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글로벌 회사에서 떠오르는 새로운 관행으로 CPO(Chief Purpose Officer)라는 임원직과 PD(Purpose Department)부서를 신설하는 경향이다. 실제로 맥도널드, PwC, Cisco, KPMG, Deloitte과 같은 다양한 회사가 목적담당임원과 목적 부서를 두고 있다.

CPO의 책무는 목적을 끌개로 미래를 혁신하여 회사의 지속가능성의 기반을 조성하는 역할이다. 요즈음은 AI나 로봇, 3D 프린팅 기술이 발전해서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10년전보다 더 효율적이고 가격도 절감되고 특별한 전문 인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더 이상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취급된다. 변수는 회사가 이 목표를 왜 달성해야 하는지를 고객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혁신적으로 증명하는 일이다. 기업경영의 지평이 목표달성에서 존재목적에 대한 증명으로 높아진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어떤 기업이든 싸고 쉽고 인력과 상관없이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목표를 잘 달성하는 것이 더 이상 차별적 경쟁력이 되지 못한다.

CPO는 회사가 약속한 목적을 회사의 제품(Product), 종업원(People), 과정(Process), 성과(Performance), 비즈니스 모형의 포트폴리오(Portfolio)로 인용되는 5P에 끼워넣는(Embedding) 작업을 한다.

회사가 목적에 대한 단순히 약속을 수동적으로 지키고 따르는 과정만으로는 목적에 대한 최소한의 약속을 실현시킬 수 없다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단순히 목적을 지키고 따르는 것이 아니라 목적을 회사의 모든 과정과 제품과 사람 속에 온전하게 끼워넣어 회사를 목적이라는 열매를 산출하는 과수원으로 가꾸는 일을 한다. CPO의 책무는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에 목적을 녹여서 결국 제품과 서비스의 가성비를 넘어 목적에 대한 체험을 파는 회사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CPO는 종업원들이 정해진 시간을 쪼개는 분절이나 WLB와 같은 균형이 아닌 온전한 자신을 가져와서 일하고 일을 통해 자신 존재목적을 성취를 도모하는 것을 도울 수 있는 플랫폼을 설계하는 일을 한다. 한 시간을 일하더라도 온전한 자신을 가져와서 일하게 만드는 것이 기업과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도움이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CPO를 신설하는 회사에서 가장 먼저 손을 보고 폐기처분하는 정책이 워라벨이다. 월라벨 정책이 종업원을 일과 가정으로 분절시키는 주범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Fully Oneself (온전한 자신)나 쪼개지고 분절되지 않은 Integrity (온전성)을 강조한다. 이런 회사들은 종업원에게 회사를 위해서 일하지 말고 회사를 이용해서 자신의 성공을 최대한 증명해보라는 심리적 계약을 제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회사가 경쟁우위를 넘어서 존재우위를 구현하려는 글로벌 기업의 시대적 흐름을 선도적으로 읽고 경쟁우위와 목적에 의한 존재우위를 연결시켜 지속가능성을 대변하는 회사가 될지 초미의 관심사이다. 개인적으로는 대한민국의 기업에서는 HR부서를 Purpose Management 로 격상시켜 기존의 HR Operation과 Purpose Management를 모두 담당하도록 하는 방식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