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리더십(Authentic Leadership)에서 진실은 존재 목적에 대한 진실을 의미한다. 리더는 존재 목적에 대한 진실을 실현할 것이라는 약속을 초심으로 품고 리더로서의 여정을 시작한다. 목적을 마음에 품었을 뿐 아니라 이 약속을 실현해 진실이 모습을 나타나게 할 수도 있고 드러난 진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해서 근원적 변화를 완성할 수도 있다. 리더의 철듬이란 자신을 통해 실현한 목적에 대한 진실의 무게이자 리더십의 본질이다.

겉으로 유능해 보이기도 하고 존재목적에 대한 약속을 잘 지킬 수 있다고 주장해서 리더로 선출했는데 어려운 상황에 굴복해 존재목적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리더십 날개가 꺾인 유사리더로 종결되는 경우는 부지기 수이다. 진성리더를 기대해가며 선출했는데 유사리더로 판명되는 것은 철듬의 원리를 깨닫지 못한 리더의 비애이기도 하고 리더에 의해 영향을 받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불운이자 재앙이다.

이런 진성리더십으로부터의 탈로 현상은 리더가 약속한 존재목적의 진실성을 겉으로 보이는 능력이나 과거에 성취만 보고 과도하게 판단하는 과정에서 잘못 판단하고 리더십 직위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리더로 지명된 사람이 존재목적에 대한 진실성이 없었음에도 마치 있는 것처럼 주장한 연기에 속아 넘어갔을 수도 있다.

진성리더십에서 진실이 실현된 철듬의 상태란 절대적이거나 상대적 옳고 그름의 상태가 아니다. 약속한 존재목적을 실현해 진실의 무게를 더해가는 철듬을 통해 세상에 온전한 리더로서의 되어감을 드러낸 것이다.

진성리더에게 철듬은 일련의 사건은 각성사건(Triggering event), 고난사건(Crucibles), 부활(Resurrection)을 통해서 완성된다. 사건이란 사건의 발생 전과 발생 후가 근원적으로 달라진 상태를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 후에 아무런 차이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은 사건이 아니라 해프닝이다. 진성리더는 스스로 주체가 되어 사건을 발화시킬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각성사건이란 자신만의 고유한 존재목적이 자신을 부르는 소명(calling)의 목소리를 듣고 알에서 깨어 나오는 사건이다. 소명은 어미닭이 알 속의 병아리를 부화시키기 위해 쪼아주는 줄탁동시와 비슷한 과정을 통해 찾아온다. 알의 보호로 자신의 몸은 컸지만 몸이 큰 만큼 자신에게 주어진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알 속에 갇혀 있는 고통을 호소할 때 이 목소리나 진동을 듣고 밖에서 누군가 나타나 알을 깨준 것이다. 알을 깨준 사람이 부모일 수도, 맨토일 수도, 우연히 지나가던 사람일 수도 있다. 혹은 우연히 가보게 된 낯선 여행지가 즐탁동시의 맨토가 될 수도 있다. 기독교에서는 이런 즐탁동시의 경험을 기도응답을 받았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하나의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데미안-

자신이 우주라고 믿고 살고 있는 알 속이 좁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사람들에게 밖에서 즐탁동시가 천둥과 번개로 찾아와도 듣지 못한다. 이들에게는 이런 천둥과 벼락이 수많은 표적이거나 스쳐 지나가는 풀피리 소리로 들린다. 자신이 갇혀 지내고 있는 알이 너무 비좁은 공간이어서 고통을 느끼는 사람들만이 밖에서 찾아오는 천둥과 벼락의 즐탁동시를 그대로 천둥과 벼락의 소리로 듣는다.

이처럼 리더로서 첫 번째 철드는 각성사건은 누군가 혹은 무언가의 부름으로 존재목적의 진실을 품은 영혼이 잠에서 깨어나는 부화 체험이다. 부화는 과거의 낡은 믿음을 껍질을 깨고 미래의 진실을 담은 존재목적이 새롭게 모습을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이 고난(crucibles)사건이다. 죽은 믿음을 깨고 알에서 깨어났다고 곧바로 비상하거나 걸을 수 있는 근육을 형성하는 것은 아니다. 걷거나 비상할 수 있는 근력은 새롭게 얻은 존재목적에 대한 믿음으로 고난에 대항해 문제를 더 낫게 해결할 수 있을 때 생긴다. 각성사건이 철듬을 위해 첫발을 내민 것이라면 고난사건은 철듬을 실현하는 사건이다. 각성사건이 삶의 새로운 목적함수를 찾아낸 것이라면 고난사건은 삶의 고난을 통해 목적함수를 검증한 것이다. 리더로서의 온전한 철듬이란 각성사건과 고난사건을 통과할 때 완성된다.

