들과 연결을 통해 학습놀이터를 만드는 클럽인 <짜라투스라와 춤추기>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달 짜라투스라 클럽 세미나에서는 조율컬랙티브라는 컨설팅 회사를 이끌고 있는 김홍석 도반의 <조직문화> 설계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기업문화 설계가 효율성 쪽으로만 치닫고 있어서 공동체감을 상실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효율성과 공동체를 모두 복원할 수 있는 기업문화 설계에 대한 컨설팅 방향과 본인의 소중한 경험을 발표해주셨다.
김홍석 도반이 내린 결론은 우리나라 사기업이나 NGO 조직들도 조직문화 설계의 방향으로 양손잡이형 하이브리드 거버넌스 모형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하기 시작해야할 시점에 도달했다는 점이다.
양손잡이형 하이브리드 모형의 가정은 조직문화는 결국 회사를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대한 의사결정의 거버넌스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 경영진의 거버넌스가 바뀌지 않은 조직문화 설계는 모두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글로벌 선진기업에서 거버넌스는 대리인 모형에 기반한 전통적 위계제도라는 피라미드 거버넌스와 미래에 대한 창조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 쓰는 역피라미드 스튜어드십 거버넌스(Stewardship Model)을 같이 쓰고 있다. 하이브리드 거버넌스 모형에서 경영진의 역할은 피라미드와 역피라미드 사이의 균형과 조율의 문제를 담당한다.
양손잡이형 하이브리드 거버넌스 모형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문화에 대한 시도가 작동되지 않는 이유는 답이 정해지지 않은 미래의 창조가치에 대한 문제도 피라미드 거버넌스를 동원해서 풀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거버넌스 가정의 충돌로 어느 시점에서는 기업문화에 대한 야심찬 시도가 유야무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충돌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전통적 피라미드 거버넌스는 답이 정해진 현업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영진이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현업담당자에게 권한을 수직적으로 위임해주고 이 권한위임의 결과에 경영진이 책임을 지는 거버넌스이다. 역피라미드 스튜어드십 거버넌스는 답이 정해지지 않은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문제를 위한 수평적 거버넌스로 경영진은 전문가들이 협업으로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운동장을 설계해주고 경영진은 다시 이들이 수행한 책무의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형태다. 경영진이 두가지 다른 문제(기술적 문제 혹은 미래가치 문제)에 대해 제대로 조율하지 못할 때 기업문화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진단한다. 답이 정해지지 않은 미래가치 문제를 피라미드 거버넌스 형태로 해결하려 시도하거나 답이 정해진 기술적 문제를 역피라미드 거버넌스 형태로 해결을 시도할 때 기업문화의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본다.
우리나라 사기업은 모든 문제를 수직적 피라미드 거버넌스로 해결하려 시도하는 문제를 가진 반면 우리나라 NGO 조직들은 모든 문제를 수평적 역피라미드 거버넌스 방식으로만 해결하려 시도한다는 것이 문제다. 사기업이나 NGO나 지금은 양손잡이형 하이브리드 거버넌스 모형으로 조직문화 설계를 전향적으로 바꾸는 것을 결정해야 할 시점이다.
뛰어난 경영자들은 자신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답이 정해진 기술적 문제인지 답이 정해지지 않은 미래가치에 대한 문제인지를 성찰할 수 있게 회사 발코니에 올라가서 전체적 시각으로 문제를 조망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변화가 상수로 몰아치는 초뷰카시대에 지속가능성으로 성장과 번성을 열망하는 기업들에게는 경영자의 이런 발코니 성찰능력의 부재는 치명적이다. 초뷰카시대 지속가능성을 누리기 위해서는 회사의 존재목적에 대한 약속의 실현이라는 긍극적 답을 염두에 두고 기술적 문제는 피라미드 거버넌스를 동원해서 효율적으로 해결하고 답이 없는 미래가치를 만들어내는 과제는 역피라미드의 스튜어드십을 발휘해서 생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양손잡이 역량(Ambidextrous Capability)이 경영자 자질의 핵심이다. 양손잡이 역량이란 피라미드와 역피라미드가 서로 갈등할 때 이 균형이 무너지지 않고 서 있을 수 있게 하는 조율력을 의미한다.
이런 두개의 거버넌스 간 갈등과 경쟁 속에서 균형을 잡는 협상력과 조율력은 회사 미래를 결정하는 존재목적에 대한 믿음으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경영자들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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