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통찰이라고 할 때는 주로 내적통찰에 해당하는 Insight를 이야기하지만 이 내적통찰에 대응하는 외적통찰을 뜻하는 Outsight도 있다. 외적통찰은 밖으로 나가서 자신의 적절한 경계를 확인하고 자신이 활동할 수 있는 변화와 기회의 땅을 만들어가는 통찰이다. 내적통찰은 이렇게 밖으로 돌아다니는 자아가 지나친 변화의 원심력에 휘말려 길을 잃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구심력의 근력이다.

Outsight는 밖의 기회와 변화를 볼 수 있는 시야이고, Insight는 안에 있는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각이다. 외적통찰이 밖으로 멀리 뛰기 할 수 있는 시야를 확보해준다면, 내적통찰은 안으로 깊이 뛰기할 수 있는 시야를 확보해준다. 진성리더는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듯이 insight만을 가지는 것을 의미하기보다는 insight와 outsight를 관장하는 균형된 시각에 대한 책무를 가진다.

초연결 디지털 세상은 초뷰카로 변화하는 세상이다. 모든 사람들은 이 새로운 세상에서 변화의 속도에 휘말려 길을 잃는다. 길 잃음이 상수가 된 세상이다. 문제는 길을 잃었을 때 자신이 길 잃은 지점이 어느 지점인지 좌표를 찍어줄 수 있는 나침반이 없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나침반으로 자신의 좌표를 다시 찍어낼 수 있는 사람들만 이 지점을 중심으로 다시 길을 찾아갈 수 있는 지도를 그려낸다. 삶이 애자일하다는 것은 이런 나침반이 있어서 길을 잃어도 언제던지 다시 지도를 만들어낼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이 향유하는 근원적 자신감의 원천은 길을 잃어도 언제든지 다시 지도를 그려낼 수 있는 힘에 있다. 길잃음이 본질인 세상에 자신만의 나침판으로 지도를 그려낼 수 있는 근원적 자신감은 내적통찰 insight이 담당하는 역할이다.

현상학적 입장에서 분석해보면 리더가 Insight를 가진다는 것은 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밖으로만 내달리는 Outsight를 제어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세상을 이해하고 적응하기 위해 밖의 세상에 보낸 의식의 전령사가 자신에게 돌아오지 않아서 스스로 노심초사해서 이 전령사를 찾아나선 형국이다. 후서얼에 따르면 제대로 된 의식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자유롭게 투기되지만 일정 시점이 되면 자아에게 자유롭게 되돌아올 수 있을 때 최고의 건강성을 유지한다. 자신의 의식을 투기되었던 사물에게서 되돌아오게 하는 것은 의식의 방향전환의 문제여서 쉽지는 않다. 마치 길을 잃었음을 직감하면서도 타고난 본능은 자전거 패달을 돌리라고 명하고 이 명령을 따르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SNS의 회오리에 빠져 헤여나오지 못하는 것도 잃어버린 의식을 못 찾고 찾기 위해 방황히는 행위이다.

아프리카에 파견된 선교사들 사이에 전설처럼 전해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선교사가 원주민과 같이 달리고 있었는데 어느 정도 달리니 원주민이 달리기를 멈춰섰다는 것이다. 선교사가 왜 멈추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원주민이 대답하기를 너무 빨리 달려서 자신의 영혼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어서 영혼을 기다린다는 것이다. 원주민은 몸을 돌려 길 잃은 영혼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달리는 선교사는 Outsight의 주인공이고 선교사와 원주민이 기다리는 것은 영혼이라는 Insight이다.

초뷰카시대 리더십의 문제가 길 잃음이어서 내적통찰을 상대적으로 강조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최근들어 외적통찰을 다시 조명하는 연구들이 등장하고 있다. 길을 잃었을 때 자신의 나침반으로 길 잃은 지점을 확인하고 이 지점을 중심으로 지도를 그려낼 때 더 이상은 주먹구구식으로 그려내서는 안된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제대로 된 외적통찰 Outsight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Outsight 능력으로 제대로 된 지도를 그려내기 위해서 자신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에 척후병을 보내고 이 척후병들이 서로에게 연락해가며 본 것들에 대해 협업할 수 있도록 연락망을 구축하는 것이 Outsight의 핵심이다. 마치 블랙홀을 처음 발견했을 때 세계의 각지에 흩어져 있던 8개의 전파망원경을 네트워크로 연결해서 지구크기만한 가상망원경을 만들어내서 블랙홀을 찾아낸 원리와 같다. 자신의 중심으로 돌아오는 원심력을 넘어서 자신이 가야할 전후좌우 사방팔당에 다윗급에 해당하는 척후병을 보내 포스트를 건설하고 이 포스트와 포스트를 연결해서 지도작업을 위해 협업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못한다면 초뷰카시대의 원심력을 제대로 극복할 방법이 없다.

리더가 새로운 세상의 지도를 그리기 위해 보낸 다윗급의 척후병이란 전문성을 상징한다. 초뷰카시대 제대로 된 외부통찰은 한가지 전문성으로 승부될 수 없다. 전문성과 전문성이 연결되는 연결망을 구축해서 전문성들이 협업하는 구조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기회을 포착하거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방법이 없다.

Chat GPT시대가 열려서 다양한 전문가급의 Outsight를 확보하는 것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이런 시대의 승자는 자신이 해결해야할 문재를 중심으로 다양한 전문가들을 확보하고 이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블랙홀이라는 기회 혹은 위기를 관찰해낼 수 있는 협업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달려있다. 초뷰카시대 위기나 기회를 찾아낼 수 있는 Out sight는 마치 장님들이 코끼리를 만져가며 코끼리 실체를 알아내는 과정과 비슷하다. 장님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해서 알아낸 부위를 연결해 코끼리 전체의 모습을 그려낼 수 있는 능력이 Outsight 능력이다.

진성리더라면 이런 다윗이 본 것들을 종합해서 자신만의 울타리를 만들고 이 심리적 평온함을 가져다 준 울타리 안에서 자신의 진북을 향한 여행의 내러티브인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이다. 진성리더는 밖으로 멀리뛰기할 수 있는 시야인 외부통찰 Outsight와 안으로 깊이 뛰기 할 수 있는 시야인 내부통찰 Insight을 모두 가진 리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