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8-18 20:53
[N.Learning] 사명의 편유 (Mission Drift)
 글쓴이 : Administra…
조회 : 2,023  
닻, 등대, 나침반에 관한 이야기:
사명의 편유 (Mission Drift)
사명의 편유라는 용어는 캠브리지 대학의 Grimes교수와 인디아나 대학의 Williams가 AMR에 처음 소개한 용어이다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2019, Vol. 44, No. 4, 819–845).
사명의 편유란 말은 기업을 배에 비유해서 만들어낸 용어다. 배가 멈춰서 있을 때는 닻을 내리고 있어야 하는데 무슨 일인지 닻이 내려지지 않아서 배가 표류할 수도 있다. 밤에 배가 항해하고 있을 때는 등대의 불빛에 의존해서 길을 찾아야 하는데 등대가 아닌 다른 배의 불빛을 등대 빛이라고 생각하고 가고 있다면 이 배는 표류하고 있는 배이다. 결국 이 모든 문제는 회사가 나침반을 가지고 있는지의 문제로 귀결된다.
어떤 회사든 그 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나름의 사명과 목적과 가치라는 나침반이 설정되어 있다. 하지만 이렇게 나침반이 설정되어 있다하더라도 이 회사가 이 나침반대로 비즈니스를 하는지는 구성원들만 안다. 대부분의 회사의 홈페이지에서 주장하는 나침판은 고객에게 보이기 위한 가짜 나침반이다.
디즈니의 홈페이지에 가보면 아이들과 가족의 가치를 중시하는 나침반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회사는 영화산업에 진출해서 13살 미만 어린이들이 보면 안되는 PG 13 영화들을 만들어 돈을 벌다 발칵되었다. 유나이티트 에어는 고객의 안전과 생명을 나침반으로 설정하고 있지만 돈을 위해 고객을 오버 부킹하고 자신들이 잘못해서 오버 부킹한 베트남 의사를 강제로 끌어내리다 망신을 당했다. 페이스북도 열린자세로 세상을 연결하겠다는 나침반을 설정하고 사업을 했으나 어느 순간 연결보다는 광고가 넘쳐나는 회사로 편유하다 반격을 당했다.
사명의 편유란 회사가 자신의 존재우위를 설명해주는 어떠한 정체성을 실현하겠다는 약속을 비즈니스 행동으로 보이지 않거나 아니면 이에 반하는 행동을 할 때를 의미한다. 이런 사명의 표류는 고객이 이 기업에 대한 충성을 철회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어 기업가치에 엄청한 손해를 가져오고 궁극적으로는 기업을 몰락시키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반면 100년이 넘도록 기업이 설정한 사명을 일관되게 구현하고 이 사명을 시대에 맞춰 공진화 시키는 회사들도 존재한다. 이런 회사들의 S&P 주식가치로 환산한 기업가치는 일반적인 전략을 추구하는 회사들에 비해 3.6배정도가 높다는 연구도 있다. 이런 회사들은 회사의 사명에 대한 진정성이 인정되어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는 존재우위를 획득해서 원조기업의 지위를 확보한다.
초연결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대한민국의 기업들도 이런 목적경영을 위한 경영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할 시점이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6-7년 동안만 독하게 마음 먹고 사명의 편유현상에 휘둘리지 않고 제대로 성장하고 성숙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무리 밤을 세워가며 열심히 자신을 갈고 닦는 사람도 이 사람을 넘어서는 경쟁력이나 존재우위를 구축하기는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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