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4-02-12 17:15
[N.Learning] 우리는 아이들의 사회적 부모다 진성부모의 난중일기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1,718  

우리는 아이들의 사회적 부모다
진성부모의 난중일기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이다. 우리 모두는 자신이 몸 담고 있는 마을 공동체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사회적 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지침이다.
어떤 사람들은 핀란드도 아니고 뜬금없이 아프리카냐고 되묻지만 우리 삶에서 발견되는 지혜의 대부분은 인간이 자연 및 동물과 구별해서 최초의 마을을 이루고 공동체를 이루고 살았던 곳에서 시작된 경우가 많다. 우리가 길을 잃었을 때 길 잃은 최초의 지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길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이를 키우는 문제는 답이 정해져 있는 선제(Tamme Problem)이 아니라 답이 정해져 있지 않지만 반드시 풀어야만 하는 대표적 난제(Wicked Problem)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때 아이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린 대한민국에도 희망의 불씨가 보일 것이다. MZ 세대가 결혼을 포기하고 아이도 낳지 않겠다고 결심한 것은 대한민국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이가 미래를 잃은 대한민국에 희망을 잃고 미아로 자라는 것을 허락할 부모는 없다. 지금과 같은 초뷰카 세상에 아직도 아이를 의사 변호사를 꿈꾸는 모범생으로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아이를 키우는 난제를 선제로 착각하는 길 잃은 부모들이다.
아이를 낳지 않는 문제는 사회의 모든 영역이 추구해야 할 다양한 가치가 오직 경제적 가치를 중심으로 환원되고 평가되면서 시작되었다. 경기가 좋을 때는 초단기적 목표를 설정해서 경제적 가치를 달성하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토대에 대한 고려없이 초단기적 경제적 성과만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는 경향으로 사회의 기반이 붕괴되었다. 결국 경제적 가치의 마지막 꽃인 금융이 무너져 금융위기가 닥치고 결국 금융의 토대인 경제적 성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영원히 극복할 수 없는 L자 저성장 경기가 현실이 되었다.
국가의 경제성장이 0%에 가까운 L자 저성장기에 경제적 가치를 책임지고 있던 기업들이 더는 경제적 가치를 산출하지 못하자 고육지책으로 지금까지 작동하던 모든 전략을 극대화시켜 초단기 목표를 세우고 초단기 경제적 가치 산출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정책을 쓰기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근원을 놓친 이런 단기적 처방은 그나마 있던 재원을 고갈시켜 회사를 무너트리고 나아가 사회의 근간을 무너트리고 있다.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직장에서 초단기적 목표달성으로 경제적 가치를 산출하지 못하는 문제를 풀지 못해 고용이 불안정해진 부모들의 경험하는 학습된 무기력에 대한 고통은 고스란히 가정으로 이입되어 아이에게 전염된다. 자신의 문제를 푸는데 가장 취약한 아이는 부모 문제를 전염시키는 숙주가 된다. 아이들은 문제를 학교로 가져와서 선생님들에게 투사하기 시작했다. 학교 폭력도 부모의 문제가 아이와 친구들에게 투사된 것이다. 학교 선생님들이 세상을 뜨는 비극은 아이가 시작한 것이 아니다. 아이는 어른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의 숙주일 뿐이다.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제대로 키우는 문제는 이미 가정의 문제를 넘어섰다. 경제적 가치를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음에도 불황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고통에 쌓여 있는 기업의 문제이기도 하고, 양육을 책임지는 가정의 문제이기도 하고, 숙주로 이입된 아이들을 치유하고 돌봐야 하는 학교의 문제이기도 하고, 성적으로 줄 세워야 하는 대학의 문제이고, 스스로가 병자임에도 서로를 비난하는 정치가들의 문제이고, 미래의 아이들이 대한민국에 태어나서 살아볼 수 있는 특권을 상실한 대한민국의 문제이기도 하다. 문제의 본질은 대한민국 전체가 아픈 것이다.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지에 삶의 운명이 바뀌는 사회적 부모가 많다. 이들 사회적 부모가 온 마을이 되어 나서야 아이를 제대로 양육하는 문제의 실마리가 보인다. 방향은 먹고사는 문제를 관장하는 경제적 가치를 드라이버로 삼는 것을 지양하고 다양한 새로운 공동체 가치를 복원해서 실현하는 것을 새 드라이버로 삼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먹고 살만한 나라가 되었음을 인정하고 경제적 가치를 넘어선 다양한 가치를 복원한 공동체를 통해 경제적 가치에 대한 선순환을 만들어내는 것이 과제다.
