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축구 감독은 항상 전반에 지는 게임을 후반에 반전 시키는 승부사들이다. 이들이 집중하는 것은 전반에서 이기고 짐의 승패가 아니다. 전반의 승패에서 얻은 경험을 피드백 해서 후반 게임의 전략을 수정하는 능력이 이들을 승부사로 만든다. 이들이 승부사인 이유는 전반의 승패라는 결과를 초월해서 전체 게임을 보는 통찰력 때문이다.
인생을 단 한번의 경합을 통해서 승부가 결정나는 게임이거나 전반만 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면 피드백은 전혀 의미가 없다. 모든 것이 게임의 결과에 따라 성공이나 실패냐로 극명하게 판가름 날 것이다. 그러나 인생을 단 한번의 게임이 아니라 먼저 번의 게임의 결과가 다음 게임의 결과에 영향을 주는 이어진 반복적 게임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특히 이 게임이 축구처럼 전 후반 두 번이 아니라 죽은 순간까지 N번 계속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실패나 승패의 개념은 오히려 뒷 배경으로 물러난다. 사람들이 실패나 성공으로 규정했던 모든 것은 단지 다음 경기를 위한 전주곡일 뿐이다.
모든 것을 독립적 게임으로 보는 관점은 경쟁과 시장을 통해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고전 경제학에 의해서 설정되었다. 고전 경제학은 인간은 매번 신과 같은 합리성을 가지고 정보도 처리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라고 명령한다. 문제는 신임을 가정해 상상 속에서 만들어진 최적화된 결론이 도출되는 순간 인간은 마치 자신이 정말 신이라도 된 것처럼 만용을 부린다는 점이다. 신이라도 된 것처럼 자신이 처한 조건과 제약을 무시해가며 결론을 막무가내로 적용한다. 합리적으로 추론 되었다는 상상에 눈이 멀어 조건에 상관없이 결론이 사실일 것이라고 믿고 의사결정을 내린다. 합리성의 비극이 시작된다.
사람들이 대박에 그리 목메는 이유도 고전 경제학이 가르쳐준 잘못된 합리성 신화 때문이다. 고전 경제학 이론은 단지 인간이 신처럼 합리적이라고 가정했을 때 나온 이론일 뿐이지 신이 아닌 인간의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우리의 삶은 경제학자들이 설정하듯이 단순 반복 독립된 게임이 아니라 과거의 게임들이 현재의 게임에 영향을 주고 이 현재의 게임이 미래에 있을 게임을 결정해 주는 서로 연관된 게임들의 쇠사슬을 엮어 가고 있는 것이다. 한 두 차례의 단절된 게임에서 이기는 전략에 집중하는 단기적 합리성은 장기적 게임의 관점에서 보면 모두 부분 최적화이다.
인간을 신과 동일시 하는 고전 경제학의 단기적 합리성 신화가 실패를 저주하고 성공을 우상화 했다. 하지만 신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인간계로 내려와 현실을 직시해가며 반복적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일시적으로 이기고 지는 것은 신기루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이기는 End Game을 따르는 인간세계 게임의 본질은 피드백이다.
서로 연관된 반복된 게임이 인생이라는 시각을 회복하는 순간 인생의 장면에서 실패와 성공은 배경으로 사라지고 결국 다음 게임을 잘 하기 위한 피드백이 전면으로 부각 된다. 반복 게임에서 성공과 실패는 피드백의 신기루일 뿐이다. 삶에는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혹은 같은 성공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전 게임에서 얻어낸 객관적인 되먹임에 집중해가며 다음 게임을 더 성숙하게 치룰 수 있는 피드백 학습이 본질이다. 피드백만이 앞 사건과 뒷 사건을 연결시켜 마지막 게임에서 이길 수 있는 삶의 경륜을 만든다.
장기적 게임의 관점에서 더욱 중요한 것인 이 게임의 최종 목적지에 대한 믿음이다. 이 목적지에 대한 믿음을 잃는 순간 사람들은 피드백의 중요성을 놓치고 게임 자체에서 이기고 지는 것을 목적으로 규정하고 일시적 성공과 일시적 실패를 찾기 위해 맹목적으로 경쟁하는 구도로 되돌아간다. 중요한 것은 삶의 최종적인 목적지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잃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성실하게 하나하나의 게임을 통해서 더 나은 미래의 게임을 위해 학습해나가는 것이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사람들에게 약속한 목적의 상태를 실현시켜 약속을 지키고 세상을 떠나는 사람이 End Game의 최종적인 승자이다.
싦의 최종적인 목적지를 잃어버린 상태에서 단 한 번 게임의 대박을 믿고 그 게임에 올인할 경우 사람들은 이 게임에 성공해서도 실패해서도 결국 쪽박을 차게 될 운명에 처한다. 피드백의 관점을 놓친 사람이 계속 대박을 내는 경우는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다. 한 두 번의 대박을 운 좋게 만들어 냈다 하더라도 삶의 목적지가 없는 사람이 연속된 대박을 만들어내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다. 대박은 합리성이라는 이름으로 성공과 실패만을 중시하는 잘못된 인간에 대한 신의 보복이다..
삶의 본질은 삶의 마지막 게임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피드백의 연속이다. 성공과 실패는 목적에 이르기 위한 중간 피드백일 뿐이다. 미래의 도달해야 할 목적과 정렬해가며 게임의 전략을 설정하는 것을 과거의 성공과 실패 결과를 보고 하는 Feedback과 구별해서 Feedforward라고 부르기도 한다. Feedforward는 목적이 보낸 단서들이다.
인생의 최종 승자는 이런 일련의 경제학의 게임과 다른 인생의 게임원리를 터득해 통해 Finish Line에서 자신의 존재이유인 목적을 실현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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