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라이팅이란 사적의도를 가지고 상대의 마음을 훔치는 것이다. 상대의 마음을 훔치는 순간 상대는 나의 노예로 전락해 나의 사적의도를 자유롭게 실현할 수 있다. 우리는 일상에서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건 가스라이팅을 꿈꾸기도 하고 실제로 행하기도 한다. 우리의 삶은 가스라이팅 하는 절도(竊盜)범과 가스라이팅 당하지 않으려는 피절도범 사이의 쫓고 쫓기는 각축장이다.

예를 들어 짝사랑하는 사람들은 매일 다음과 같은 상황을 꿈꿀 것이다. 상대 마음 속에 몰래 들어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태의 마음에 몰래 들어가 마음 정중앙에 자리잡고 앉아 상대의 마음을 꼭두각시처럼 조종하고 싶어할 것이다. 상대가 본인을 보면 좋아할 수밖에 없도록 상대 마음을 막 흔들어대고 싶을 것이다.

어떤 부모는 사랑한다는 핑게로 자신이 규정하는 모범생 모드를 자식들에게 지속적으로 가스라이팅하는 우를 범한다. 부모가 사랑을 가장하는 이유는 부모가 성취하지 못한 일들에 대한 회한 때문이거나 자신이 성취한 사회적 지위에 준하는 지위를 자식이 성취해지 못해 자신의 사회적 지위가 침해당하지 않기 위함이다. 자신에 대한 숨겨진 욕망이 아이에 대한 사랑이라는 가짜 옷을 입은 것이다.

직장에서 리더가 된 사람들도 가스라이팅을 상상한다. 부하의 마음 속에 몰래 숨어 들어가 부하의 마음을 조종해가며 울리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자신이 시키는대로 말을 잘듣게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부하의 마음 속에 들어가 부하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꼭두각시로 만들 수 있다면 자신이 발휘하는 리더십이 얼마나 편해질까를 상상한다.

가스라이팅의 욕망은 상대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함이다. 영향력이란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든 밈이 되어 상대의 마음 속에 복제된 상태를 뜻한다. 사랑에 목마른 사람, 리더, 부모가 밈이 되어 상대의 마음 속에 준거적 파워를 형성한 것이다. 준거적 파워를 형성하면 가스라이팅 당한 사람 마음의 일부분이 가스라이팅을 한 사람 마음과 똑 같이 동기화되어 움직인다. 숨겨진 의도가 복제되어 상대의 마음 속에 준거적 파워를 형성하면 강요없이도 주체가 원하는 바를 실행할 수 있다. 가스라이팅 당했다는 것은 상대의 아바타가 되어 주체성이 말살된 것이다.

가스라이팅은 하는 사람 당하는 사람 모두를 불행하게 만든다.

가스라이팅 주체는 상대의 마음을 훔쳐서 竊 상대가 주체성을 잃고 마음이 텅빈 빈껍질로 살아가게 만드는 불운을 선사한다. 하는 사람은 순간적으로 천국을 경험할런지 모르지만 이 천국의 상태가 오래가지는 못한다.

가스라이팅에 성공해 사랑에 성공해 결혼한 사람은 대부분 이혼한다. 가스라이팅으로 출세한 상사들이 포진한 회사는 여기저기 정치적 토굴과 토굴이 연결된 토끼굴 때문에 조직이 서서히 붕괴한다.

자신의 열망 때문에 아이를 모범생으로 키운 경우도 비극으로 사건이 종결된다. 부모의 가스라이팅이 성공해 아이가 부모의 모범생 범주에 성공적으로 갇히는 순간 아이의 정체성과 이 정체성을 실현해주는 아이의 손과 발은 저절로 잘려나간다. 이렇게 자란 아이가 부모의 열망을 실현해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타인의 열망 때문에 자신의 몸을 자발적으로 일으켜 세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성공적 삶과도 거리가 멀다. 자신이 쓴 삶의 주인공 대본이 아닌 남이 주인공인 머슴의 삶을 대신 살기 때문이다. 설사 부모의 전폭적 경제적 지원으로 직업적 성취에 도달해도 이들은 직업을 통해 행복을 누리지 못한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은 부모가 돌아가시거나 영향력의 거품이 빠지는 사십 중반쯤 이들은 고유한 정체성 부재로 반드시 중년의 사춘기를 경험한다. 늦게 겪는 사춘기는 삶을 황폐화시킨다.