(사)한국조직경영개발학회 진성부모연구회가 출간한 <아이가 최고의 스승이었다: 진성부모의 난중일기>는 온 마을이 협업으로 나서기 전에 지금 시급하게 발등의 불을 꺼야 하는 부모가 어떻게 훈육에 개입해야 하는지를 연구한 부모와 아이의 네러티브다.
진성부모들의 난중일기의 공통점은 부모의 상처가 아이에게 전염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부모가 먼저 자신의 상처를 인정하고 이 상처를 환대하고 치유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부모가 아파서 누워 있는 자신을 삶의 주인으로 일으켜 세우지 못하면 아이를 환대하고 양육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부모가 자신의 아픔을 용기 있게 인정하고 자신을 주인으로 온전하게 일으켜 세우기 시작하면 자신보다 더 취약하게 아파서 쓰러져 있는 아이가 눈에 들어온다. 자신의 아이에게 자신의 문제를 투사 시켰다는 것을 깨닫는다. 진성부모는 아이의 아픔을 공감하고 환대하고 치유하여 삶의 주인으로 세우는 일을 한다.
진성부모가 아이를 환대하는 마지막 단계는 아이가 자신의 삶의 가치를 찾아서 길을 떠나도록 도와주는 떠나보냄이다. 아이가 자신처럼 경제적 가치를 삶의 최종 드라이버로 삼는 우를 범하지 않게 하고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서 삶을 살게 하고 이를 실천함을 통해 경제적 가치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만드는 삶의 지혜를 훈육한다.
대한민국의 미래의 운명을 공유한 사회적 부모에게도 아이를 제대로 키우는 일은 난제(Wicked Problem)이지만 양육을 직접 책임진 부모들에게는 더 큰 난제(Wicked Problem)이다. 책의 부제목이 <진성부모들의 난중일기>가 된 이유다.
아이를 온전하게 키우기 위해서 온 대한민국이 사회적 부모가 되어 협업으로 나서야 한다. <세이노>같은 경제적 가치로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의 자기개발 노하우가 베스트셀러가 되는 나라에서 벗어나야 한다. 먼 미래에 가장 취약한 청소년과 가까운 미래에 가장 심각하게 노출된 노인들의 자살률이 OCED 최고를 찍는 불명예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이들에게 난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아니라 답이 뻔하게 정해져 있지만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선제만을 뽑아 가르치는 대한민국 교육의 커리큘럼이 근본적으로 개정되어야 한다. 아이에게 금쪽이라고 이름 붙이고 아이를 환대하는 것처럼 연기해가며 아이를 오락의 대상으로 취급하는 TV 프로그램이 사라지는 나라를 소원한다.
우리 학회의 진성부모가 키워낸 아이들은 부, 명예, 지위, 권력에서는 최고 정점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생계에 지장이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서 가치를 구현해가며 누구보다 행복하게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살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삶의 영역에서 세상을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드는 난제를 푸는 일에 주체가 되어 협업하고 있다.
알라딘
===============================

아이가 최고의 스승이었다
진성부모의 난중일기
부모는 아이가 자신의 몸을 빌려 태어났다는 것을 빌미로 자녀를 자신의 분신으로 여기고 같은 정신과 몸을 가진 동일체로 키워내는 열망을 간직하고 자녀 교육을 시작한다. 이 열망을 성공적으로 실현하면 부모는 스스로를 성공한 부모로 자처하겠지만 이렇게 성인이 된 자녀가 자신을 부모 때문에 성공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부모의 기대와는 달리 성장한 자녀는 몸은 성인이 되었지만 아직도 주체적으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아이로 남아 있는 자신에 대한 비난을 모두 부모에게 돌릴 것이다.
부모들은 사랑한다는 미명으로 모범생이라는 침대를 만들어 아이를 눕혀 놓고 침대에 맞게 손발을 자르고 늘리는 고통을 부과한다. 이들이 이런 모범생 침대를 운용하는 이유는 아이를 누구나 부러워하는 의사, 변호사, 엄친아 엄친딸로 만들어 자신을 고양시킬 수 있는 영광의 트로피를 얻는 것이다.
