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5-02-02 08:23
[N.Learning] 양심의 힘 대 집단지성의 힘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2,245  

청주 뺑소니 사건으로 드러난 집단지성의 힘

아날로그 시대에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특징이어서 사람이든 기업이든 어떤 행위의 주체가 자신의 비행을 감추려고 마음만 먹으면 못 감출 것이 없는 연기가 가능한 시대였다. 어떻게 보면 완전범죄가 가능한 세상이었다. 하지만 세상이 디지털 시대로 넘어가고 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SNS가 발달하면서 사람과 조직의 비행은 어떤 방식으로든 디지털 세계에 흔적으로 남고 이것을 SNS의 집단지성을 이용해서 집단적으로 털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안 털려 나올 방법이 없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된 사람이 기자들의 왜 자수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죄 짖고는 못 살 잖아요"라고 답변하게 된 배경에는 디지털 시대의 SNS의 파워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 이 죄 짖고 못사는 것이 아날로그 시대에는 아직까지도 자신의 양심의 영역에 속한 즉 양심의 가책 때문이라는 개인의 문제였다면 디지털 시대에 죄 짖고 못사는 이유는 자신의 양심과는 상관없이 집단지성의 무서운 힘 때문인 것이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속으로 아무리 나쁜 짖을 하더라도 겉으로 포장을 잘 해서 연기를 하면 사람들은 그 사람과 그 기업을 착한 사람과 기업으로 알고 살았다. 소위 연기자들의 시대였다. 하지만 디지털 SNS 시대에는 본질적으로 자신의 내면과 외면의 목소리가 같은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리더로 성장할 수 없는 시대이다. 디지털 시대에 사는 인간과 조직들은 신이 아닌 이상 완벽하게 연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누군가가 알아내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무슨 정보든 줄줄이 다 털려 나오게 되어 있다. 디지털 SNS 시대에는 진정성이 최고의 전략이고 삶의 지혜인 것이다.

청주의 사건이 명증적으로 보여주듯이 디지털 SNS 시대는 심지어 경찰도 해결할 수 없는 사회문제 조차도 SNS의 참여자가 집단적으로 참여해서 해결해 줄 수 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이완구 총리후보자의 경우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뭔가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를 선택적으로 보여 줌에 의해서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시도는 아날로그 시대에나 통하던 연기전략이다. 이런 자판기식 대응이 거듭될수록 자신이 가진 진정성에 더 심각한 흠집을 내게 될 것이다. 땅 투기와 재산형성 과정 등 여러모로 청렴한 정치가로써는 냄새가 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자신이 지금까지 연기를 했음을 자복하고 국민들에게 미숙했던 자신의 과거 행동에 대해서 용서를 비는 것이 순서인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은 다 흠집과 과오가 있다는 전제 하에 디지털 SNS 시대에는 자신이 설사 잘못을 했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먼저 털어내기 전에 먼저 자복하고 용서를 비는 것이 진정성을 잃지 않는 최선의 전략이다. 아직도 연기하며 살고 싶다면 무인도에 홀로 들어가 모든 디지털 SNS를 단절 시키고 스스로 로빈슨 크로우의 삶을 자청하는 수 밖에 대안이 없다. 문제는 자신의 연기를 봐줄 사람이 없다는 자가당착에 빠지는 것일 것이다. 디지털 SNS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 아직도 연기가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들은 자신은 디지털 SNS 망망대해의 외딴 섬에 살고 있다는 시대착오적 환상을 가진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발견되지 못한 외딴 섬은 없다.

윤정구님의 사진.
윤정구님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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