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고삐 풀린 코브라 현상이 실제로 조직 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마치 구소련이 붕괴되자 서방세계를 대항해서 만들어진 모든 무기들이 마피아들을 무장시켜서 러시아를 마피아의 천국으로 만든 형국과 같은 일이 조직 안에서도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장본인은 경영전략이다. 외부의 경쟁상대를 향해서 써야 할 경영전략이 먹혀들어가지 않자 종업원들은 경영전략을 처세술로 바꾸어 동료들과 경쟁에서 이기고 자신이 살아남는 전술로 전용해서 쓰기 시작했다. 구성원들을 살해하는 코브라 농장을 키운 것이다.

전략은 반드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동원되는 수단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이런 전략의 수단으로서의 의도를 상실하면 전략은 구성원들을 죽이는 코브라로 변신한다. 왜 그럴까? 전략은 현실의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 이해를 근거로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지룃대이다. 하지만 의도를 상실한 전략은 현실에 대한 이해에 바탕을 두고 있지 못한다. 오히려 기존에 성공한 전략에 현실을 꿰어 맞추는 현상이 생기고 이런 일이 지속되면 현실은 심각하게 왜곡되어 코브라 농장을 만들어키우다 코브라를 풀어준다.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은 L자 경기의 국면을 지나고 있어서 어떤 기업도 성장자체가 전략이 될 수 없다. 지금 우리가 지나가고 있는 현실은 어두 컴컴한 터널이다. 이 터널 중간 중간은 막혀 있어서 이것을 뚫지 못하면 다음 단계를 진행시킬 수 없다. 현실적 상황이 이와같음에도 불구하고 갑갑한 마음에 현실을 왜곡하기 시작한다. 지금 상황을 고속도로 위를 남보다 빨리 달리는 상황이라고 왜곡한다. 이런 현실에 대한 왜곡된 판단을 근거로 이전에 성공했던 전략을 밀고 나간다면 추락의 행보를 시작한 것이다. 터널을 지나고 있음에도 고속도로를 달리는 상황이라고 상상하기 때문에 작년에 매출 1조원을 했으면 향후 3-4년에 2조 매출을 달성한다와 같은 허황된 비전을 밀고 나간다.

지금 모든 전략적 의도는 터널을 통과하고 터널의 막힌 부분을 뚫어야 하는 일에 집중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잘못 판단하여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고 착각한 것이다. 여기에 전략의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해 실제 2조의 목표를 달성하면 엄청난 인센티브가 주어질 것이고 만약에 달성하지 못한다면 해고의 위험를 하겠다는 벼랑끝 전술을 붙인다. 이런 현실적으로 달성이 불가능한 목표를 할당받은 종업원들이 해고를 피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자신에게 할당된 KPI를 채울 수 밖에 없다. 이러는 과정에 자신이 살기 위해 전략의 또 다른 이름인 처세술을 동원한다던지 자신보다 약한 사람들에게 성과를 밀어내기 식으로 달성하는 소위 갑질을 저지른다.

지금 한국에서 만연하고 있는 처세술, 갑질, 불공정성, 부패의 원천도 따지고 보면 경영자들이 현실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과거의 성공전략이었던 성장일변도의 전략을 밀고 나간 것에서 파생했다.

지금 경영자들이 전략을 동원해서 해결해야 할 현실은 막힌 터널을 뚫고 이곳을 벗어나는 자신만의 혁신적 솔루션을 마련하는 것이다. 터널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막혀 있는 터널 속에서 달리라고 몰아칠 것이 아니라 혁신적 방법을 통원해서 터널을 뚫는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 터널 속에서 달리라고 강요하는 경영자들은 구성원을 설국열차에 태우고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황금수도꼭지: 목적경영이 만들어낸 기적> 
4장 내용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