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02-02 09:21
[N.Learning] 위험한 독서
 글쓴이 : Administra…
조회 : 2,271  

위험한 독서:

독서를 하는 과정은 식사하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본다. 식사는 식욕을 돋우기 위한 전채요리, 본요리, 후식으로 구분된다. 마찬가지로 독서도 전채 요리에 해당하는 독서와 본요리에 해당하는 독서, 후식에 해당하는 독서가 구분된다.

전채요리는 식욕을 돋우기 위한 요리이다. 독서에서 식욕이란 지적탐구에 대한 욕구이다. 가볍지만 지적자극을 통해 탐구의 문으로 이끌어 주는 독서가 전채 독서이다. 지적자극을 줄 수 있는 독서들의 요약본이 모여 있다면 아마도 좋은 전체요리를 먹는 것곽 같은 기능을 수행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독서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이런 전체요리의 맛을 보여주는 커뮤니티나 왭 사이트를 자신이 잘 가는 단골 레스토랑으로 확보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업데이트 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

본요리 독서는 당연히 모든 사람들이 시대와 상황을 떠나서 애독하고 있는 고전들이나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문.사.철의 책들로 구성된다. 고전을 섭렵하지 않은 독서는 제대로 된 독서라고 볼 수 없다. 청소년들이 고전들을 요약해 놓은 것만 입시를 위해서 읽고 자신의 마음에 드는 고전을 발견했다하더라도 읽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들이 많은데 이런 경우는 전채 요리만 먹고 본 요리를 먹지 않고 지적 영양분을 다 섭취했다고 믿는 경우이다. 아주 위험한 독서방법이다. 본 요리를 섭취했을 경우는 그 내용을 자신의 피와 살로 만들어 자신의 정체성으로 내재화하는 소화과정이 필수적이다. 대부분의 고전들이나 정체성을 일깨워주는 책들은 난해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성찰을 통해 내재화 시키지 못한다면 그냥 지식으로 남아 있다가 배설될 뿐이다. 이런 책들을 읽은 후 하는 산책은 지식의 뛰어난 소화 방법이다.

후식에 해당되는 독서는 자기개발서 위주의 독서에 해당된다. 자기개발서 독서는 주로 달콤한 당분으로 구성되어 있어 특별한 소화노력 없이도 그대로 흡수된다. 문제는 이 독서내용이 자신의 정체성과 연결되어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후식만으로 식사를 대신할 경우 지방으로 축적되어 결국 자신의 지적 활동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것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독서는 소화하는데 어렵지 않고 금방 당으로 전환되는 자기 계발서 중심의 독서일 것이다. 이런 독서에 치중하다보면 지적 당뇨병에 걸릴 확율이 높다. 당뇨병에 걸리면 주기적으로 더 강한 자기계발서를 읽어가면서 연명해야 하지만 삶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자기계발서만 읽고 독서를 떼우는 것의 위험이 바로 여기에 있다. 둘째로 위험한 독서는 전채요리만을 먹고 본요리를 다 먹었다고 확신하는 독서 방법이다. 전채요리만 가지고는 자신의 주체적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그러다보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곧바로 후식 독서인 자기계발서로 빠져들어간다.자신의 정체성을 완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영양가 풍부한 독서를 건너 뛴다는 점에서 자기개발서 위주의 독서와 마찬가지이다. 살다보면 전채요리를 생략하거나 후식을 생략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으나 본요리를 건너 뛰고식사를 마쳤다고 주장할 수 는 없을 것이다.

한 마디로 고전이나 고전급의 책을 안 읽었다면 제대로 된 독서는 못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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