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 23장은 진성리더십에서 리더가 변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치곡으로 설명한다. 치곡이란 세상 풍파가 마음을 시시각각으로 구부려트려도 리더는 진실을 위해 마음을 곧게 먹는(펴는) 것을 의미한다. 치곡이란 진실을 향한 마음의 회복탄력성을 길러냄을 의미한다. 진실 때문에 굽히지 않는 마음인 치곡은 그냥 어려운 일에 굴복하지 않는 심리학에서 회자되는 일반 회복탄력성과는 급이 다르다.

숨겨진 진실에 진심을 다해야 한다.

진심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형태가 만들어지고,

형태가 만들어지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명백해지고,

명백해지만 남을 감동시킨다.

남을 감동시키면 변화하게 되고,

변화하면 되어진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

其次(기차)는 致曲 曲能有誠(치곡 곡능유성)이니

誠則形(성즉형)하고

形則著(형즉저)하고

著則明(저즉명)하고

明則動(명즉동)하고

動則變(동즉변)하고 變則化(변즉화)니

唯天下至誠(유천하지성)이아 爲能化(위능화)니라

많은 사람이 치곡(致曲)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해석하지만 이것은 중용을 곡해할 수 있는 한 가지 해석에 불과할 뿐이다. 작은 것에 정성을 다한다는 뜻이 있는지 모르지만 치곡이 가르치는 것은 세상 풍파에 시달려 굴곡진 마음이나 의식을 다시 펴서 곧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설사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할 수 있는 힘은 본인이 하려는 것이 선하고 의로운 진실이라고 믿기 때문에 생긴다.

치곡은 진성리더십에서 진정성(Authenticity)의 원래 의미다. 진정성의 정의는 True to oneself로 자신에게 이야기하는 것과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같은 상태(곧게 펴진 상태)를 의미한다. 자신의 의도와 구성원의 의도가 다른 상태라면 리더는 자신의 의도가 들키지 않기 위해 연기을 통해 구부림(曲)을 숨기고 덮어야 한다. 의도자체가 선한 의도가 아닐 경우 이 의도를 실현하기 위해 구부러짐을 펴는 것이 아니라 덮고 드러나지 않게 숨기는 일에 치중해야 한다. 자신의 마음은 굴곡지고 구부러져 있는데 겉으로는 곧게 펴진 것처럼 연기하는 리더를 유사리더라고 부른다.

자신에게는 자신의 탐욕이나 욕심을 실현하는 굴곡진 것을 이야기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할 경우 주변사람들이 도와주지 않을 것을 알고 다른 이야기를 할 때 곡(曲)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와 다른 사람에게 하는 이야기가 같은 이야기를 하는 의식과 마음의 상태를 만드는 것이 치곡(致曲)이다.

아래 장표가 설명하듯이 진성리더십에서 바를 정자가 들어간 진정성은 치곡을 의미하고 마음 심자가 들어간 진정성은 치곡을 간절하게 실천해서 구성원들의 마음 속에도 뿌리를 내려 준거적 파워를 형성한 상태를 의미한다. 진성리더십에서 리더의 진실이란 아픈 사람들에 대한 긍휼의 마음으로 치유하고 나서서 이들을 주인으로 일으켜 세워야만 하는 리더의 존재목적에 대한 진실이다.

중용에서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치곡을 통해 자신의 긍휼과 목적에 대한 선한 의도에 정성을 쓰면 이것이 목적의 형태 Fractal로 드러나고 이 목적에 숨김의 상태가 없이 명백해지면 구성원을 감동시킨다. 구성원에게 자신의 목적에 대한 진정성을 소구받아서 구성원은 자신의 마음 속에 뿌리를 내리는 것을 허락한다. 마음 심자가 들어간 진정성의 상태에 도달한다. 치곡과 진성리더십의 근원적 변화는 혼돈이론에서 새로운 질서가 발현되는 과정을 그대로 설명한다.

목적에 대한 진정성이 소구되어 구성원의 마음 속에 뿌리를 내리면 구성원들은 자발적으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협업하고 협업은 목적에 대한 진실이 드러난 상태를 실현해 최초의 변화의 상태인 진실을 산출한다.

목적을 마음 속에 두고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협업하는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것은 책임(Responsibility)가 아니라 자신의 역할과 임무에 대한 책무(Acccountability)다. 책임은 이뤄진 결과에 대해 보상과 잘못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는 문제이지만 책무란 공동의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의 전문성과 역할이 충분히 펴져 준비되고 펴져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묻고 준비하는 문제다.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하면 누구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역할을 고쳐 써가며 곧게 편다. 책임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책무성을 가지고 자신의 역할을 자발적으로 스스로 펼 때만 그 조직은 리더가 약속한 미래의 변화를 실현한다. 수 억의 인센티브를 걸어도 리더가 제시하는 목적과 사명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자발적 책무성은 달성되지 않는다.

진실이란 약속한 선한 의도가 담긴 목적이 최초로 실현된 상태를 의미한다. 이 실현된 진실이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공유되고 전파되면 진실은 보편적 진리로 통용된다. 변화의 완성이다. 변화의 완성은 진실이 실현된 오얏과 복숭아 향기에 취해 많은 사람들이 과수원을 찾아오는 길을 만들어내는 단계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진실한 삶을 살기 위해 마음을 곧게 먹는 것도 필요하지만 리더의 마음은 목적과 긍휼감을 위해 곧게 펴져 있는 것이 필수적이다. 목적과 긍휼의 진실을 위해 어려운 상황에도 마음을 곧게 펴려고 측은하게 시도하고 있는 리더를 보고도 구성원이 리더의 진실을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 구성원은 정말 인간말종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치곡의 힘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