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이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정직 2개월 징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대통령이 추미애 장관의 제청을 받아 재가한 윤 총장에 대한 징계 결정을 법원이 뒤집은 것이어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번 건을 보며 민주당의 집단사고가 심각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집단사고란 자신이 지지하는 집단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믿음에 갇혀서 외부에서 오는 정보를 차단하고 자신들의 믿음에 회의를 가진 구성원을 색출하여 자성시키고, 자기검열을 강화하는 소통과 의사결정을 일삼다가 결국 자신의 집단의 존재마저도 뿌리 채 흔들 수 있는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집단이 붕괴하는 현상이다.

모든 집단사고는 자신의 집단이 다른 집단에 비해 윤리적으로 옳다는 믿음에서 시작된다. 정치집단에서는 <빠의 형태>가 집단동학의 중심으로 자리잡기 시작할 때 필연적으로 이런 집단사고에 휘말린다. 이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단초는 승리감이다. 승리는 자신들의 옳다는 생각을 절대적인 믿음으로 강화시킨다. 기업도 정치집단도 자신에게 힘을 실어준 어떤 성공에 도취되기 시작하면 자신들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성공을 신화화 하는 작업에 돌입한다. 신화를 통해 자기방호기제를 만들고 이것을 강화하여 스스로 알에 갇혀 살다가 스스로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파국을 맞는다.

현 민주당이 경험하고 있는 현실이다. 국민들이 자신들에게 몰아준 국회의원 수에 대한 승리의 믿음에 갇혀서 자신들은 절대로 옳다는 스스로의 방호기제를 작동해 힘으로 밀어붙이다가 지금과 같은 부메랑을 맞게 된 것이다. 자신들이 절대로 옳다는 믿음에 갇혀 논리 싸움에서 질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진 법조인 출신 장관을 앞세워 이 논리를 힘으로 밀어붙이다 지금과 같은 형국에 이르렀다. 지금처럼 SNS에 의해 소통이 민주화 된 시대에도 군사 독재 시대의 방식으로 국민을 계몽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옳은 것이 있다면 힘으로 밀어붙이면 된다는 구태의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과 같이 SNS에 의해 소통이 민주화된 시대는 모든 국민이 다 신문기자이고 PD이다. 아무리 옳바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도 이것을 씨줄로 삼아 국민들의 마음이 제시하는 현실이라는 날줄과 결합시켜 새로운 미래의 맥락이라는 태피스트리를 만들어 구성원과 국민들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소통이 아니다. 지금처럼 소통이 민주화된 시대에 힘과 숫자로 밀어붙이는 소통은 그냥 갑질이고 꼰데질이다.

다행히 법원이 힘으로 밀어붙여 초래한 절차 상의 문제와 검찰개혁의 이슈를 분리해서 판결을 내렸다. 그래도 행정법원이 이번에는 절차를 중시하는 민주주의를 위해 제대로 살아 있는 법원의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집단사고에서 벗어나올 수 있었으면 한다. 아무리 옳은 생각도 힘으로 상대에게 강요할 수 있다는 생각이 시대착오적이라는 것을 각성할 수 있었으면 한다. 국민을 설득하려면 자신들이 지지하는 지지층의 알에서 나와 국민들에게 어떻게 자신의 검찰개혁이라는 씨줄을 국민들의 날줄과 제대로 결합시킬 수 있는지를 찾아내야 소통해야할 것이다.

검찰개혁은 대한민국이 선진국에 도달하는 미래의 열쇠와 관련된 문제이다. 처음부터 검찰개혁 문제를 조국문제와 분리시켜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태피스트리를 만들어 진심으로 소통했어야 했다. 지금이라도 검찰개혁의 이슈를 분리시키고 검찰개혁의 씨줄을 국민들이 마음이라는 날줄과 결합해서 사법정의가 살아 있는 대한민국을 제대로 만들지 못한다면 국민들의 마음은 싸늘하게 식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