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하지 않고 춤추며 단순하게 사는 몇 안 되는 연예인 중 박진영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박진영은 인터뷰에서 자신이 춤추며 단순하게 살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박진영의 답은 니체의 설교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니체는 삶의 목적을 찾아내고 이 목적의 주인이 되어서 복잡 다단한 삶을 목적을 중심으로 단순하게 정렬하고, 목적을 사랑하고 목적에 대한 약속을 실현해서 실현된 목적을 자신의 운명으로 만든 운명의 주인공으로 사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삶은 어느 순간부터는 노는 어린이처럼 단순하게 춤추며 사는 삶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네 운명을 사랑하라"는 니체의 명령은 운명의 주인이 되는 것을 포기하고 제 멋대로 살다가 어느 날 죽음에 직면해서 맘에 들지 않는 운명과 조우하게 되는 사람들에 대한 경고다. 이들은 운명을 마치 필연처럼 여기고 사는 사람들이다. 마지막에 조우할 운명이 맘에 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 개입도 할 수 없는 죽음의 순간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바보들이다. 마지막에 조우하는 운명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지금이라도 맘에 드는 새 운명을 정했어야 했다. 새 운명의 씨앗인 존재목적을 현재로 가져와 영원회귀라는 반복의 물레방아를 당장 돌렸어야 했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존재목적을 긍휼로 사랑하고 실현해 새 운명의 개척자이자 주인이 되었어야 했다.

자신이 선택한 운명의 씨앗은 삶의 존재 목적에 담겨 있기 때문에 니체의 운명에 대한 사랑은 지금이라도 삶의 목적을 찾아서 대안을 허락하지 말고 물레방아를 같이 돌리는 조강지처처럼 사랑하라는 의미다.

네 운명을 사랑하라

Amor Fa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