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 초지능 플랫폼 시대가 우리 삶과 조직을 경영하는 사람들에게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 우리는 어떤 것을 새로운 노말로 상황규정하고 우리 삶을 조직해야 하는 것일까?

초연결사회라는 것은 네트워크 사회와는 다른 사회의 국면이다. 네트워크 사회는 사람들간 연결이 존재하는 곳도 있고 존재하지 않는 곳도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연결이 끊어진 공간을 Burt라는 시카고 대학의 사회학자가 구조적 구멍(Structural Hole)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이 구조적 구멍을 연결시켜 다른 사람들의 자본을 빌려 쓸 수 있게 도와주는 브로커들이 힘을 발휘하는 사회이다. 구멍이 생긴 공간을 연결해줌을 통해 브로커들이 권력과 자본을 독점하고 이들 힘있는 브로커들과 연결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혈연, 지연, 학연 등의 연줄 등의 사회적 자본이 중요시되는 시대가 네트워크 사회이다.

내트워크가 힘과 권력을 중심으로 내집단화 하는 경향을 가진 강한 연줄의 함정에 빠지자 이런 함정에서 사람들을 구해내기 위해 Granovettor라는 학자는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도구적 연결만 선택해서 연결하는 느즌하고 약한 연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어떤 연결방식을 사용하던 연결이 끊어진 구조적 구멍이 존재하는 한 네트워크 사회에서 득세하는 것은 브로커들이다. 정치가나 전문가들도 다 브로커들이다. 네트워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사회적 자본을 내세워 사회를 정치화시킨다. 회사가 정치조직으로 갈기갈기 찢어지는 이유도 국회가 자기세력의 파당정치로 분열되는 것도 다 네트워크 사회에서 힘 있는 사회적 자본을 동원하는 과정에서 생긴 부산물이다.

초연결사회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다 연결되어 구조적 구멍이 사라져가는 사회를 상징한다. 또한 연결된 것들 사이에는 ccTV가 달려 있어서 서로의 행위가 녹화되고 분쟁이 생길 경우 이 녹화된 내용들을 통해 시시비비가 가려질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신뢰가 가동되는 사회이다. 브로커의 명성에 대한 신뢰값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분산되어 저장되는 데이터로 신뢰의 원천이 옮겨진다. 이런 초연결 사회에서는 모든 거래들에 대해 투명성이 보장된다. 브로커들이 모여서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정치력을 발휘하거나 거간행위를 할 개연성이 점점 사라진다. 네트워크 사회의 구조적 구멍을 메우기 위해 사회적 자본이 동원되는 시대는 필연적으로 정치적 사회를 벗어나지 못한다. 개인들을 브로커들의 농간과 횡포로부터 완전히 해방시켜 개인들에게 완전한 민주화와 완전한 자유를 구가할 수 있게 만드는 사회가 초연결 사회의 본질이다.

한 마디로 초연결 사회는 모든 것을 연결시켜 데이터를 축적하고 공유함을 통해 사회를 투명하게 하고 개인들을 완전히 해방시켜 플랫폼이라는 평평한 운동장을 제공했다.

외견상으로는 개인을 완전하게 해방시키고 민주화 시켰지만 플랫폼 운동장에 모인 사람들은 서로 긴밀하게 상호의존적으로 연결된 사람들이다. 플랫폼의 운동장에서는 성공과 실패가 다른 사람의 성공과 실패에 의해서 더 긴밀하게 영향을 받는다. 플랫폼 운동장에서 성공은 남들의 성공을 돕는 일에 얼마나 많이 기여했는지의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서 정의된다. 지금까지 알고 있던 남들과 경쟁해서 일등이 되거나 이등이 되는 것이 성공이라는 성공공식을 믿고 있다면 플랫폼 사회에서는 원시인일 뿐이다. 이런 개념의 성공은 사회를 독립적인 개인들이 모여서 자신의 개인기를 가지고 경쟁하는 산업시대의 시장으로 생각할 때 적용되던 개념이기 때문이다. 시대는 이런 산업시대 시장을 넘어서 브로커들이 전문가로 득세하던 네트워크 사회로 다시 네트워크 사회는 모든 것이 연결되고 의존성을 가진 플랫폼 사회로 진화했다.

