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로스코 (Mark Rothko: 1903-1970)와 스티브 잡스:
철학적 고뇌와 우울 행복 등의 극한을 그대로 캔버스에 표현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로스코의 그림은 새로운 추상세계의 문을 열었다. 피카소나 반 고흐처럼 사물의 형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으로는 이런 내면의 철학을 표현하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 그는 일찍부터 형태를 파괴함으로써 내면의 극단적 심연을 표현해보려고 처철하게 노력했다. 추상표현주의가 인간의 극한 본질을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칸딘스키가 아니라 로스코에서 부터이다. 실제로 로스코의 그림을 보고 힐링을 체험했다는 사람들이 많다. 추상화를 보고 구체적인 자신을 발견하는 체험을 한다는 것은 그림이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지평이다. 따라서 그림에서도 새로운 개념을 만드는 사람이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보인 화가가 로스코이다.
또 한 가지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은 로스코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애플의디자인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스티브 잡스는 로스코의 철학에 영감을 받아서 애플의 디자인 "복잡한 사고의 단순한 표현"이라는 애플 철학의 기반을 마련했다. 애플의 다르게 생각하라, 단순함, 철학적 묵상은 상당 부분 로스코의 영향이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의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기 위해 로스코의 그림으로 애플 캠퍼스의 모든 벽면을 도배하기를 원했다.
21세기에서 세상에 영향을 주는 사람들은 새로운 개념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이 새로운 개념은 플롯으로 세상과 만나서 우리가 여태까지 들어보지도 못한 신선한 체험을 제공해준다. 새로운 개념은 새로운 체험을 제공해주는 도구이다.
새로운 개념의 전화를 통해 새로운 체험을 세상에 선사한 스트브 잡스의 아이폰이 가장 비싼 전화기가 된 것처럼 추상으로 인간의 내면을 각성하고 성찰하는 체험을 제공한 로스코의 그림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리는 그림이 되었다. 두 사람은 21세기에서는 새로운 개념에 대한 혁신을 통한 새로운 체험만이 새 가치를 창출한다는 시대의 변화를 알린 선구자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