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이 아니라 사건에 대한 체험
성인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리더는 문제가 생기면 교육 좀 시키라고 요구한다. 마치 누구도 교육을 통해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을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한다. 성인을 학습을 통해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은 신화에 가깝다. 사람은 고장난 기계처럼 취급해가며 교육을 통해서 고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교육을
통해 고칠 수 있는 부분은 상당히 제약적이다. 사람은 태어날 때 부모로부터 유전적으로 받은 50%가 이미 고정되어 있다. 또한 유년기와 청소년기 유전적인 것을 개발시키는 부모도 비슷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고 부모에 의한 양육까지 합해 70%는 이미 바꿀 수 없는 것으로 고정되어 있다. 결국 학습에 의해 바꿀 수 있는 것은 나머지 30%인데 이것도 이미 형성한 자신만의 정체성에 손상을 주지 않는 과학적 지식이나 자신에게 현실적 이득과 성공을 가져다주는 요령이나 실용적 지식에 국한된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을 통해 이 사람의 전체를 바꾸는 노럭은 바위에 계란치기로 끝난다.
사람은 정말 변화가 불가능할까? 아니다. 교육을 통해서 바꾸려고 시도할 때 바뀌지 않을 뿐이지 근원적으로 변화에 성공하는 사람은 많다. 특히 리더는 근원적 변화를 성공시킨 사람이다.
점진적 변화가 아니라 전체가 바뀌는 근원적 변화는 사건을 통해 바뀐다. 일례로 실제로 죽음 앞에 갔었던 사건을 경험했던 사람이 바뀌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조만간 다시 죽을 운명을 벗어나지 못한다. 실제로 근원적 변화에 성공하는 사람은 죽음을 경험하지 않아도 죽음을 현실로 소환해 죽음을 상상적으로 체험하고 이 죽음사건에 대한 체험을 기반으로 삶의 목적함수를 선제적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이다.
사람들이 변화하는 것은 병아리가 부화하는 것과 비슷한 부활사건을 통해서다. 변화는 그냥 방치하면 죽을 운명에 있는 병아리를 부화시키는 과정과 비슷하다. 사람의 재탄생이기 때문에 부화가 아니라 부활이라고 다르게 명명한다.
병아리의 부화 사건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어미닭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어미닭은 알을 긍휼의 사랑으로 따뜻하게 적어도 20여일이 넘는 기간 동안 품어 주어야한다. 어미의 따뜻함이 전달되어 병아리가 탄생하고 긍휼의 사랑으로 품어주면 병아리는 알 속에서 자라서 어미에게 부화를 도와달라는 신호를 보낸다. 이 신호가 들려오는 미세하게 균열된 지점을 찾아서 알을 깨주는 줄탁동시 해서 부화시킨다.
성인을 변화시키는 과정도 부화의 사건과 비슷하다. 반드시 변화시켜야 할 대상이 있다면 교육을 통해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긍휼의 사랑을 통해 이 사람의 내면세계를 녹여내는 것이 필수적이다. 내면이 충분히 녹여지고 이 사람이 이 녹여진 것에서 양분을 취해 어느 정도 성장하면 자신을 알에서 꺼내달라는 신호를 보낸다. 이것을 지켜보던 맨토는 이 사람이 보내는 신호의 방향과 균열을 찾아서 알에서 깨어나게 도움을 준다.
이런 부활사건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도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새의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데미안은 어미닭이 되어 친구 싱클레어가 자신의 알에서 꺠어나는 것을 돕는다.
진성리더십에서는 자신의 세계로 알고 있는 알을 정신모형이라고 칭한다. 진성리더십에서 변화는 자신의 정신모형을 업데이트 시키거나 더 나은 정신모형을 만드는 과정이다. 이런 사건을 각성사건이라고 부른다.
진성리더십에서 진성리더로 씨를 뿌리거나 씨앗이라는 알을 깨고 뿌리를 내리는 것이나 새싹을 발아시키는 것이라 나무로 자라나는 과정이나 꽃이 피는 과정이나 열매를 맺는 일련의 과정을 다 사건으로 생각한다. 열매를 맺을 때까지 일련의 사건을 체험하는 여정이 근원적 변화의 본질이다. 진성리더십 훈련의 본질은 되어감을 이어주는 사건들의 여정을 설계하는 여정설계다.
진성리더십의 훈련과 다른 리더십 훈련의 근원적 차이저을 보이는 것도 이 지점이다. 진성리더십에서는 학습시켜서 리더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을 믿지 않는다. 대신 사건을 기억해내거나 사건에 대한 환경을 만들어 새로운 각성시건과 고난사건의 연속적 체험을 통해 리더가 되도록 도와준다. 리더가 되어야 할 사람의 자기주도성을 절대로 침해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어미닭이 병아리가 알에서 부화할 때 온전히 깨는 것이 아니라 병아리가 쪼아서 미세한 신호를 보내는 지점을 쪼는 것도 병아리의 자기주도성을 살리기 위함이고, 병아리와 같이 알에 구멍을 낼 때도 작은 구멍만을 내준다. 병아리가 이 구멍을 스스로의 힘으로 확장해 나오게 하기 위함이다.
정리하면 실용적 지식을 넘어서 성인을 학습 시켜서 변화 시키겠다는 것은 미신에 가깝다. 성인이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는 근원적 변화는 물리적 죽음이던 심리적 죽음이던 죽음을 당겨와 미리 체험하는 사건을 통해서 시작한다. 근원적 변화라는 사건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이미 자기 부활을 경험한 리더가 변화 시키고 싶은 대상을 상당 기간 동안 긍휼의 사랑으로 감싸는 노력이 요구된다. 변화하지 못함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사랑으로 감싸서 죽어 지내던 내면의 자아가 태동하는 것을 도와야 한다. 이 자아가 자라 정신모형이라는 단단한 알을 깨고 나오는 신호를 보내면 리더가 신호의 지점을 찾아서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어야 한다. 상대가 주도적으로 자신의 알을 깨고 나온다면 근원적 변화의 여정이 시작된다. 리더는 변화를 시도하는 사람이 알을 깨고 새롭게 마주한 세상에 맞는 새로운 정신모형을 구축하는 것을 도와주어야 한다. 새로운 삶의 근력을 다시는 몇 차례의 시련을 통해 자신에게 고유한 새로운 세상에 맞는 정신모형을 획득한다. 부활한 자신이 걷고 뛸 수 있는 근력을 마련한 것이 된다. 근원적 변화는 교육이 아니라 이런 일련의 사건을 정교하게 디자인해서 자기 부활의 여정을 걷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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