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실패 #이김 #짐

성공(Success)과 이김(Winning)은 큰 차이가 있음에도 구별하지 않고 쓰는 사람들이 많다.

이기고 지는 것은 한 게임에서 다른 팀을 스코어에서 넘어서거나 못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성공은 한 게임에서 이기고 지는 것을 넘어 반복적 게임의 여정을 묘사하는 개념이다. 성공했다는 것은 한 게임에서 이기고 지는 것을 넘어서 마지막에는 일련의 이기는 여정으로 마무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기고 지는 것은 한 게임의 문제지만 성공은 여정 전체의 내러티브를 통해 완성된다. 앞에서 많이 이겼는데 마지막에서 일련의 지는 게임의 여정으로 마무리하는 것은 최고의 실패다. 최고의 성공을 체험하게 하는 명 감독은 전반부에서도 이기고 후반에서도 이기는 감독이 아니라 전반부에서 지다가 후반전에 역전시키는 게임을 지휘하는 감독이다.

이김(Winning)은 통제된 상황에서 자신이 개입해서 만들어낸 즉각적 결과라면 성공(Success)은 자신이 세상에 가치충격을 남긴 결과들이 어떤 계기로 정산되어 자발적 피드백으로 돌아온 것이다. 한 두 번 이기는 것은 자신이 전략을 세워서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성공은 자신 행동으로 세상에 남긴 가치가 주변 사람들의 마음에 흔적을 남기고 이 누적된 흔적이 다시 자발적 피드백 되어 돌아오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통제에서 벗어난 일이다. 이김은 따라가서 만날 수 있지만 성공은 자발적 피드백으로 전해지는 것이어서 따라가서 만날 수 있는 대상은 아니다. 이김으로 잘못 알고 성공을 쫓아가면 성공은 더 멀리 달아나는 파랑새다.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이기고 지는 제로섬 게임에만 집중하다 보면 자신의 이김 때문에 상처를 당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성공을 위한 자발적 피드백은 고사하고 결정적 순간에 저주를 퍼부어 성공의 다리를 끊어버린다.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라고 불리는 현상이 일상에서 자주 반복된다.

TED에 출연한 사람들이 성공을 어떻게 정의하는지를 분석한 Richard St John은 성공이란 여정을 의미하고 가장 드라마틱한 여정은 처음, 중간, 마지막의 기울기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설명한다. Richard John의 정의에 따르면 처음 미천하게 시작했는데 마지막에 왕으로 끝나는 사람의 여정과 왕으로 시작했는데 미천한 거지로 끝나는 여정은 성공과 실패의 여정의 차이를 가장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모든 사람들이 연결되어 의존성이 심화되는 초연결 사회에서는 초기에 겉으로 지는 게임처럼 보이는 남의 성공을 도와주는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마지막 게임에서 승리한다. 남들의 성공을 많이 도와줄 수록 다른 사람들이 도와준 장본인에 대한 의존성은 높아진다. 이 의존성은 도와준 장본인이 어떤 목적을 세우고 도움을 요청할 때 평소에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이 협업해 크게 성공할 수 있는 영향력과 파워의 기반이 된다. 성공은 틈만 나면 상대의 빵을 뺏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상대에게 도와줄 수 있을 때 많이 도와주어서 상대를 빚지게 하는 행위를 기반으로 행사된다. 신자유주의가 반기업 정서의 원흉이 된 이유도 시대가 초연결 공동체로 전환된 것을 놓치고 오래된 제로섬 시장경쟁의 원리를 부추겨가며 이기는 게임만을 강요했기 때문이다. 초연결사회에서는 자신만의 플랫폼을 구축해서 남들의 성공을 돕는 일에 크게 성공하는 사람이 크게 성공하는 사람이다. 이런 성공의 원리를 네트워크 효과라고 부른다.

플랫폼 시대 성공의 기준으로 제시되는 네트워크 효과는 자신이 통제하는 승리와 패배가 아니라 이것들의 결과가 다시 네트워크에 축적되고 누적되어 결정적으로 필요한 순간에 다시 몰아서 자발적으로 회귀하는 피드백 효과를 이해하지 못하면 체험할 수 없다. 성공은 자신을 떠나 자신에 대한 명성이 다른 사람들 마음에 준거로 축적되는 것이 돌아 오는 자발적 피드백의 원리를 이해한 사람들의 전유물이다.

성공의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사람들이 느끼는 체험을 랠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1803~1882)이 자신의 시 <성공이란 무엇인가>에서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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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란 무엇인가?

- 애머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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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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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여정으로서의 성공은 자신이 세상을 다녀감에 의해서 세상이 얼마나 더 좋아지고 더 행복해지고, 더 건강해지고, 더 평평질 것인 가를 목적함수로 정하고 승패를 떠나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가게 되어 있다. 성공이란 자신을 통해 실현되는 공의(Righteousness)에 대한 약속을 실현해 어떤 정신적 유산(Spiritual Inheritance)을 남길 수 있는지의 문제다.

공의의 목적과 연동된 삶은 이기고 짐을 넘어서 모두 학습으로 전환된다. 성공은 목적을 염두에 둔 일관된 학습의 여정에 대한 부산물로 따라오는 것이다.

부모가 물려준 머리, 재능, 부, 외모 등의 유전자 복권에 의지해 삶의 초반에 이기는 게임에 중독된 사람이 성공하기 어려운 것만큼 삶의 목적을 잃은 사람이 성공을 기대하는 것도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 목적을 실현하는 삶 만이 이기고 짐을 초월해 주변 마음에 영향력을 위한 앵커를 마련할 수 있다. 성공이란 이들 앵커를 품은 마음들이 나의 사건을 위해 협업할 때 발생한다. 유전자 복권으로 승자의 게임에 중독된 사람들은 성공이라는 밑 빠진 독에 물을 채우는 일을 의미 없이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