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조직경영개발학회(회장 이창준)는 세 개의 프랙티쿰 (진성 코칭 프랙티쿰, 진성 피컬 프랙티쿰, Social Compassion Practicum)을 운영한다. 진성코칭 프랙티쿰(리더 세르파 김상학 )은 Human Development 전문가들이 모여있고, 진성피컬 프랙티쿰 (리더 세르파 김웅배)은 Organizational Development 전문가들이, Social Compassion Practicum(리더 세르파 이은영)은 Social Development를 위한 사회복지, 의료 전문가들이 모여 있다. 학회는 이 세 모듈을 엮어 대안적 코칭, 대안적 조직컨설팅, 대안적 협동조합으로 구성된 독립된 플랫폼 회사로 발족시킬 생각이다.

어제는 이화여대에서 진성 피컬 프랙티쿰 세미나가 있었다. 진성 피컬프랙티쿰은 회사에서 HR & Culture를 담당하고 있거나 이에 관련한 실무 조직컨설팅을 훈련하는 도반들의 모임이다. 이번 모임에서는 진성도반이신 정영재 박사의 최근에 출판한 책 <복잡계 경영(Complexity Management)>에 대한 발제가 있었다.

진성리더십에서도 오래 전부터 복잡계 경영의 원리를 채용해서 리더십 원리로 이론화하고 있다. 복잡계 경영의 원리를 채용해 진성리더십의 변화를 완수하는 원리를 급진적 거북이(Tempered Radical)라고 부른다. 급진적 거북이는 목적에 대한 믿음에 있어서는 급진성을 보이는 반면 이를 삶과 일과 직장 속에서 실현하는 방식은 거북이의 방식에 따라서 할 수 있는 것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 지금 가진 것만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의 경계를 정해 놓고 이 경계의 울타리 안에 조성된 심리적 안정공간의 운동장에 목적의 초기값을 가져와 다양한 날갯짓을 협업으로 모아 성공이라는 프랙탈을 만들어 가는 구조다.

이런 급진적 거북이 원리는 성경의 창대한 변화에서도 인용된다.

욥기에서 자주 인용되는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 8:7)"라는 글은 하나님께서 직접 하신 말씀이 아니라 욥의 세 친구 중 한명인 발닷이 한 말이다. 발닷은 자신에 대한 일인칭 믿음은 없으나 하나님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원리에 대한 이론에는 비교적 해박한 사람이다. 하나님은 나중에 발닷에게 신앙은 이렇게 논리적이고 이론적 삼인칭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친다. 친구 욥처럼 신실한 일인칭 믿음을 가지고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 근육이 있어야 창대함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을 훈계한다.

같은 창대함을 놓고 하나님의 해석과 발닷의 해석이 엇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복잡계 이론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세상에 큰 충격을 주는 거대한 성공이 프랙탈로 창발(Emergence)하는 원리를 살펴보면 논리적이고 인과적 선형적 추론으로 예측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성공은 비선형적으로 발현된다고 설명한다. 북경의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논리적이고 선형적 설명에서는 그냥 공기 중의 파장으로 끝나지만 어떤 경우는 태풍을 일으키고 이 태풍이 태평양을 건너 뉴욕의 빌딩을 무너트리는 일들이 벌어진다.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초연결 네트워크 에코 생태계에서는 누군가의 날개짓은 감명을 받은 누군가의 되먹임으로 공명을 일으키고 이 공명이 되먹임이 거듭되어 커지면 실제로 맨하탄의 건물을 무너트리는 일이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급진적 거북이 원리를 따르는 진성리더들은 나비의 날갯짓 속에 함축되어 있는 초기값에 승패를 건 사람들이다. 이 초기값이 초연결시대에 숨겨진 패턴들과 공명될 수 있는 어떤 형태(fractal)을 갖추었다면 이 날개짓은 숨겨진 네트워크 속에 공명을 창출하고 이 공명이 더 큰 공명을 만들어 결국 태풍을 만든다고 믿는다.

공명을 창출하는 날갯짓과 공명을 죽이는 날개짓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목적에 대한 의도를 마음에 품고 보낸 누군가의 날갯짓이 어느 순간 초연결 에코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는 생태계 사람들 사이에 공명의 되먹임을 창출하는 북경의 나비도 있지만 자신의 욕망을 숨기고 날갯짓을 시도하다 공명을 죽이는 이카루스의 날개짓도 있다. 밀납으로 허술하게 붙여 만든 이카루스의 날개는 더 강력한 욕망을 상징하는 태양을 만나면 녹여져 반드시 추락한다.

세상의 근원적 변화는 미래에 거하는 목적을 현재로 가져와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삶과 비즈니스 속에 초기값으로 끼워 넣는 날갯짓에서 시작된다. 목적은 미래에서 가져온 초심이자 초기값이다. 미래의 시간을 염두에 두고 근원적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에코 네트워크 속에서 초심이 축적되어 긍정적 공명을 창출하고 공명이 임계점을 넘으면 프랙탈이 출연한다. 이들의 날갯짓은 목적의 씨앗이 뿌리가 내리도록 돕고 이 뿌리를 기반으로 과일나무를 길러내고 이 과일을 통해 미래에 대해서 설파하는 방식이라는 임계점을 넘나드는 질서를 만들어낸다. 새로운 질서는 처음 날갯짓을 시작한 사람에게 어느 시점에서 사건을 통해 집단적이고 긍정적 되먹임을 돌려준다. 사람들은 이런 되먹임으로 돌아온 프랙탈을 성공이라고 부른다. 프랙탈이 얼마나 많이 창출되는지가 성공의 크기다.

이런 목적의 초기값을 마음에 품고 임계점에 이를 때까지 날갯짓을 멈추지 않은 기업이 초우량기업의 프랙탈을 만들어낸다. 세상에 족적을 남긴 사람들이 이런 초기값에 대한 초심을 잃지 않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초심이 담긴 날개짓은 임계점을 넘어 미래라는 프랙탈을 만든다. 이들이 어려움을 만나 목적의 씨앗을 과일나무로 길러내는 날갯짓을 멈추게 된다면 창발적 미래를 발현하는 것 불가능하다.

하나님이 발닷에게 깨우쳐주시고 싶으셨던 원리는 상식적으로는 불가능해보이고 막막한 상황과 토양 속에서도 선한 믿음이라는 초기값이자 초심을 잃지 않고 이 믿음의 겨자 씨앗을 발아시켜 좋은 겨자나무의 임계점까지 키우고 실제 겨자를 얻는 날갯짓의 여정이다.

근원적 변화란 미래의 목적을 현재로 가져와 자신의 일과 비즈니스의 토양에서 발아시켜 과일나무라는 성공의 프랙탈을 만들어내는 지난한 혁신의 날갯짓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선한 의도를 품은 날갯짓을 통해 사람들에게 먼저 온 미래를 맛보게 할 수 있는 사람들만 실제로 미래를 선도했다. 과일나무를 길러내는 혁신의 날갯짓은 생각보다 지난한 과정이다. 개인적 욕망을 품고 밀납으로 허술하게 만든 날개로 거대한 욕망인 태양을 향해 날아오르는 이카루스의 날개가 미래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목적에 대한 믿음의 근육이 있는 사람들만이 미래를 가져오는 날개짓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