모범생의 침대에 맞춰 자녀를 재단하는 방식의 자녀 교육은 가스라이팅이지 자녀의 성장 고통을 제대로 이해하고 긍휼로 사랑하는 행위는 아니다. 가스라이팅인 이유는 아이는 성장을 위해 부모의 보호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점과 아이는 이직 자신의 삶을 판단할 수 있는 성숙한 정신을 가지지 못했음에도 부모가 생각하는 모범생이라는 답을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주입시키기 때문이다. 아이가 모범생 침대를 벗어나려는 시도를 할 때마다 부모는 사랑을 앞세워 호소하지만 정말로 주체성을 가진 대부분 아이는 이런 유사사랑에 굴복하지 않고 더 강력하게 저항한다. 사춘기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반항하는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이 거짓 사랑은 아니지만 사랑을 포장을 한 유사 사랑이라는 것을 일찍부터 깨닫는다. 일찍 철들은 아이들만 부모의 무모한 기도에 반항한다. 나름 용기 있는 아이들이다. 대부분 아이들은 부모에게 맹목적으로 굴종당한다.
부모가 제공한 모범생 침대를 통해 기획되어 성장한 아이는 성인이 되어도 세상의 문제를 주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해결력을 획득할 수 없다. 죽은 날까지 부모가 나서서 문제를 같이 해결해주어야 하는 성인 아이로 성장한다. 문제는 이들 자녀들이 성인이 되어 풀어야 할 문제는 부모가 생각하듯이 사교육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답이 정해진 문제가 아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면 재력이 있는 부모는 나서서 돈으로 덮어가며 해결해준다. 하지만 모든 부모가 다 그런 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부모가 먼저 세상을 하직해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부모를 잃은 자녀는 다 큰 어른이 되어서야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서 독립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사는 방법에 대한 훈련을 시작하지만 하루 아침에 아이가 어른으로 태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독립적이고 주체적 어른이 된다는 것은 성숙의 시간과 각성 사건이 요구되는 일이다. 결국 부모 자녀 모두가 비극의 서사를 쓰고 있는 셈이다.
(사)한국조직경영개발학회 진성부모 연구회가 이 책을 통해 한국부모들의 자녀교육 문제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가는 주체적 인간으로 자녀를 훈육시키는 방식에 대해 새로운 대안적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아이를 자신의 트로피로 생각하고 자녀 교육에 혼신을 다 바치시고 계신 부모님들이 읽으시면 경악할 내용이지만 변화하는 미래 인재에 대한 현실을 지금이라도 용기 있게 직시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용기 있는 부모만 아이가 부모의 둥지를 떠나도 주체적으로 행복을 설계하고 주도하는 자녀의 삶을 응원할 수 있다.
많은 분들이 진성부모를 염원하고 있는 10분의 부모가 육아 전쟁터에서 쓴 난중일기를 읽으시고 사교육의 링커로 간신히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식물인간이 된 대한민국의 자녀교육의 문제를 공론화 시켜주셨으면 한다.
아이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가족이 아니라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 우리의 미래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어른들이 미래의 아이들의 사회적 부모가 되어야만 하는 책무를 이해했으면 좋겠다.
==========================================

#​온전한_어른이_되기_위해_풀어야_할_세가지_수수께기
자녀를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로 키우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찰스 루트위지 도지슨이 루이스 캐럴이라는 필명으로 1865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7살 소녀 엘리스는 언니와 강변으로 소풍을 나갔다가 회중시계를 보고 있는 토끼를 만나 토끼굴에 떨어져 도착한 이상한 나라에서 겪는 모험을 통해 어른이 됨에 대해 배우고 참된 어른이 되기 위한 각성의 씨앗을 품고 돌아온다.
(사)한국조직경영개발학회의 진성부모 연구회가 출간한 <아이가 최고의 스승이었다: 진성부모의 난중일기>는 아이를 어른으로 키운다는 것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하는 <모범생 침대 모형>이 역설적으로 아이를 어른으로 성장시키는 것을 어떻게 방해하게 되는지에 대해 곤혹스러운 질문을 던진다. <모범생 침대 모형>이란 아이를 모범생 침대에 눕혀 놓고 사교육 학원과 힘을 합쳐 아이를 침대 사이즈에 맞게 늘리고 침대보다 더 크면 잘라내서 침대 사이즈에 맞춰 키우는 전략이다.
산업화 시대에는 <모범생 침대 모형>이 답으로 보였는지 모르지만 지금처럼 재능, 지능, 전문성이 AGI와 로봇에 의해 민주화 되고 있는 초뷰카시대에는 위험천만한 자녀교육 모형이다. 사실 산업화 시대 <모범생 모형>에 따라 양육된 사람들이 어른이 된 지금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를 묻는다면 <모범생 모형>은 심지어 대량생산의 산업화 시대에도 자녀교육의 답은 아니었다. 그냥 재능과 머리를 타고난 소수의 사람들이 하니 모든 사람들이 의미를 모르고 이들을 벤치마킹해온 신화였을 뿐이다.
