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구성원들에게 심리적 울타리를 마련해주는 사람이다. 구성원 마음에 든든한 심리적 울타리가 만들어지는 원리는 부하들이 실수를 해서 책임질 일이 생길 경우 리더가 나서서 대신 책임을 져주고, 반대로 리더가 칭찬을 받을 일이 있으면 이 공을 부하들에게 돌려주기 때문이다. 부하들 마음에 심리적 울타리가 만들어지는 원리는 리더가 자신의 욕심을 버리는 자기희생 때문이다. 리더의 자기희생이 외부에서 이입되는 불확실성 막아주는 방파재 역할을 한다.
MB라는 사람은 이 자기희생을 통한 심리적 울타리 리더십을 거꾸로 실천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주지하다시피 자신과 관련되어 떠오르고 있는 모든 문제는 측근이 한 잘못으로 돌리고 있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재산관리인인 이병모 청계재단 이사장, 이영배 금강 대표, 김성우 다스 사장, 조카인 이동형 다스 부사장, 뇌물 공여자로 지목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의 진술에 대해서 "자신들의 처벌을 경감받기 위한 허위진술이 아닌가 생각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결과적으로 자신은 지금까지 이들의 꼭두각시였다는 주장이지만 이 야기를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다른 한편 자신의 공은 최대한 챙기고 있다. 이번 검찰조사에서 MB는 자신의 재임 중 국가를 위해 얼마나 많은 공헌과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를 증명하기 위해 자신의 재임 기간 순방 일정 등이 담긴 일정표까지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 관계자가 이 일정표의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나라일로 굉장히 바쁘셨다는 취지가 담겼다."
어떻게 우리 국민은 리더십을 거꾸로 실천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았을까? MB가 연기의 달인이었기 때문이다. 많은 의혹에 대해 예수님 흉내내가며 "누가 나에게 돌을 던질 수 있습니까?" "나는 그런 삶을 살지 않았습니다." "도곡동 땅이 어떻다구요? BBK가 어떻다구요? 다 새빨간 거짓말입니다."라고 소리치는 카리스마의 연기에 속았던 것이다. 국민들 뿐 아니라 최 측근까지 속였던 MB는 지금까지 거쳐간 대한민국의 대통령 중 연기력이 가장 뛰어났다.
리더십을 연기하는 리더를 유사 휘발류에서 이름을 빌려와 유사리더라고 칭한다. 겉보기에는 휘발류보다 더 휘발류처럼 보이지만 속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연기하는 이유는 자신의 욕심 때문이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는 자신이 진짜처럼 하는 연기가 통해야 한다. 연기가 발칵되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난다. 유사리더의 생존원리는 사기꾼의 생존원리와 같다. 사기꾼도 사기를 치기 전까지 누구보다 순수하고 믿을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상대에게 연기할 수 있어야 자신의 탐욕을 챙길 수 있다. 사기의 성공은 연기력에 달려 있다.
기록을 보면 MB는 현대건설 사장 때부터 유사리더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연기력으로 욕심을 숨겨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채득했다. 대한민국 여기저기에 차명으로 사논 땅을 보면 국가를 자신의 욕심을 챙기기 위한 수익모델로 삼을 정도로 야욕에 넘쳤다. 또한 종교와 대통령의 후광까지 연기도구로 사용해 누구보다 뛰어난 리더십 연기력을 선보였다. MB가 연기의 주연배우라면 지금 혐의선상에 오른 모든 사람들은 이 연기의 조연배우였다. 아마 이들도 MB의 연기에 속았을 것이다. 아마 MB도 자신의 연기력에 도취해 자신이 연기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연기했을 수도 있다.
지금 MB의 구속 여부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제 국민 대부분은 MB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리더십을 연기했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같다. 검찰에 출두할 때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와는 달리 국민 어느 누구도 나서지 지지하지 않았다 국민은 이미 마음 속에 유사리더이자 연기자 MB를 버린 것이다. 지금이라도 본인의 죄에 대해 자복하고 용서를 받는 것만이 속아 넘어가 준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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