시장에서 일등이 되거나 이등이 되는 것을 성공으로 알고 살던 시대에 사람들은 성공공식으로 자주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을 인용했다. 성공의 30%는 나의 능력에 의한 것이고 나머지 70%는 운이 작용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하지만 이런 운칠기삼이라는 성공공식은 지금과 같은 초연결 플랫폼 시대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공식이다. 초연결사회에서는 과거엔 운이라고 치부했던 모든 것이 우리가 관리하는 관계적 자본이라는 연결을 타고 찾아온다.

초연결 시대의 성공원리는 운 대신 인연, 즉 ‘연칠기삼(緣七技三)’이 되어야 한다. 단순한 운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어떤 연으로 관계 맺고 있는지가 성공의 70%를 결정하고 나머지 30%는 자신의 능력에 의해서 결정된다. 무작위로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는 70%의 운도 따지고 보면 모두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찾아온다. 초연결 시대에 무작위로 찾아오는 운은 복권밖에 없다.

초연결 시대에는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사람에게 찾아온 행운이 연결망을 타고 나에게로 흘러들어 올 수 있고, 반대로 나의 주변에 떨어진 복도 나에게서 멀어질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연결돼 있어도 같은 비중으로 상대에게 영향을 미치고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나비의 날갯짓이 일으키는 바람만큼도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연칠기삼을 통해 성공하는 플랫폼 시대의 리더들의 공통된 특성은 상호 의존적인 공동의 플랫폼을 위해 자신이 어떤 차별적 기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목적 스토리와 이 목적 스토리의 신뢰성에 달려 있다. 이 목적 스토리가 구성원들에게 진정성을 인정받을 때 이 목적 스토리는 강력한 자석이 되어 큰 성공을 끌어들이는 네트워크 효과를 발휘한다.

신뢰를 획득한 목적 스토리는 가까운 자리에서 자신을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울림을 만들 것이고, 이 울림은 이 친구들과 접점이 있는 다른 자원을 가진 사람들에게 퍼져나가게 된다. 따지고 보면 초연결 사회에서는 상호의존적 연결자체가 자신의 삶의 목적 스토리를 전파하는 가장 중요한 큐레이터다.

연결에서 중요한 것은 물리적 연결을 넘어 심리적 연결이다. 가까운 대상일수록 물리적으로는 연결돼 있는 것처럼 보여도 심리적으로는 연결이 심각하게 손상돼 있는 경우가 많다. 등잔 밑이 더 어두운 것처럼 연결의 구멍은 가까운 곳에서 생긴다. 이럴 경우 운이 멀리서 찾아와서도 코앞에서 멈춰버린다. 또 자신이 아무리 아주 강력한 이야기를 만들어도 전혀 파급력이 없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목적 스토리에 신경 쓰지 않고 남 일 대하듯 한다면 심리적 구멍이 초연결 네트워크를 손상시킨 것이다.

진정성은 오직 가까이서 나를 지켜본 사람들만이 제대로 증거할 수 있다. 초연결 사회는 아이러니 하게도 가까운 사람들이 내 목적 스토리의 진정성에 대한 가장 중요한 증거인이다.

설사 자신이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 부어가며 자신의 스토리를 광고해도 가까운 사람들이 열광하지 않는다면 이 광고는 신기루에 불과할 뿐이다. 내 스토리의 진정성을 검증하는 것은 가까운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고 이들의 입으로 증거하기 전까지 내 스토리는 널리 광고되지만 진정성을 획득한 것이 아니다.

초연결 플랫폼 사회에서 회사의 성공도 마찬가지다. 유명모델을 동원해 회사의 목적 스토리를 위해 광고에 아무리 돈을 많이 써도 회사의 진정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현명한 고객들은 이런 대단한 광고를 보면 회사의 진정성을 연기자를 통해 연기시키고 있는 진정성이 결여된 회사라는 것을 먼저 안다. 진정성은 회사의 스토리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종업원을 심리적 구멍을 넘어서서 이들을 감동시킬 수 있어야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