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스트레스의 전염성을 다루는 연구가 많이 발표되고 있다. 한 마디로 스트레스를 받는 친구가 옆에 있으면 자신도 은연중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더 이상 개인적인 영역이 아니다. 아마도 미래에는 스트레스 규제법이 제정될 수도 있을 것이다.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못 피우게 하듯이 공공장소에서 스트레스를 오염시킬 수 있는 사람을 측정해 출입금지 시키는 것이다. 아무튼 내가 경험하고 있는 스트레스로 본인이 의도하지 않더라도 남들을 괴롭게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사람들이 가진 거울신경세포 때문이다. 사람들은 사회적 환경 속에서는 아무리 개성이 강한 사람이라도 분위기에 적응하기 위해 남들을 따라하고 이런 기능을 거울세포(mirror neuron)가 도와준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인 것은 다 이 거울세포가 제대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에서 반복성이나 창의성은 다 거울세포를 통한 모방에서 시작된다. 이와 같은 사회적 모방 현상은 기쁨 슬픔 웃음 심지어는 하품에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상대가 하품을 하면 전혀 졸립지 않은 나도 하품을 해야한다. 상대가 하품하는 모습이 내 거울세포에 비춰지고 비취지는 순간 역지사지로 상대방 졸린 상황이 나에게도 체험되어 그 체험에 맞춘 나의 행동 즉 하품을 유발한다. 거울세포가 작동하는 원리다. 머리가 특출나게 좋은 사람들 중 거울세포가 손상된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대부분 소시오패스의 성향을 보인다.
이 거울 세포의 기능을 이용하여 작지만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방법이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그냥 댓가없이 미소지어 주는 것이다. 웃는 낯에 침을 뱉을수도 없지만 따라 웃지 않는 것은 더 어색하다. 물리적 웃음은 뇌를 자극해서 웃음과 관련한 호르몬을 분비시킨다. 아무 맥락없이 따라 웃었는데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는 웃음이라는 물리적 운동이 뇌에 웃음과 관련한 호르몬을 분비시겼기 때문이다. 긍정적 정서가 전염되는 것은 정서에 대한 체험에서 시작할수도 있지만 정서와 관련된 행동이나 몸짓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물리적 웃음은 평소 심장박동수를 10-20% 증가시켜서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누가 아는가? 우리가 흘려보낸 이 미소가 전염되고 메아리가 되어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구해주고 슬픔에 빠진 사람들을 건져내어 한국 전체를 행복하게 만들지? 심지어 내가 보낸 미소는 누군가에 의해서 나에게 미소로 다시 돌아올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기적의 가능성은 많은 사람들이 암묵적으로 공모할 수 있을 때 그 개연성이 커질 것이다. 웃음은 사람들이 많을수록 전파력이 뛰어나다는 연구도 있다. 나를 중심으로 웃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기 시작하면 나는 이 사람들에게 산소가 펑펑 품어나오는 숲의 된 것이다. 웃는 사람이 힘이 있고 영향력이 있는 사람일 경우 전파력은 더 파급력이 있다.
내 말에 믿기지 않으면 당장 옆에 계신 분들에게 실험을 해보시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응할 것이다. 실험이 통하지 않았다면 상대는 거울 세포가 손상을 받은 것이다.
오늘 하루는 스트레스 때문에 슬픔을 삼키고 사는 사람들을 위해 숨은 미소천사로 적선을 해보자.
======================================
ps: 진정성 있는 웃음은 입과 눈꼬리가 같이 움직일 경우라고 뒤센이 정의하는 바람에 뒤센미소라고 알려져 있다. 뒤쎈미소에 거울세포가 가장 많이 활성화된다는 연구도 있다. 전형적 가짜 웃음은 입꼬리만 움직이는 웃음이다. 눈이 웃는 웃음이 진짜 웃음이고 눈과 입꼬리가 같이 웃어야 진정성 있는 웃음이 된다. 힐러리 클린턴이 보여주는 웃음이 뒤쎈미소의 전형이다. 유재석의 두 사진을 보고 어떤 것이 진짜 웃음이고 어떤 것이 가짜인지를 판별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