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오늘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협상 경험에 비출 때 "김정은의 진정성을 읽는데 1분도 채걸리지 않을 것이다"며 진정성이 결여된 회담을 위해서 자신의 아까운 시간을 소비하지 않을 것임을 공표했다.
결국 북미회담의 성공여부는 이 두 사람의 진정성에 달려 있는 셈이다. 진정성이란 자신의 진실된 양심의 소리에 입각해서 행동하고 말하고 삶을 영위하고 있는지의 문제이다(true to oneself). 자신의 속마음을 숨기고 다른 이야기를 한다면 진정성은 침해된다.
진정성은 상처받을 용기 vulerability의 또 다른 말이다. 자신의 진정성을 증명해보이기 위해서 서로가 자신의 아픈 부분을 드러내보이며 상처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야 한다. 트럼프의 아픈 부분은 국제정치의 성공으로 국내의 정치적 위기를 넘어서야 한다는 점이다. 김정은의 아픈 부분은 북한의 인권문제일 것이다. 이들 아픈 부분에 대해 서로가 인정하고 서로가 허심탄회하게 토론하기를 거부한다면 진정성은 물건너간 일이 될 것이다.
진정성 게임은 죄수의 게임과 같아서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진정성을 보인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진정성은 상호 호혜적이어야 한다. 트럼프가 자신의 진정성을 드러내보이지 않고 김정은에게만 일방적으로 진정성을 강요한다면 회담은 실패로 끝날 개연성이 높다.
최악의 진정성은 협상에서 이기기 위해 자신의 진정성을 연기하는 것이다. 머리가 좋은 사기꾼들은 사기치기 직전에 모두 진정성을 연기한다. 우리는 김정은과 트럼프의 그간의 행보를 볼 때 아직은 이들의 진정성을 신뢰하지 않는다. 세기적 협상이 진정성을 연기하는 국면으로 치닫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