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어테일 (lyretail) 이야기

    생태계에서 성 정체성을 나누는 기준은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절대적이지 않다. 특히 어류들은 상황에 따라서 성전환을 자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류학자들 사이에서 성전환과정이 비교적 잘 규명된 물고기 중 하나는 라이어테일 (lyretail)이다. 라이어테일은 태평양 등 열대 바다의 산호가지 속에 은신하며 큰 군락을 이루고 살고 있는 송사리 과의 예쁜 산호초 물고기이다. 어류학자들은 라이어테일이 모두가 암컷으로 태어났다가 상황에 따라 수컷으로 성전환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암컷 중 몇 마리는 슈퍼수컷으로 성장하는데 이 슈퍼수컷은 색이 다른 암컷보다 더 검으며 남들보다 더 큰 등과 꼬리지느러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슈퍼 수컷이 거느리는 암놈의 숫자는 1500여 마리 정도로 알려져 있다. 라이어테일에 대한 실험결과 집단에서 수컷을 제거하면 암컷이 시간표에 맞춰 수컷으로 성전환 하여 자신들의 종족의 정체성을 지켜내는 것이 밝혀졌다. 우두머리 수컷을 제거하면 서열로 정해진 우두머리 암컷이 곧바로 성전환을 진행하였다. 우두머리 암컷은 수컷이 되기 위해 색깔이 검어지고 고환도 성숙되고 행동도 수컷의 행동을 하게 되는데 그 시간이 불과 수 주일에 불과했다. 변화챔피언은 라이어테일처럼 자신의 종족의 정체성을 보전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자신의 성정체성마저도 과감하게 포기하고 전환시키는 변화의 정신과 기법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