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4-11-26 08:21
[N.Learning] 배가 침몰할 때 선원이 택하는 세 가지 전략 적극탈출, 장렬전사, 근원적 변화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1,406  
배가 침몰할 때 선원이 택하는 세 가지 전략
적극탈출, 장렬전사, 근원적 변화
변화에 대한 철학자이자 연구가인 미시간 대학의 퀸 교수는 조직을 상징하는 배가 침몰할 때 대부분 구성원이 택하는 전략으로 적극적 탈출(Active Exit), 장렬한 전사(Sink with Ship), 근원적 변화(Deep Change)를 제시한다.
적극적 탈출은 개인들의 각자도생 전략으로 가장 많은 사람이 택하는 전략이다. 회사의 배가 침몰하는 기미를 보이면 운동도 늘리고 비타민도 챙겨 먹고, 자기계발서, 자격증도 따가며 탈출을 준비한다. 배가 침몰하는 기미가 보이면 이런 체력을 바탕으로 갈아탈 수 있는 배를 찾아 나선다.
대한민국에서 공무원이 침몰하는 배라는 소문이 돌자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공무원 탈출런이 있었고 삼성전자가 위기라는 내부소문이 돌자 많은 엔지니어들이 중국과 미국으로 적극적 탈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이 위기라는 소문이 돌자 대한민국 박사들은 비율적으로 미국 이민 비자를 가장 많이 신청하는 나라가 되었다. 박사 뿐 아니라 나라가 어려워지면 이민을 꿈꾸는 사람들이 급증한다. 세월호 침몰 때는 학생들에게는 탈출하지 말라고 명하고 선장이 먼저 탈출하는 황당무계한 일도 있었다. 선장 탈출 사건이 도화선이 되어 국가호 선장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끌려 내려왔다.
장렬한 전사를 택하는 사람들은 배가 가라 앉을 때까지 시간이 있으니 이 시간이라도 마음의 평화를 즐기는 사람이다. 아니면 맹목적 낙관에 사로잡혀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다 배가 침몰하고 있다고 알려도 자신의 배는 절대로 침몰할 수 없다는 근거 없는 믿음이나 집단사고에 사로 잡힌 사람들이다. 아니면 오랫동안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잃고 무기력감에 사로잡힌 경우다.
근원적 변화는 이 세 부류의 전략 중 가장 소수의 사람이 택하는 전략이다. 배가 가라 앉는 기미가 보이면 내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끝까지 구성원을 설득하고 문제를 제기한다.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자신의 나침반을 꺼내 놓고 불확실성의 망망대해에 몸을 던진다. 이들이 보이는 근원적 자신감의 기반은 나침반이다. 나침반이 가르쳐주는 대로 망망대해를 항해하다 보면 어느 순간 반드시 등대에 도달하거나 자신을 찾아 떠난 구조선에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다. 세상의 모든 변화는 이들 근원적 변화를 위해 망망대해에 몸을 던진 사람들이 주도해간다.
실제로 남극탐험 호 섀클턴 호가 침몰했을 때 선장과 선원들이 한 몸으로 보여준 행동이다. 혹한의 남극에서 침몰했던 새클턴 호의 선원은 모두 무사귀환에 성공했다.
윤석열 호가 침몰하는 기미를 보이자 역시 이에 대응하는 정치인의 전략도 결국 설명한 세 가지 전략 중 한 가지를 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강혜경씨와 같은 사람은 근원적 변화전략을 택한 사람이다. 윤핵관을 비롯해 이준석, 오세훈, 김진태, 김대남, 원희룡, 명태균, 김영선, 한동훈 등등 지금까지 윤석열 정부 근처에서 활동하던 사람들 대부분은 적극적 탈출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 대부분이 마음으로 대통령을 해고한 상황에서도 지지를 보여주는 20%의 지지자와 집단사고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검찰은 장렬한 전사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세 전략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택하는 전략은 각자도생을 위한 적극적 탈출전략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일제에 부역해서 지금까지 호의호식해가며 살아남은 사람들이 이 부류를 대표하는 사람들이다. 살아남은 사람이 강한 사람이라는 진화론의 철학을 철저히 신봉하는 사람들이다. 지금 정부에서도 뉴라이트라는 이름으로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하지만 이들의 운명도 여기까지다. 뉴라이트가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과 같은 초연결사회에서는 모든 정보가 공개되고 추적된다. 초연결 사회에서 이들의 적극적 탈출기도는 향후 경력에 영구적 족쇄가 된다. 또한 모든 것이 공개되는 초연결 사회에서는 어떤 사회나 조직도 자기만 살겠다고 나선 전력을 지닌 사람들을 자신 조직이나 자신 사회의 리더로 세우지는 않는다.
나라의 미래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우리가 택해야 할 전략은 나침반을 다시 세워 불확실성의 망망대해에 자신 있게 뛰어드는 근원적 변화 전략이다.
개인적 견해지만 지금 민주당이 대한민국의 구조선이 될 것이라는 믿음도 없다. 조직과 사회의 변화를 연구하는 연구자의 입장에서 지금의 민주당도 침몰하는 배이기는 마찬가지다. 시간 상 국힘당을 대체하는 보수 기득권당으로 자리 메김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지금의 민주당이 대한민국 미래를 이끄는 진보 쇄빙선의 역할을 해낼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이들 배에 난 구멍이 상대적으로 작아서 자신들의 침몰을 심각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만 침몰하는 배의 운명을 공유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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