사이비 종교는 가스라이팅의 최정점에 서 있다. 교주를 우상화하여 마음 뿐 아니라 신도들의 돈, 육체, 영혼까지 자신의 주인됨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남김없이 탈탈 털어간다. 정통 종교에서도 신이 아니라 성직자나 목회자가 우상화되기 시작하면 신도들은 더 교묘한 가스라이팅의 먹잇감으로 전락한다.

탈 가스라이팅(De-Gaslighting)이란 남들에게 가스라이팅 당해 산성화된 마음의 밭을 치유하고 복원하고 환대해 자신이 밭의 주인으로 세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마음의 주인됨을 회복해 누구의 대리인이 아니라 자신 삶의 주인공으로 사는 여정을 시작하는 것이 탈 가스라이팅이다. 자신이 마음의 주인이 되어 자신 삶의 일인칭 대본을 쓰고 이것을 기반으로 주인된 삶을 복원하는 것이 탈 가스라이팅의 본질이다.

당나라 선승 임재선사는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란 말로 탈 가스라이팅 본질을 설명한다. 임제(臨濟)선사의 언행을 기록한 '임제록 臨濟錄'에 나오는 말이다.

'수처작주(隨處作主)'란 말은 가는 곳 마다 늘 조건과 상황이 변화하는 동적인 환경속에서 자신의 마음의 주인이 자신임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입처개진(立處皆眞)'은 "스스로가 마음의 주인됨을 잃지 않는다면 우리가 서 있는 그곳이 모두 진리의 자리로 전환된다는 뜻이다. 자신의 삶이 진리의 증거가 되었다는 것은 마음의 주인됨을 시작으로 몸과 정신의 주임됨도 회복해 삶의 온전한 주인으로 서서 더 나은 변화를 위한 가치 파장을 만들고 있는 것을 뜻한다.

누구에게 가스라이팅하는 삶은 자신의 마음의 주인됨을 잃은 상태에서 찾아온다. 탈 가스라이팅이란 자신 마음의 밭의 주인이 자신임을 회복한 상태이다. 자신이 왜 세상에 대체불가능한 존재인지에 대한 이유인 존재목적을 각성하고 이 존재목적을 스스로가 육종해서 자신의 삶의 토양에 씨앗으로 심어서 자신만의 과수원을 만들고 이 과수원의 주인이 자신임을 선언하는 행위가 탈 가스라이팅이다.

마음 주임됨의 증거인 존재목적을 잃은 사람은 반드시 누군가가 자신의 마음을 훔기기 위해 염탐을 당하는 삶을 벗어날 수 없다. 타겟이 된 사람이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을 때 마음 도둑들에게 더욱 가치있는 가스라이팅의 대상이 된다. 자신 마음의 주인됨을 잃었을 때는 누군가에 의해 스토킹 당하고 심지어는 사기 당하는 굴곡진 삶을 벗어날 수 없다. 존재목적으로 자신 삶의 주인됨을 증명하지 못한다는 것은 가스라이팅 범죄자들에게 "나를 가스라이팅 해주세요"라고 공개 초대장을 발송한 셈이다.

마음의 주인됨을 증거하는 삶의 존재목적을 찾지 못했거나 잃었다면 이미 삶에서 자유라는 단어는 삭제된 것이다.

진성리더는 사적욕망의 실현이라는 가스라이팅이 아니라 공동의 존재목적으로 서로의 마음에 준거의 닻을 내리고 공유된 목적을 중심으로 협업을 통해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진성리더십은 목적의 임재를 통해 덕업을 실천하는 리더십이다. 존재목적을 복원해 가스라이팅을 디가스라이팅 하는 리더십 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