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관리는 성과측정을 위한 수단이다. 성과를 산출하기 위해서는 원인과 결과을 모두 볼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황금알이라는 결과를 얻으려면 건강한 거위가 전제되어야 한다. 황금알은 결과이고 거위는 원인이다. 목표관리의 문제는 성과측정의 결과에 집중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원인을 붕괴시킨다는 점이다. 목표에 쫒기다보면 사람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아서라도 자신의 목표를 달성한다. 목표관리를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회사는 일 이년이 지나면 자신의 건강했던 거위가 병이들었다는 것을 발견하고 놀라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균형성과표를 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분이 있을 수 있다. 애석하게도 균형성과표는 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 이론적으로 균형성과표는 보이지 않는 원인도 지표로 만들어서 관리하자는 의도로 만들어졌다. 성과측정의 원인과 결과과 균형되게 관리됨에도 일단 성과지표가 개인에게 할당되면 이 성과지표는 생존을 지향하는 개인의 목적이 된다. 회사는 회사의 전략을 달성하는 더 큰 목적을 위해서 성과지표를 수단으로 할당하지만 성과지표를 할당받은 개인에게 이 이야기가 의미있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개인에게는 자신의 생존을 위한 목적이 된다. 회사의 전략적 목표와 반하는 방법이라도 내 성과지표만 달성하면 된다. 실제로 성과지표를 달성해야 생존하는 종업원에게는 회사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개인성과지표가 달성된다. 성과지표가 회사의 비전을 달성하는 수단이 아니라 개인 생존의 목적으로 전치되고 따라서 달성되는 과정에서 회사의 전략이나 비전은 언제든 희생된다. 회사의 전략과 비전을 희생해서 개인의 성과를 챙길 수 있는 방법은 회사운영에 슬랙이 있는한 수도 없이 많다. 역설적으로 개인의 성과가 달성될수록 회사의 비전과 전략은 탈선하고 권모술수와 조직정치가 난무한다.
이와 같은 부작용은 회사가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사명에 대한 목적지를 상실한 회사에서 직원들을 성과지표로 몰아세울 때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된다. 회사의 사명은 죽어 있는데 전략적 무기로 무장한 경영자만 넘치는 회사가 필연적으로 겪는 문제이다. 전략이 사명과 목적이라는 의도를 상실할 때 전략은 자신들을 살상하는 무기로 돌변한다.
성과지표 없이 사는 방법은 없을까? 그럴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몇가지 고려해보이야 할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첫째 성과지표의 개념을 개인의 성공 개념보다는 남들의 성공을 돕는 일에서 내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의 개념으로 전환해 측정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보수의 원래 정의는 개인의 성과에 대해서 회사가 지불하는 돈이 이니다. 보수는 회사가 고객을 위해 가치창출한 댓가로 고객이 회사구성원들에게 주는 보상이다. 회사가 대리인으로 개인에게 공정하게 배분하는 책임을 맡고 있을 뿐이다. 이런 점에서 공정성은 경영자가 선택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니라 경영자가 고객과 사회에 대해서 져야할 사회적 책임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성과자료에 데이타 이상의 지위를 부여하지 않을 수 있는지이다. 경영의 목적은 회사가 변화를 통해 도달해야할 사명이지 성과측정을 통해 달성한 단기적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의 성과평가 결과가 나왔을 때 이 결과가 회사의 비전을 달성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방해가 되었는지 미래 지향적으로 평가하는 워크샵이 필수적이다. 성과평가는 과거에 대한 평가이지 미래에 대한 평가는 아니기 때문이다.
요즈음 많이 논의되고 있는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도 회사에 따라 조직의 사명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는지를 따라서 선택할 문제이지 GE에서도 절대평가로 전환했으니 우리도 당연히 따라해야 한다는 식의 태도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단 절대평가를 하던 상대평가를 하던 데이터를 산출하는데는 가능한 영향을 받는 많은 사람들이 평가에 참여하여 간주간적 (intersubjectivity)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평가하는 방법도 한 가지 방법보다는 다양한 방법이 도입이되어 방법론적 편향(Method variance)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절대평가의 가정도 객관적 평가가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서 만들어진 것인데 인간이 신이 아닌 이상 100% 객관적인 평가를 도출할 방법은 없다. 신의 흉네를 내기보다는 인간의 주관성을 인정하고 대신 평가에 영향을 받는 주관성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모여 간주간적으로 합의를 통해 만든 주관성이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객관성이다. 인간의 객관성이란 자신의 주관성을 인정해가면서 다른 사람과의 주관성과 협의해 합의를 내릴 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