이상한 나라를 여행하고 있는 엘리스가 온전한 어른 되기 위해서 풀어야 할 세 가지 수수께기가 있다. 첫째는 시간에 대한 수수께기이고, 둘째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대한 수수께기이고, 마지막 수수께기는 자아에 대한 수수께기다. 이 세 가지 수수께기는 모범생 침대 모형을 벗어난 진성부모가 자녀를 온전한 어른으로 키우기 위해 던져야 할 시간, 공간, 자아의 경계를 이해하고 경계를 확장하기 위한 질문이다.
첫째, 엘리스는 시간의 경계에 관한 수수께기를 풀어야 온전한 어른이 되는 길을 찾을 수 있다. 아이였던 엘리스는 시간은 시계로 재는 물리적 시간인 크로녹스만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여행을 하면서 시간은 체험된 상대적 시간도 있다는 것을 배워가며 시간의 경계에 대해 어른들의 생각을 해체하기 시작한다.
엘리스가 여행 중 만난 붉은 개미 여왕는 어른으로 체험된 시간과 물리적 시간을 혼동하고 사는 대표적 주인공이다. 붉은 개미 여왕은 체험한 시간인 카이록스와 물리적 시간인 크로녹스를 혼동하고 있는 어른이다.
붉은 개미 여왕은 앨리스에게 "여기서는 같은 곳에 있으려면 쉬지 않고 힘껏 달려야 해. 어딘가 다른 데로 가고 싶으면 적어도 그보다 두 곱은 빨리 달려야 하고."라고 조언한다. 아인쉬타인의 조언처럼 체험된 상대적 시간은 자신이 달리는 속도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을 이야기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보다 먼저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두배로 빨리 달려야 한다고 조언하는 대목에서는 시간이 마치 물리적 시간에 의해 지배되는 것처럼 포장한다. 속도의 방향성과 시간의 경계를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은 악어 강으로 치닫고 달리고 있는 누우 떼처럼 모두가 길을 잃은 상태에서 빨리 달리면 먼저 악어의 먹이가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자신의 목적에 의해서 온전하게 채워진 방향성이 있는 체험한 시간만이 누우떼의 불운을 벗어나게 할 수 있음에도 잘못된 길로 이어지는 경주에서 오직 물리적 시간 경쟁만을 부축긴다.
부모들도 붉은 여왕개미가 가진 시간 개념을 아이에게 강요한다. 시간은 남들과 경쟁해서 얻어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아이들의 잠을 재우지 않고 맑은 정신에 사고를 제대로 훈련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은 학원을 뺑뺑이 돌리거나, 남보다 먼저 장소에 도달하는 선행학습이라는 물리적 시간경쟁에 올인한다. 어른의 시간개념은 낙오하면 도태된다는 진화론적 미신에 발을 담그고 있다. 미래에 대해 연구하는 학자의 관점에서 이런 진화론적 미신에 근거한 시간경쟁은 아이를 누우떼의 우두머리로 만드는 전략이다.
둘째는 잘못된 어른이 될 수록 현실과 환상을 구별하지 못한다. 앨리스는 이상한 약을 마시고 몸이 줄어들거나 커지기를 반복한다. 이상한 나라에서 자신이 살던 세상에서는 환상인 다양한 변혁을 실제로 경험한다. 몸이 수시로 커지고 작아지는 것은 기본이고 칠면조처럼 웃는 체셔 고양이, 끊임없이 화를 내는 공작부인, 엉뚱한 말을 하는 애벌레, 의문의 체스 게임 등을 만난다.
엘리스가 살던 세상에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 스스로 경험한 것만을 현실로 믿는 것을 말하지만 엘리스는 현실과 환상 사이의 경계가 자의적이고 이 경계를 제대로 관리하는 사람이 진짜 어른이라는 것을 배운다. 우리가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은 한정적이다. 우리는 이 한정적 데이터를 마치 전체 데이터인 것처럼 가정하고 우리가 본 것이 전체를 본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점에서 어른은 모두 코끼리를 만지는 눈뜬 장님이다. 진짜 어른은 우리가 눈으로 확인하지 못한 세상도 환상의 세상이 아니라 엄연하게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지만 현실을 구성하는 부분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눈으로 확인한 세상과 눈으로 확인하지 못한 더 큰 세상이 서로 협업해 우리의 세상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그런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사람이 어른이라는 것을 배운다.
이런 어른 훈련을 위해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에서 겪은 일들을 통해 성장한다. 그녀는 어른들의 세상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고, 자신만의 생각을 갖는 법을 배운다.
