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세대는 베이비부머 세대이어서 친구들이 다 임원급이거나 이미 명예퇴직을 당했다. 아직 회사에 남아 있는 친구들은 요즈음 신세대들의 행동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이다. 불편하니 서로가 회사에서 먼저 나가줬으면 하는 눈치이다. 결국 이들이 충돌하면 힘이 없는 x 세대나 밀레니얼 세대가 회사를 떠나게 되지만 회사의 입장에서는 재능 손실이 만만치 않다.
베이비 부머 세대의 선두주자들은 해방둥이로 어려서 한국동란을 경험했다. 이들은 국가와 조직에 대한 충성심과 일에 대한 욕심이 강한 아버지 밑에서 배운 세대이다. 전통적으로 아버지는 돈을 벌어오고 어머니는 한 가정에 서너명이 되는 애들 양육을 책임졌다. 부모가 어려서부터 고생을 많이 해서 이들로부터 고생은 사서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고생하는 아버지에 대한 예의로 아버지가 들어오시기 전까지는 자지 않고 기다렸다가 인사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런 부모 밑에서 성장한 베이비 부머들도 아버지를 닮아서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고 위계서열을 중시한다. 강점은 일과 조직에 대한 헌신이고 단점은 권위와 위계서열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전형적 X 세대로 성장한 아이들은 아버지 혼자만의 힘으로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가 버거워졌거나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향상으로 어머니들도 일하려 나간 세대들이다. 결국 양육의 문제 때문에 애들도 하나이상 낳는 것이 어려웠다. 이 독자들은 학교가 끝나면 혼자 집으로 돌아와서 집에서 혼자하는 게임을 2-3시간 씩 붙들고 있었다. 이 아이들의 특징은 목에 집 열쇠를 걸고 다녔다는 점이다. 이렇게 혼자 큰 아이들은 반항심이 많고 독자적 성향이 강하고 고집불통이다. 동경하는 연예인들 따라다닌 오빠부대의 원조이다. 회사가 맘에 안 들면 때려치우고 자기 사업하겠다고 나서는 친구들도 x세대일 가능성이 높다. 용 꼬리보다는 뱀머리가 되겠다고 주장하는 세대다. 일은 어떤 의미 떄문에 하기보다는 먹고 살기 위해서 혹은 자신의 취미를 즐기기 위한 경제적 수단이다. 이들이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 쯤 IMF를 맞아서 이들의 고집도 많이 꺽였다. 낀 세대인 이들의 강점은 독립심이고 단점은 좀 냉소적이다.
밀네니얼 세대는 부모가 정말로 애지중지해서 키운 애들이다. 이들 부모는 헬리콥터 부모이다. 부모는 자기 애의 특별함을 과시하기 위해 차 뒤에다 [우리 아기가 타고 있어요]라는 스티커를 붙여 자기에게 소중한 아이가 있음을 과시하고 다녔다. 이 애들은 2-3살부터 스마트 폰을 가지고 논 디지털 원주민 세대이다. 친구들과 온라인으로 게임을 즐기는 것이 특징이다. 학교에서도 부모들이 극성 때문에 애들이 조금만 잘해도 다 상을 나눠갖게 하는 정책을 만들었다. 이 세대 아이들의 집에 가보면 별의별 상을 다 탓다. 이들은 트로피와 스펙으로 중무장했다. 이들 세대는 네트워크를 통한 협업능력과 자기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이들은 자신의 문제에 관심이 많은 반면 생각보다 사회문제나 정치에 대해서 관심이 없고 X세대에 비해서 보수적이다. 버릇이 없고 인내심이나 참을성이 부족한 것도 흠이다. 이들이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 쯤 경기가 L자 경기로 꺾여 취업의 어려움 때문에 부모가 높혀놓은 자긍심에 큰 상처를 받아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이다.
사실 요즈음 직장을 가보면 베이비부머 세대는 임원급이고 X 세대는 팀장급이고 밀레니얼세대가 팀원일 경우가 많다. 세 세대가 한 조직에서 같이 어울려서 일하고 있는 현상을 볼 수 있다. 문제는 세대간의 보이지 않는 오해와 갈등이다. 세대차이는 그냥 차이일 뿐인데 각 세대는 이 다름을 윤리적 잣대로 재단하려 한다. 자신의 세대의 입장에서 다른 세대를 재단해서 평가절하한다. 요즈음 리더십의 문제는 이들이 서로의 장점을 살리고 서로의 차이를 존중해가면서 협업할 수 있게 할 수 있는지의 문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