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럴까?

리더십 스타일 뿐 아니라 리더십은 그자체로 목적이 될 수 없다. 리더로서 모든 역량을 완벽하게 구축해 완벽에 가까운 A+ 점수를 가지고 있어도 리더십을 통해 약속한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리더십 의 효과성은 없다. 리더로서의 존재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리더십은 약속한 변화를 실현시키기 위한 도구이다. 도구는 목적에 봉사할 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도구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도구가 잘못 사용되었을 때이다. 망치라는 도구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망치가 손을 찍었을 때이다. 리더십도 마찬가지다. 리더십은 변화의 도구이기 때문에 변화가 실현되기전에 리더십 스타일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리더십이 구성원의 마음에 상처를 내었을 때 뿐이다.

기존의 리더십 학자들이 잘못 가르친 것 중 하나가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하다보니 암묵적으로 리더십을 목적으로 믿도록 가르친 것이다. 리더십 로망스가 대표적이다. 리더십의 중요성을 과도하게 주장하다보니 일이 잘 되도 리더를 잘 만나서라고 믿고 일을 망쳐도 리더를 잘 못 만나서라고 귀인한다.

서번트 리더십이 현대적 리더십으로 각광받는 이유도 리더십의 스타일을 목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 때문이다. 서번트리더는 자신의 리더십을 구성원들의 목적을 달성시키기 위한 도구로 종속시킨다. 리더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다.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고정시켜놓고 구성원들을 여기에 맞출 경우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목적을 달성하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서번트 리더십보다 더 현대적 리더십은 노자의 무의자연 리더십이다. 노자는 리더십의 가장 높은 상태를 리더가 변화의 도구로서 자신을 완벽하게 드러내지 않아서 구성원들이 우리가 우리의 힘으로 이 변화를 만들어 냈다고 외치게 할 수 있을 때라고 규정했다. 리더의 리더십이 구성원들에게 물처럼 스며들어 있을 때가 무의자연 리더십의 상태이다. 노자는 기원전에 이미 가장 완벽한 수준의 리더십의 본질을 꽤뚫고 있었다.

현대 리더십의 문제는 답이 없는 세상에 답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한다. 현장에서 멀어져 있는 리더가 답을 혼자서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리더는 현장의 구성원들이 답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운동장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자신을 이런 목적을 실현시키기 위한 도구로서 자신의 스타일을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

제대로 리더십을 행사하기를 원한다면 리더십에 대한 미신에서 벗어나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탈학습시키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