마지막 수수께기는 자아에 대한 질문이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서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은 엘리스에게 자아의 개념을 훈련시키기 위한 단서다. 엘리스는 이상한 나라의 비논리적인 상황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삶의 진정한 의미와 이 삶을 주도하고 있는 자신에 대한 질문을 던져가며 어른이 되는 법을 배운다. 온전한 어른이 되기 위해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수수께기다.
"나는 누구일까요?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요? 나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1장) "여기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 (8장) "나는 왜 여기 있는 걸까요?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12장)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에서의 삶의 의미를 찾지는 못하지만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고 성찰하는 법을 통해 온전한 어른됨의 진짜 의미를 배우고 돌아왔다. 엘리스는 삶의 의미가 하나의 정답으로 정의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의미 있게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 것이 제대로 어른이 되는 것이라는 것을 배운다.
"나는 나야. 그게 다야." (12장)
엘리스는 "나는 나야. 그게 다야."라는 말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엘리스가 제대로 된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드디어 삶의 의미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음을 의미한다.
앨리스는 지금까지 이어진 다양한 모험을 통해 제대로 된 어른이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지에 대한 마지막 질문으로 수렴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거야." (12장)
어른이 된다는 것은 스스로를 일으켜 세워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도 이해한다.
<아이가 최고의 스승이었다>는 자신의 자녀를 이상한 나라를 여행하고 있는 엘리스로 전제한 상상적 실험실이다. 10명의 부모가 <모범생 침대>에서 아이를 탈출시켜 온전한 어른이 되는 여행의 세르파로 나섰다.
<아이가 최고의 스승이었다> 북쏘다 세미나를 통해 자신과 자녀를 어른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물리적 시간에 갇혀서 체험된 시간의 의미를 잊고 산다는 것이나, 눈에 보이는 것만을 현실로 생각해서 눈뜬 장님의 생활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나, 삶의 주인자리를 남에게 위임하는 것이 아님을 같이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사)한국조직경영개발학회 진성부모연구회는 자녀를 제대로 된 어른이 되어 돌아온 엘리스로 키우는 부모가 되기를 소원한다.


===============================
“아이가 최고의 스승이었다”
김웅배 코치 소감문

어제 저녁 진성리더십아카데미에서 매 월 진행되는 짜라투스트라 특강에서 올 해 마지막 특강이 있었습니다. 그간 못 뵈었던 진성 도반님들 뵙고 인사도 나누고, ”아이가 최고의 스승이었다”의 저자 10분의 생생한 스토리르를 들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저자들께서 진솔한 자신의 삶의 스토리를 이 책에 담았다는데 있습니다. 그럴듯한 다이론들로 무장하고, 독자들의 변화를 위해 설득하려는 그런 류의 도서가 아닌, 저자 자신들의 삶의 스토리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독자들이 자신의 부모로서의 삶을 돌아볼 수 있도록 여운을 준 부분이 참 좋습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느끼는 부분이지만, 아이를 통해 나를 돌아보게 되는, 그래서 아이가 부모의 스승이 되어가고 있는 저의 모습도 돌아봅니다. 기성세대들은 자녀가 사회적으로 성공해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할 의도로, 부모가 경험한 경험치, 세계관, 성공에 대한 가정들에 기반해 아이들을 부모의 뜻에 따라 재단하지만, 이로 인해 아이들이 가진 고유성, 그리고 아이들이 살아가는 시대적, 사회적 맥락이 처참하게 무시되어지고 아이들은 그저 부모의 아바타가 되어 살아가는 현실에 경종을 울립니다.
아이는 결코 부모의 소유물이 될 수가 없다는 점, 아이도 각자가 고유한 전인적 인간이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들이 가지고 태어난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안전한 울타리를 만들어 주는 등대의 역할을 해 주면 될 것 이란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시대의 부모님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 보아야 할 필독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좀 더 확장해 생각해 보면, 조직 내에서 구성원들을 전인적 존재로서 어른으로 대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 보아야 할 부분입니다. 조직구성원은 뭔가를 일일히 알려줘야 하고, 통제해야 하는 대상으로 보는 암묵적 가정들이 조직 내에 깊이 뿌리 박혀 있는 현실 속에서, 얼마나 많은 조직 구성원들의 잠재적 역량들이 발현되지 못 하고, 그들의 자발성과 창의성을 앗아가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근원적 변화를 할 것인지? 생각해 볼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멋진 진성도반님들과 함께 할 수 있음에 참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번에 ”아이가 최고의 스승이었다”를 출간하신 10분의 도반님들, 그리고 윤정구 촌장님 다시 한 번 뜻 깊은 도서 출간을 축하 드립니다.

이름 패스워드 비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