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벽, 성전, 성소 리더십:
Way란 무엇인가?
성경은 그자체로 리더십의 연대기이다. 누군가 나에게 성경에 소개된 수많은 리더 중 현대적 리더십에도 울림을 주는 족적을 남긴 인물을 한명 선정해달라고 하면 나는 단연코 느헤미야를 선정할 것이다.
유대인들은 BC 606년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갔다. 유대인들이 삶에서의 신실함을 증명해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받는 고레스 칙령이 BC 539년에 발표되고, 바벨론의 후원을 받아 유대인들이 예루살램의 성전을 복원하는 역사가 시작된다. BC 536년 스롭바벨에 의해 일차 성전재건 작업이 시작되었으나 이방인들에 의해서 다시 무너지고, BC 458년 에스라가 귀국해서 다시 재건하나 결국 제대로 유지하지 못한다. 이때 등장한 인물이 느헤미야이다.
느헤미야의 전략은 에스라나 스롭바벨의 전략과는 달랐다. 느헤미야는 성전이 제대로 복원되어 유지되기 위해서는 주변의 이방인들의 침공을 막아주는 성벽이 먼저 복원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느헤미야는 BC 444년에 귀국해서 52일만에 속전속결로 성벽을 재건했다. 성전재건에 소유의식을 주기 위해 참여자들의 정체성과 밀접한 관련이 되어 있는 지역의 복원을 맡기고 이들의 협업을 동원해서 성벽복원공사를 단시간에 성공적으로 끝냈다.
성벽의 복원은 유대인들에게 성벽 안에서 물리적 심리적 정신적 안정감을 선사해주었다. 물리적 심리적 정신적 안정감이 생겨 생존의 욕구에서 벗어나자 이들은 성전을 다시 복원하고 재건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연스럽게 물꼬가 흘렀고 결국 이들이 노력으로 성전복원과 유지관리도 제대로 완성된다.
느헤미야의 성전복원은 Amy Edmondson이 최근 연구해서 유행시킨 심리적 안정지대를 기원 전에 이미 실천한 사례이다. 에드몬슨은 기업은 구성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울타리가 존재할 수 있을 때 그 버퍼 공간 안에서 혁신을 일으키고 제대로 된 구성원의 몰입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설파해서 유명해졌다.
성전과 성벽의 문제는 기업문화에서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 회사 나름의 Way와 관련된다. 어떤 회사에 Authentic Way가 존재한다는 것은 삼박자가 서로 정렬되어 있을 때만 가능하다. 첫째가 심리적 물리적 정신적 안정감을 가져다 주는 성벽 혹은 사명의 울타리의 존재이다. 둘째는 이 울타리 안에서 미래와 자신의 전문성을 마음대로 실현할 수 있는 신성한 성소로서 전문가의 운동장이 설계되어 있는지 이다. 마지막이 기업의 존재이유와 미래에 남겨줄 유산을 설정해주는 목적의 성전이다.
많은 회사들은 이 세 요소간 정렬의 중요성을 간과해서 무늬만 Way인 상태로 Way를 시도해보다 실패한다. 대표적으로 성벽에만 신경쓰다 Way가 무너진 회사는 가치경영이나 원칙중심의 경영을 목적의 성소와 혼동하는 회사들이다. 회사가 중시하는 가치나 원칙은 사명의 울타리일 뿐이지 회사가 후세에 족적으로 남겨야 할 목적의 성소나 성전은 아니다. 사명의 울타리 없이 목적의 성전에만 신경을 쓰는 회사는 유행에 따라 목적의 성전를 선전하다가 회사가 어려워지면 성전를 팽개치고 생계에 몰입하는 생계형 회사들이다. 유대인들이 성벽의 보호 없이 지내다가 성전도 지키지 못한 사례가 기업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아무 생각없이 무작정 일하기 좋은 일터나 GWP, 밑도 끝도 없는 신뢰의 복원에 치중하는 회사들은 목적의 성전도 없고 사명의 울타리도 없는데 평생 어린이들 놀이터만 건설하다가 무너지는 회사들이다.
제대로 된 Way는 사명의 울타리를 지칭하는 성벽의 복원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사명의 울타리가 건설되고 미래에 남겨야 할 유산인 목적의 성소가 복원이되고 이 울타리와 목적의 성소사이에 운동장을 건설되는 것이 제대로된 순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