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구
리더십 톱날 세우기
(Sharpen Our Leadership Saw)
어느 산골에 수도승이 수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 수도승이 세상과 교신하는 유일한 방법은 낡은 단파 라디오를 통해서 입니다. 어느날 수도승은 단파 라디오를 통해서 올해 겨울은 예년보다 일 개월 빨리 올 것이라는 예보를 듣게 됩니다. 마음이 급해진 수도승은 기로에 놓여있습니다. 예년 같으면 지금쯤 겨울나기 땔감 준비를 위해서 톱의 날을 세우고 도끼의 날을 세우는 일에 시간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심사숙고 끝에 수도승은 아무래도 지금이라도 당장 나무를 시작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시간이 너무 없기 때문입니다. 날이 녹이 슬고 무뎌진 톱과 도끼를 들고 나무를 하러 나갑니다. 그러나 누구나 다 예측했듯이 힘만 들고 생산성이 떨어집니다. 마음이 더 바빠진 수도승은 지금까지 했던 대로 더욱 열심히 일합니다. 그러나 수도승이 그러면 그럴수록 더 쉽게 지쳐 갑니다. 그 해 겨울 수도승은 겨울을 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나무를 못해 동사하고 말았습니다.
조직의 역량이 팀이라는 엔진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지금과 같은 시대에는 자신이 아무리 개인적으로 뛰어난 기술적 역량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조직의 성과가 팀원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들을 결합하여 공동의 목표를 향하여 동원할 수 있는 능력에서 산출되기 때문입니다. 다른 팀원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내 자신의 역량과 결합할 수 있게 하는 능력, 필요한 역량을 팀원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과 연계해 개발하는 능력, 조직이나 팀의 역량을 기반으로 불확실성의 망망대해에 성장의 목표를 설정하고 자신 있게 팀원들을 뛰어들게 독려할 수 있는 역량은 리더십 역량입니다.
지금처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리더십 역량을 세운 다는 것은 수도승이 날을 세우는 작업을 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매일의 일상에서 경험하고 있듯이 우리에게 겨울은 항상 빨리 올 수도 있고 그럴수록 리더십 역량은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 가장 먼저 세워야 하는 톱의 날입니다. 이와 같은 리더십 역량이라는 톱의 날이 제대로 세워지지 못했을 경우 우리는 결국 과거 내가 잘 해왔던 기술적 업무 역량에만 집착하게 되고 이 역량들에 지나친 의존은 미래의 메가 트랜드와 고객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전략적 시각을 잃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