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번지고 있는 스톡홀름 신드롬
극복할 수 있을까?
스톡홀름 신드롬(Stockholm syndrome)이란 인질이 범인에게 동조하고 심지어는 범인을 옹호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심리 현상이다. 스톡홀롬 신드롬은 선택권이 사라진 조건에서 발생한다. 예를 들어 탈주 외에는 선택권이 업는 감옥에서 간수와 죄수 사이에서도 시간이 지나면 죄수들이 자신들을 감시하고 심지어는 괴롭히기까지 하는 간수에 대해 애증을 보인다. 호적에서 파내거나 이혼하는 것 말고는 벗어날 수 없는 가족에서도 일부 매맞는 배우자나 학대에 노출된 아이들이 스톡홀름 신드롬을 보여 자신을 인질 취급하고 괴롭히는 당사자를 옹호한다.
스톡홀름 신드롬이란 용어는 실제 1973년 8월 23일 부터 8월 28일까지 6일간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벌어졌던 은행강도 사건에서 따온 것이다. 6일간 범인들과 같이 생활했던 인질과 범인들은 유대를 만들었고 인질로 풀려났을 때에는 인질을 옹호하는 발언도 했다.
최근 데일리안·알앤써치의 차기 정치지도자 적합도 조사( 27~29일 전국 성인남녀 1038명 대상)에서 윤석렬 총장의 지지가 심상치 않다. 실제로 오차범위 내에서 23.5%로 1위이다. 이재명 21.2%로 2위, 이낙연 대표는 19.3%로 3위다. 정당별로 국민의 힘(51.5%), 국민의당(37.6%), 무당층(25.2%)에서도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
내가 보기에 윤석렬 총장의 고공행진은 단지 스톡홀름 신드롬일 뿐이다. 지금까지 민주당은 추미애 장관을 앞세워 사법개혁과 관련해 검찰이라는 범인의 수장인 윤석렬을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애처롭게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범 야권을 지지하던 국민들은 이런 공격에서 살아 남은 윤석렬을 영웅처럼 보고 애착을 보였다는 해석이다. 특히 여권을 상징하는 그럴만한 대권후보가 없어서 즉 선택권이 없는 지금과 같은 인질 상황에서 이런 구애는 더 부풀려져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스톡홀름 신드롬과 연관된 또 따른 증후군은 리마 중후군이다. 리마 증후군은 스톡홀름 신드롬과는 반대로 범인이 인질에게 동화되는 현상이다. 스톡홀름 신드롬과 리마 증후군은 시차를 두고 발생할 수도 있다. 윤석렬 총장이 자신에 대한 대권 지지도를 마치 실체가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대권 후보로 나선다면 리마 증후군이 실현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윤총장이 장모와 부인에 관련해 지금까지 본인이 행한 행보가 있어 대권에 나서는 순간 다시 털려 나와 전 가족이 공멸할 것이다. 본인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언하고 있듯이 리마 증후군에 홀려 무모한 모험을 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윤총장이라는 그릇은 딱 지금 여기 까지다. 결국 신드롬도 실체가 밝혀지고 야권의 윤석렬 총장에 대한 구애도 야당의 일방적 짝사랑으로 막을 내릴 것이다.
리마 증후군이나 스콕홀름 증후군은 선택권이나 대안이 없는 절대절명의 상황에서 상황에 대한 잘못된 해석에서 기인하는 현실과는 괴리가 있는 해석이다. 문제는 이 잘못된 해석을 현실이라고 규정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잘못된 해석에 기반한 현실을 만들어내기 시작하면 문제가 커진다.
검찰은 개혁해야 할 대상이지만 또한 이들도 국민이다. 이들이 지금까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가며 국민 위에 군림한 잘못은 알지만 이들을 코너에 몰아넣고 일방적으로 패는 모습을 보인 것이 화근의 시작이다. 이들에 대해 접근하는 태도가 지금까지 정부 여당에서 했던 방식대로 코너에 몰아넣고 일방적으로 패는 모습이 아니라 스스로의 잘못을 자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대한민국의 정의를 위한 스파링 파트너로 대우했다면 지금과 같은 비현실적 스톡홀름 신드롬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까지 역사를 이끌었던 제대로 된 근원적 변화는 논리 싸움에서 상대를 제압하고 이 논리적 답을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소위 십자군 전쟁 방식으로 완성되지는 않았다. 검찰을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개혁의 스파링 파트너로 대우하고 이들이 이런 역할을 자발적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었다.
손자병법 13편 모공편을 보면 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 라는 유명한 글귀가 나온다. 최고의 싸움꾼은 관전자들이 보기에 싸우는 것같이 보이지 않는데 이기는 사람이란 의미다. 즉 닭싸움이나 개싸움 처럼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상대를 이기는 사람이 고수이다. 지금 정부 여당 방식의 방식으로는 백 번 싸워서 백 번을 이긴다 하더라도 지지층만 잃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권력은 이기는 목적을 넘어서서 제대로 행사될 때 기반이 유지된다. 지금처럼 권력을 잘못 행사하는 실기가 계속되면 권력의 기반을 송두리째 잃을 것이다. 당연히 정권도 잃을 것이다.
새해에는 정치에서도 논리 싸움에서 이겼다고 상대를 힘으로 몰아 붙이는 전략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이들의 대항적 논리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내는 현능한 리더십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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