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검색 영향력 순위 1위인 메리엄 웹스터 사전은 매년 검색량 증가, 문화적 영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올해의 단어를 선정한다. 2023년에는 진정성(Authenticity)이 올해의 단어로 선정되었다.
진정성이란 단어가 1위로 선정된 이유는 디지털 혁명이 성숙기에 이르자 디지털을 기반으로 생성되는 가짜 뉴스와 진짜 뉴스, 가짜 정보와 Fake, 진짜 시진과 가짜 사진을 구별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데이터에 바탕을 둔 실증주의와 개념과 상상에 중심을 둔 구성주의 사이의 경주에서 디지털 혁명은 구성주의 편에 선 셈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가 알고 있는 정체성에 대핸 대혼란을 초래했다. 자신도 믿을 수 없으니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 지에 대한 절대적 판단기준이 사라졌다. 심지어 글로벌 초우량기업에서는 C Level 리더십의 절대적 기준을 자기이해(Self-Awareness)로 설정하고 리더십 훈련을 시킨다.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도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회사의 경영을 맡기는 비극을 피하기 위함이다. 브랜드 개념도 바뀌고 있다. 이전에는 브랜드는 감성팔이를 위한 포장 개념이었다. 지금은 제품 브랜드 가치는 가격과 품질을 넘어서 제품을 체험함을 통해 몸과 정신과 마음에 스며드는 정체성이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 지다. 소비자에게 진정성 체험을 전달하는 제품과 서비스는 정체성 혼돈으로 기절하기 직전 산소 마스크 같은 역할을 한다. 인간관계를 만들어가는 첫 시발점인 소통에서도 진정성이 사라진 소통은 잡음에 불과하고 이런 소통에 시간을 쓰는 것은 시간 낭비라는 것을 대부분 사람들은 안다. 아날로그 시대 사람들은 시간이 금이라고 믿지만 지금과 같은 디지털 구성주의 시대에 진짜 금은 진정성이다.
진정성의 글자 그대로의 정의는 자신에게 진실임(True to onself)다. 즉 자신에게 이야기하는 자신의 속내와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속내가 같은 상태다. 진정성은 속내가 자신에게 진실이고 남들에게 진실인 상태인 바를 정자의 眞正性에서 시작해 진실이 검증이 되어 남들도 주장하는 사람의 진실을 마음으로 받아들인 상태인 마음 심 자가 들어간 眞情性으로 발전한다. 진정성은 자신이 주장하는 것에서 시작되겠지만 진정성이 작동하는 것은 마음 심 자의 진정성이 소구될 때이다. 진정성으로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자신이 속내로 이야기하는 것의 진실을 다른 사람도 마음으로 받아들였을 때다.
사람들이 속내로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들은 수백 만 가지지만 이 진정성만 검증되면 다른 모든 사안에 대한 진정성은 이미 검증된 것으로 받아들이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존재 목적에 대한 진정성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과 타인이 가진 아픔에 대해 진정으로 같이 아파하는 긍휼의 진정성이다. 우리도 진짜 친구와 가짜 친구도 내가 어려울 때 아픔을 같이 하는 친구인지로 판별된다. 마찬가지다. 가족도 아닌데 나와 친구가 서로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받아들이고 같이 아파하는 것은 상대와 내가 피보다 더 진하게 긍휼로 연결되어 있음의 증거다. 자신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 타인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받아들이고 진심으로 같이 아파하는 긍휼은 존재목적과 더불어 진정성의 가장 깊은 준거다. 긍휼한 마음의 진정성은 존재목적에 대한 진정성 만큼 실제 삶에서는 극도로 증명하기 어려운 진정성이다.
존재 목적에 대한 진정성과 긍휼의 진정성이 지향하는 바는 상대와 나의 정신을 존재목적으로 일깨우고 몸과 마음의 아픔을 치유하고 일으켜 삶의 온전한 주인으로 세우는 일이다.
이런 목적과 긍휼에 대한 진정성은 연기가 가능한 영역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어떤 리더처럼 자신 손 바닥에 왕자를 몰래 새겨 넣고 자신을 왕으로 다른 모든 사람들을 시녀와 종으로 삼으려는 숨은 의도를 가진 사람은 진정성을 연기하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유사리더다.
메리엄 웹스터 사전은 올해의 단어 후보군에 올라온 또 다른 단어로 "Oligarch", "Heartthrob", "Gaslighting"를 선정했다. 모두 진정성과 깊은 연관성이 있는 단어들이다. 이들 단어들이 구성한 의미 망의 네트워크는 지금 이 순간 전 세계가 지향하고 있는 세계관을 대변한다.
올리가크는 심화되는 사회적 양극화 때문에 생긴 단어다. 올리가크는 양극화의 한쪽 정점에 서 있는 카르텔 세력을 지칭한다. 이들 카르텔 세력은 올드보이 네트워크를 구성해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초격차를 외쳐가며 양극화의 틈을 벌리고 간극을 점점 공고하게 만드는 각종 음모를 수행한다.
올리가크가 초격차를 벌리고 공고히 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전략이 가스라이팅이다. 자신의 사욕을 숨기고 멋지게 진정성으로 포장하고 연기하여 사람들을 자신의 사욕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예속시킨다. 소위 말하는 진성리더와 가스라이터가 사용하는 리더십 기술에서는 차이가 없다. 이런 리더십 기술을 이용해서 무엇을 실현하려는지의 내밀한 의도만이 진성리더와 가스라이터를 구별해준다. 아마도 리더십 기술에서는 가스라이터가 진성리더보다 더 현란할 수 있다.
하트스로브는 심장 + 쿵덩쿵덩 뜀의 합성어로 올리가크 카르텔에 대항해 등장하는 진정성 집단이다. 목적과 긍휼에 대한 진정성을 검증 받아서 이 사람들만 보면 일반 사람들은 가슴이 쿵당쿵당 뛴다.
하트스로브로 지칭할 수 있는 많은 진성리더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2023-2024년 지금 이 시점에 내 눈에 띄는 세 분의 하트스로브는 아침이슬을 작곡하고 학전을 만들어 운영했던 김민기 선생, 진주에서 남성당 한약방을 운영했던 김장하 선생, 해병대 박정훈 대령이다. 이들은 사회의 모두 공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존재목적에 헌신하고 있지만 이들이 세상을 살만한 세상으로 만드는 하트스로브로 거론하는 이유는 유전자 복권을 타고 태어나지 못한 일반 소시민들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받아 들여가며 이들을 치유해 삶의 주인으로 세우는 긍휼에 대한 진정성 때문이다.
정체성을 잃은 망둥이와 꼴뚜기가 뛰고 있는 혼돈의 도가니 대한민국에도 존재목적과 아픔에 대한 긍휼의 진정성을 가진 진성리더들이 등장했으면 한다. 망둥이와 꼴뚜기의 본향인 올리가크 카르텔이 지배하는 나라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하트스로브를 드라마 속 연기자에게서만 볼 수 있는 나라를 넘어섰으면 한다. 연기자 하트스로브가 아니라 일상에서 옆집 아저씨 아주머니, 옆집 할아버지 할머니, 옆집 청년으로 하트스로브를 만날 수 있는 나라를 소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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