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하운드 경기장 vs 경업락군의 놀이터
신바람나는 기업문화의 비밀
세 명의 석공이 땀을 뻘뻘 흘리며 일을 하고 있다.
지나가는 나그네가 궁금해서 각 석공들에게 물어본다.
첫째 석공 왈,
“강제 노동에 동원되어 왔어요.”
“틈만 나면 도망갈 겁니다.”
둘째 석공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일당 10만 원짜리 일을 하고 있어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할 수 없이 해요.”
셋째 석공은 앞의 두 석공과 달리 환한 웃음을 지어가며 정말 행복하게 일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석공의 대답은 다르다.
“일개 석공이어서 잘은 모르지만 성당을 복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성당이 성공적으로 복원되어서 믿음을 잃었던 사람들이 성당에 와서 믿음을 찾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내가 하는 일이 일개 석공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로 소중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의 콩딱거림이 멈추지 않아요."
세 석공 중 누구의 마음이 가장 강하게 콩딱거릴까? 당연히 셋째 석공일 것이다. 첫째 석공은 다른 사람의 기대에 따라 살다보니 오래전에 마음의 콩딱거림을 잊어버린 사람이다. 감옥에 갇힌 노예의 삶을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다. 둘째 석공은 생존을 위해서 억지로 가슴을 뛰게 만드는 석공이다.
마음의 콩딱거림으로 심장이 뛰어 살아 있는 정도를 측정해보면 아마도 남의 기대에 따라 자신의 마음을 상대의 노예로 만든 사람의 심장이 제일 소생불가능할 정도로 죽어 있을 것이다. 셋째 석공은 성당을 복원하는 일을 한다는 믿음의 나침반이 몸안에 심장제세동기로 작동하는 사람이다. 심장이 멈출 일이 없다. 둘째 석공은 자신 안에 장착된 심장제세동기가 없어서 심장이 멈추려는 기미를 보내면 심장제동기를 빌려와서 살려내야 한다. 이전에 써먹었던 월급, 보상, 복지 수준으로는 심장을 살려낼 수 없어서 심장이 멈출 기미를 보일 때마다 더 강력한 심장제세동기를 가져와야 심장을 살려낼 수 있다. 둘째 석공의 삶을 따른다면 회사나 구성원이나 시지포스 돌굴리기의 삶을 벗어나지 못한다. 돌이 언덕 아래로 다시 굴러 떨어지면 회사는 더 강력한 심장제동기를 동원해서 구성원의 심장을 살려내지만 그렇다고 일을 위한 에너지 수준이 더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통상 에너지 수준이 높은 사람을 보면 심장, 정신, 몸의 주파수가 서로 동기화 되어서 에너지를 올린다. 이런 사람들은 몸, 마음, 정신이 통합된 온전한 사람으로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레이저 빔과 같은 사람이 된다.
셋째 석공의 최고의 강점은 자신 뿐 아니라 주위에 비슷한 주파수를 가진 사람들의 심장에 충격을 가해 이들의 주파수를 동기화 시켜 집단적 수준에서 서로의 에너지를 높여간다. 월급이 포도청인 사람들은 심장을 뛰게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 경쟁해서 이겨야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 심장뜀을 죽인다. 집단의 에너지 수준은 점점 고갈된다.
논어의 <<禮記.學記>>편에 보면 “경업락군(敬業樂群)”이라는 말이 있다. 경업은 자신의 일을 업으로 승화시킨다는 뜻이고 락군이란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거워할 수 있는 최적의 상태라는 뜻이다. 즉 구성원들이 자신의 일을 단기적 목표를 넘어 일의 이유인 업으로 승화시켜서 하게 된다면 집단적으로 행복이 극대화 되는 상태를 향유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경업락군은 우리 민족이 역사를 중흥시킬 때 마다 발휘했던 집단 신바람의 비밀이다. 신바람은 집단 구성원 모두의 심장이 비슷한 주파수로 서로에게 울림을 만들어 점점 더 높은 수준의 심장 떨림 상태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신바람의 원리는 공명이다. 공명이 신바람 기적을 만들어내는 비밀이다.
신바람의 원리인 경업락군은 회사가 회사의 존재목적인 나침반을 심장제세동기이자 드라이버로 삼아 구성원들의 마음의 주파수를 동기화 시켜 만들어낸다. 구성원의 심장이 신바람으로 공명을 일으키는 회사에서 내는 성과는 당연히 다른 회사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 더 많이 벌어들인 돈은 구성원의 노력을 격려하고 치하하기 위해 공정하게 구성원에게 배분된다. 공정한 보상은 강화제 역할을 한다. 강화제란 앞에서 끌어주는 드라이버가 아니라 구성원의 등을 뒤에서 밀어주는 순풍의 역할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심장뛰는 일을 통해 성장하는 체험을 시켜준 것만해도 고마운데 여기에 더 성과를 냈다는 이유로 월급을 넘어 보너스까지 덤으로 주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회사들이 경업락군이라는 신바람 상태를 못 만들어내는 이유는 나침반을 잃어버리고 이 자리에 연봉과 복지를 드라이버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런 회사는 경업락군의 놀이터가 아니라 연봉과 복지를 앞에다 내 걸고 구성원들을 경쟁시키는 그레이하운드 경기장으로 전락한다.
우리는 우리 몸 속에 살아서 스스로 떨리는 나침반인 심장제동기를 내재화 하고 있을까? 내 심장 제동기가 만들어낸 마음의 설렘이 동료의 마음 설렘과 공명을 일으키고 있을까? 공명은 신바람을 일으켜 경업락군(Collective Optimism)이라는 모두가 행복한 상태를 만들고 있을까?
우리 회사는 그레이하운드 경기장일까?
신바람나는 경업락군의 놀이터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