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3-15 15:52
[N.Learning]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까?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2,933  

나의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까?
존재감에 대한 잘못된 이해

노상강도는 존재감이 있을까? 당연히 있다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노상강도에게 칼이나 총을 제거해도 이 강도는 존재감을 행사할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무기가 제거된다면 노상강도의 존재감은 물거품처럼 사그러든다. 리더도 마찬가지다. 리더가 직책만을 기반으로 존재감을 행사한다면 이 리더의 존재감은 노상강도의 존재감과 같다. 직책이 사라지면 아무도 신경을 안 쓸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리더들이 이런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잘 되지는 않는다. 존재감의 상태를 근원적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운 존재감은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까?

존재감이 있는 리더라면 직책에 수반하는 명령이나 힘이 아닌 자발적 영향력으로 자신이 굳이 요구하지 않았음에도 자신의 의도를 관철시킬 수 있다. 리더의 의도가 부하의 마음 속에 끼워넣어져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가장 큰 존재감은 내가 상대의 마음 속에 들어가 상대를 울리고 웃길 수 있을 때이다. 상대의 마음 속에 들어가 상대를 행동까지 하게 할 수 있다면 내 존재감은 더욱 커진다.

진성리더십과 현대 리더십에서 강조하는 상황적 리더십의 핵심적 차이도 존재감에 대한 이해의 차이에서 생긴다 (학부에서 내 리더십 수업을 들으면 반드시 답해야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현대 리더십은 다 상황적 리더십 이론이다. 상황을 먼저 파악하고 이 상황이라는 토양에 맞는 씨앗으로서 리더십 스타일을 이야기한다. 리더의 역할은 상황이 결정되면 여기에 따라야 하는 것이지 리더가 주체적으로 상황에 개입하여 상황을 바꾸지 못한다. 상황이론은 리더십의 숙명이론이다. 상황이론에서 존재감은 리더십 토양과 일치하는 리더들의 행동을 보여줌에 의해서 성과를 더 낼 수 있고 존재감은 성과를 더 내는 리더의 전리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성과를 아무리 많이 냈어도 리더가 조직에서 사라지는 순간 리더의 존재감은 물거품처럼 잊혀진다.

상황이론과 달리 진성리더십은 리더의 존재감을 리더가 만들어내는 맥락에서 찾는다. 따라서 진성리더십의 모든 이론은 맥락적 리더십 이론이다. 상황 속에 리더의 의도를 개입시킨 것이 맥락이다. 상황은 모든 사람들이 공통으로 똑 같이 인식하는 객관성을 말하지만 <맥락 context>은 이 객관적 상황에 누군가의 의도가 끼워져서 이 의도의 입장에서 상황이 다시 해석되는 국면이다. 진성리더가 존재감을 행사하는 이유는 부하를 포함한 상황 속에 리더 자신의 의도를 개입시켜 상황을 리더에게 유리한 맥락으로 바꾸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리더가 조직을 떠나도 리더의 의도는 맥락 속에서 살아남아서 존재감을 행사한다. 맥락이 문화로까지 정착되었다면 이 존재감은 조직이 살아 있는 한 살아있다.

진성리더가 다른 리더들보다 존재감을 만끽할 수 있는 이유는 리더가 자신의 의도를 상황에 성공적으로 끼워넣어서 <상황>을 <맥락>으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상황 속에 리더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 강하고 선한 맥락이 창출되면 리더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이 맥락을 무시할 수 없게 된다. 일종의 리더의 의도를 기반으로 한 자기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런 자기장이 만들어지면 구성원들은 자신의 행동이나 태도도 이 맥락에 맞추어 신크로가 되도록 조율해야 한다. 결국 리더가 만든 맥락에서 스트레스를 안 받고 플로우를 느끼며 살려면 결국 자신도 이 맥락에서 요구하는 메시지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켜야 한다. 이런 심리적 영향력은 리더가 직접적으로 명령하거나 요구한 영향력보다 존재감이 크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최고의 리더는 리더가 만들어 놓은 이런 맥락이 아주 자연스럽게 공유되어 구성원들이 이 맥락에 맞추어 자신을 스스로 변화시키고 그 결과로 성과를 거두고 자신들에게 <아 우리가 정말 열심히 해서 이런 성과가 나왔다>고 외치게 할 수 있는 리더이다. 리더가 굳이 물리적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고 구성원들도 리더의 물리적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서 리더의 의도가 구성원의 마음을 장악한 상태인 심리적 존재감을 느낀다면 최고의 존재감의 상태에 도달한 것이다.

우리가 리더들로부터 존재감을 못느끼는 것은 이와 같이 맥락에 대한 고려없이 리더 스스로가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서 물리적으로 모든 것을 화려하게 포장하고 과시하고 연기하고 이런 것들이 작동이 안 되면 갑질도 불사하는 데 있다. 이런 리더에게는 리더의 직책이 사라지는 순간 물리적 존재감도 그대로 사라진다. 반대로 진성리더가 행사하는 리더십은 리더가 있을 때는 깨달지 못하다가 리더가 사라지는 순간 존재감이 더 커지는 존재감이다. 전직 대통령 중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을 비교해보면 존재감의 크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리더십의 성공이 존재감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라면 이 존재감의 극대화는 리더가 만들어낸 선한 목적이 개입된 맥락을 어떻게 디자인해내는지에 달려있다. 기독교나 불교가 차츰 종교적 존재감이 떨어져 가는 이유도 이런 맥락에 대한 고려없이 무조건 성경말씀이나 불교경전을 신도의 머리속에 억지로 주입시키려고 노력하는데 있다.

최고의 리더십은 부하의 마음 속에 리더가 들어가 있어서 부하들의 삶의 맥락으로 작동할 때 비로소 체험할 수 있다. 리더의 존재감은 the state of being에서만 발현된다. 상대의 마음 속에 들어가 상대의 삶의 맥락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존재감은 없다. 부하들 마음 속에 내가 얼마나 들어 있을까? 이들 마음 속에 들어가 내가 이들의 웃움과 울음과 행동의 뒷배경으로 얼마나 제대로 작동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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