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졸업생이 보내준 [진성리더십] 독후감:
나는 오른쪽 팔꿈치에 작은 상처가 있다. 어렸을 적 가파른 내리막길을 친구들과 롤러브레이드를 타고 내려가다가 생긴 것이다. 내리막길에서 속도를 멈추려면 일부러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넘어지는 수밖에 없었지만 나는 그것을 선택하지 못했다. 지금 추억하면 참 바보 같은 모습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들은 성인이 된 후에도 비슷한 실수를 하며 살아간다. 새로운 선택을 할 용기가 없어서, 당장의 안락함을 추구하기 위해 스스로를 내리막길에서 계속 내려 보낼 때가 많다. 이러한 실수는 거대한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에게도 나타난다. 윤정구 교수의 <진성리더십>은 리더 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에서 자신을 잃고 방황하고 있는 영혼을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진성으로 가는 길을 보여주는 등대 같은 책이다.
<진성리더십>에 따르면 인간은 두 종류의 정신모형이라는 지도를 가지고 살아간다. 정신모형Ⅰ은 과거의 체험을 근거로 만들어진 지도이며, 정신모형Ⅱ는 앞으로 살아갈 목적지를 찾아가기 위한 지도이다. 즉, 정신모형Ⅰ은 살아오면서 생긴, 삶에 대한 자신만의 노하우(know-how)라면 정신모형Ⅱ는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삶의 방향을 이끄는 노우와이(know-why)이다. 우리는 가끔씩 "왜 사는가?"라는 질문을 재미로, 혹은 진지하게 주변 사람들과 주고 받는다. 쉽게 들을 수 있는 대답은 "그냥 사는거지" 혹은 조금 격한 어조로, "죽지 못해 사는거지"이다. 많은 사람들이 정신모형Ⅰ은 갖고 있지만, 정신모형Ⅱ를 제대로 갖추진 못 한다. 삶에 대한 사명 없이는, 자신의 한정된 경험으로 세상을 속단하고 편파적인 정보처리를 고집할 수 있다. 이때 흔히 발휘되는 것이 '방어기제'인데 소위 '싫은 소리'를 멀리하고 달콤한 사탕발림의 말만 듣길 좋아하는 현상이다. 삶은 정신모형Ⅰ만으로 쉽게 풀리기도 하지만, 반드시 한 번 씩은 큰 시련과 위기를 안겨준다. 이때 정신모형Ⅱ의 힘이 발휘된다.
이는 거대한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에게서도 매한가지이다. 조직의 리더가 진성리더인지 진성리더이기를 흉내내는 유사리더인지를 구분해주는 기준도 바로 이 정신모형Ⅱ에 달려 있다. 진성리더는 단순히 특정 커뮤니케이션 기술, 능력, 지식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의 품성이다. 이는 본 책에서 인용된 Richard Emerson의 말에서 잘 나타난다. "당신의 품성이 아주 큰 소리로 당신에 관해 설명해 주기 때문에 말로 하는 소개는 잘 들리지 않습니다." 품성을 구축한 리더는 향기를 통해 조직원들과 사명을 공유하고 조직을 이끌어간다. 빈 수레의 리더일 수록 더 화려한 언변으로 사람들을 설득하고 또 채찍질하는 데에 힘을 쓴다. 우리는 이런 유사리더들을 더 많이 봐왔기 때문에 '경영', 'CEO', '대기업'이란 단어에 쉽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연관시킨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들은 카리스마 있는 관리자가 될 지는 모르나, 진정한 의미에서 리더는 아니다. 진성리더는 뚜렷한 사명을 통해서 조직 구성원의 마음을 임파워먼트 시킨다. 누구에게나, 어느 조직에게나 이러한 리더는 너무나도 필요하다.
<진성리더십>은 자신의 삶 속에서 아직 이러한 리더가 되지 못하고, 배회하는 사람들에게 '각성체험'이 되어 줄 책이다. 가끔은 책이 가장 훌륭한 멘토가 되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진성리더십>에는 다양한 기업들의 재미있는 사례와 역사 속 진성리더의 일화가 담겨 있다. 나아가, 진성리더로 나아가기 위한 실천 및 학습원리까지 상세하게 담겨 있어서 누구나 자신의 삶을 반추하고 개선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존재이유인 사명을 복원하여 더 건강하고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저자의 메시지가 참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