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을 진짜 약이라고 속이고 먹였을 때 병이 낫는 효과인 플래시보 효과는 보이지 않는 마음의 힘의 존재를 알려주는 최초의 발견이었다. 그 후로도 마음의 힘은 뜬 구름 잡는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회자되었으나 뇌 과학의 발달로 이 마음의 힘은 시냅스의 작용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과학적으로 시냅스의 구조가 바뀐 것은 마음의 근육이 생긴 것이다. 시냅스 구조가 바뀌어 마음의 근육이 생겼다는 것은 싸움 중에서 가장 어려운 싸움인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대로부터 자신과의 싸움을 최고의 싸움으로 생각한 이유는 마음의 근육인 시냅스 구조를 새롭게 만드는 일이 그만큼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마음의 근육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아무리 암울한 사건이 우리를 덮쳐도 내 마음이 그 현실에 굴복하지 않는다면 이 암울한 사건이 나를 침범할 방법이 없다. 마음의 근육은 암울한 현실에 대한 저항을 통해서 길러진다. 강력한 저항의 강도에 견딜 수 있는 마음의 근육을 획득한 사람을 맨탈갑이라 칭한다. 하지만 현실에 굴복해서 매번 자신의 마음의 스위치를 놓친다면 이 사람의 맨탈은 유리맨탈이 된다. 유리맨탈은 매번 주어지는 마음의 근육을 단련할 기회를 포기한 사람들의 맨탈이다.
결국 역경이 없다면 맨탈갑과 유리맨탈을 구별할 수 있는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 역경을 이겨내 마음의 근육을 만든 사람이 맨탈갑이고 이 역경에 매번 굴복한 사람이 유리맨탈이다. 산의 정상을 정복하고는 싶은데 실제로 정복하기 위해 근육을 단련하지 못해 어린이 근육을 가진 사람이 유리맨탈인 것이다. 역경이란 산에 오르는 과정에서 만나는 경사를 말한다.
결론적으로 맨탈갑과 유리맨탈의 차이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는 마음의 근육이 있는지의 차이이고 이 마음의 근육은 역경에 대한 저항을 통해서 길러진다. 학문적 용어로 마음의 근육을 역경탄력성 (resilience)이라고 칭하기도 하고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상황에 굴복하지 않고 목적을 성취하는 그릿(Grit)이라고도 칭한다. 요즈음처럼 상황이 더욱 암울해질 때 일수록 필요한 것은 더 자기 욕심이 반영된 담대한 목표라기보다는 어려움에 마음을 굴복시키지 않는 마음의 근육이다.
사람들은 유리맨탈이 아닌 맨탈갑에게 세상을 바꿔줄 것을 기대하므로 이들에게는 리더의 자격이 부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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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Grit에 관한 Duckworth의 TED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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