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학습과 성장의 큰 개념으로 보지 않고 성공과 실패의 이원론적 패러다임으로 여긴다면 실패는 실패의 어머니일 뿐이다.
파괴적 혁신이론을 제시하고 있는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 교수에 따르면 3M, 듀폰, 제록스, 구글 등 신사업창출에 성공한 기업들도 단독사업은 44%, 합작사업은 50%가 실패했다고 한다. 일반 기업의 경우는 신규사업의 90%가 실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단순비교에서 혁신이론가들이 놓치고 있는 포인트는, 50% 성공하는 리더기업과 90% 실패하는 일반기업 간의 차이점이다. 실패하는 기업들은 신사업을 처음부터 성공과 실패의 개념으로 접근한다. 따라서 실패로 끝나면 모든 것을 접고 철수한다. 실패는 고스란히 비용으로 전가된다. 실패의 덫에 걸린 겅이다. 하지만 성공하는 기업은 중요한 실패를 학습의 과정으로 여긴다. 이런 회사들은 어떤 사업에서 실패할 경우 최소한 그 실패로부터 충분히 배울 수 있는 사업을 다음번 신수종사업으로 정한다.
3M의 효자상품인 포스트잇도 실패한 접착제의 경험을 통해서 만들어진 것이고, GE는 ‘성공은 실패의 어머니’라고 주창한 에디슨이 수많은 실패경험을 학습과 성장으로 연결시켜 만든 회사다. 50%대 성공률로 신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회사들은, 혁신을 학습의 자연스런 프로세스로 규정한다. 학습에 있어서는 실패할 수도, 성공할 수도 있지만, 실패의 경험이 더 소중한 학습 자료로 고스란히 보관되었다 다시 사용된다. 소위 쓰레기통 모형이다. 사람들은 가끔 실패했다고 믿고 쓰레기통에 버려진 것을 재구성해 성공한다는 것이다. 90%가 실패하는 회사는 혁신을 성공과 실패의 개념으로 규정하고 실패하면 쓰레기통을 비우고 다른 프로젝트를 찾아 나선다. 실패의 덫에 걸린 회사들이다.
큰 성공의 핵심은 작은 성공에 취해 사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통해서 축적되는 학습의 연속성이다.
연속성이 있는 기업과 연속성이 떨어지는 기업의 차이는 목적에 대한 믿음에서 다시 갈린다. 실패가 학습으로 이어지지 않고 덫으로 이어지는 것은 목적이 없는 상태에서는 성공만이 모든 판단의 잣대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에디슨의 말대로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이기는 하지만 결국 실패를 성공으로 이끄는 것은 실패를 학습으로 인식하게 할 수 있는 더 큰 실패의 목적이 있는 지이다. 실패자체보다는 목적에 대한 믿음이 성공의 어머니인 셈이다. 목적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실패란 밑빠진 독에 물을 붓은 행동일 뿐이다. 실패의 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