진성리더십에서는 각성사건과 고난사건을 통해 찾아온 존재목적을 통해 정신모형 II라는 미래로 항해하는 지도를 마련할 때 리더 스스로 철듬을 주체적으로 주도한다고 본다. 진성리더십에서 정신모형 I은 현재 삶을 성공적으로 사는 방법에 관한 네비게이션이다. 정신모형 II는 나침반이다. 세상이 변했음에도 성공에 취해 이 네비게이션을 업데이트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네비게이션은 자신을 가두는 알로 전환된다. 리더가 자신이 알에 갇혔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았다면 나침반에 해당하는 정신모형 II를 통해 자신을 스스로 줄탁동시해서 알에서 깨고 나온다. 리더가 정신모형 II를 가졌다는 것은 어미닭을 내재화해 철듬사건을 주체적으로 주도해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성리더십에서는 각성사건과 고난사건을 통과해 더 넓은 세상에 대한 새로운 목적함수를 찾아내고 이를 실현해 승승장구하는 삶을 살게 된다. 하지만 이런 성공에 취해 이런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세상은 리더와 상관없이 다시 변화하게 되면 리더는 다시 알에 갇히게 된다. 성공에 대한 믿음은 알이 되어 리더를 가두게 되고 리더는 다시 각성, 고난 사건이라는 N번의 회귀적 과정을 반복해가며 철듬의 무게를 더해간다.

각성과 고난사건의 반복은 더 이상 삶의 개입이 불가능한 죽음의 시점까지 이어진다. 죽음의 순간 N번의 각성과 고난 사건을 마무리 하고 리더는 철듬을 정산하여 유산을 남긴다.

온전하게 철듬을 완주한 리더는 삶의 마무리하는 시점에 두 가지 기적을 체험하게 한다. 첫 번째 기적은 열심히 따라다녀도 잡을 수 없었던 성공이 제 발로 찾아오는 기적이다. 리더가 N번의 각성과 고난 사건을 거치는 동안 리더가 실현하려고 고군분투한 존재목적 씨앗이 사람들 마음 속 여기저기 뿌리를 내리고 이들이 암묵적으로 연결되어 네트워크 환경으로 배태된다. 이런 환경 속에서 리더가 어떤 결정적 사건을 도모할 경우 이들이 리더를 성공시키기 위한 암묵적 위원회를 구성해 리더를 도와 성공을 가져다 준다. 리더는 실패할 수 없는 사람의 반열에 오르는 기적을 경험한다.

두 번째 기적은 더 이상 삶에 개입할 수 없는 죽음에 임박해 실현한 존재목적을 정산해 기억 유산의 뮤지엄에 헌정했을 때다. 유산으로 정산된 진실(철)은 후세가 이 유산을 자신 삶인 씨줄에 대한 날줄로 직조해낼 때 다시 후세의 삶에서 부활한다. 후세에 의해서 부활한 존재이유가 내가 만든 미래다. 누군가가 우리가 살았던 삶의 내러티브를 채용해 삶의 날줄로 삼고 자신이 주체가 되는 삶의 씨줄을 직조했을 때 창출되는 것이 미래다. 미래를 만든 사람의 반열에 오르는 것이 진성리더가 경험하는 두 번째의 기적이다.

진성리더는 사건을 발화해내는 주체로 죽는 순간까지 존재목적을 실현한 진실(철듬)을 완성하는 사람이다. 진성리더십에서는 삶을 통해 실현해낸 더 나은 세상으로의 변화가 진실(철듬)의 효과성이다.

변화를 통해 목적에 대한 약속을 진실과 진리로 발현시킨 철든 진성리더는 세상을 자유롭게 하직할 수 있는 궁극적인 자유를 획득한다. 성경의 공리인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말을 진성리더십으로 번역하면 "존재목적에 대한 각성과 이를 통한 철듬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이다.

진성리더로 되어가는 것은 그 자체로 힘들고 지난한 과정이지만 되어감을 넘어 진성리더십을 공부한다는 것은 적어도 주변에 철든 리더와 철부지 리더를 분별할 수 있는 안목을 획득하는 것을 의미한다. 철부지 리더의 숙주로 사는 것을 벗어날 수 있는 최소한의 면역력을 획득하는 것을 뜻한다. 진성리더로 세상을 선하게 만드는 것까지는 도달하지 못해도 적어도 리더십을 앞세워 남들에게 고통을 부과하는 삶에서는 자유로운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