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전령사,
진성리더가 몰려온다.
최근 번지고 있는 미국의 월가 시위에서나, 국가부채로 흔들리는 유럽국가에서의 시위, 민주화의 격동기를 겪고 있는 아랍국가의 정치적 시위, 개발도상국의 시위, 이들 시위 현수막에 공통적으로 들어간 화두의 구호는 ‘탐욕과 부패의 추방’이었다. 이와 같은 구호의 이면에는 탐욕과 부패에 식상한 사람들이 진정성이 통용되는 사회에 대한 한결같은 열망이 담겨있다. 이들의 시위는 꼼수, 탐욕, 사기로 승부하는 가짜리더들이 지배하는 시대를 넘어서서 진정한 땀의 가치를 존중하는 진정성 넘치는 리더, 즉 진성리더 authentic leader가 지배하는 시대에 대한 열망을 표출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진정성이 있는 리더에 대한 열망이 사회 보편적 이슈로 떠오른 지 오래다. 그간 한국사회는 어느 사회 못지않게 진정성이 결여된 리더의 폐해를 경험해 왔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정치영역의 리더에 대한 진정성의 부재는 전통적으로 뿌리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단골로 제시되었던 논쟁도 능력은 있으나 청렴성으로 대표되는 진정성은 거의 모든 정치가들에게서 문제가 되었다. 대부분의 장관 후보자는 자기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인생을 진솔하게 살아 왔는가 하는 진정성의 측면에서 모두 낙제점수를 받았다. 심지어 대통령은 능력만 있으면 청렴성에 흠집이 있어도 괜찮다는 시대착오적 논리로 진정성 논쟁에 불을 붙였다. 결국 모든 후보자들은 ‘강부자, 고소영 정권’이라는 말 자체가 무색할 정도로 불법 재산증식, 세금탈루, 위장전입 등에서 진정성의 산을 넘지 못했다.
국민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야 할 종교지도자들의 진정성은 더 가관이다. 최근 대형 개신교 목사들을 중심으로 한 스캔들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성직자들의 진성리더로서의 자질에 회의를 품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종교지도자들은 실제로 많은 신도들에게 직접적 존경의 대상이 되고 이들이 보여주는 리더십은 신도들에게 역할모형으로 학습된다는 점에서 종교영역에서의 리더십은 사회 어떤 영역보다도 영향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훌륭한 성직자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자신도 사회에 지대한 공헌을 하는 리더로 다시 태어난 사례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혼동과 방황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찾아서 꾸준히 노력할 수 있는 것도 이들이 신도들에게 북극성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이 보여주는 일거수일투족의 바람직한 리더상은 신도들의 마음에 자리 잡게 되어 사회적 시민행동의 원동력이 된다. 그러나 최근 대형교회의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드러난 탐욕은 진성리더십과는 거리가 먼 행동들이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켜왔다.
이들 뿐만이 아니다. 한 국가의 사회질서를 책임지는 검사 판사들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에게 검사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떡검, 성접대, 뇌물일 정도로 이들의 부패는 상상을 초월한다. 최근에는 비교적 깨끗할 것으로 믿었던 여검사조차도 변호사로부터 벤츠차를 제공받고 사건청탁을 들어준 사건까지 터졌다. 여검사들의 진정성도 더 이상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검사들은 부패했다. 정치검사들이 판을 치는 분위기를 반영하듯 평판도 조사에서 검사들은 정치인 다음으로 진정성이 떨어지는 집단으로 보고되었다. 전관예우로 자신의 철밥통을 서로 채워주기에 바쁜 판사들도 진정성이 떨어지는 사회적 엘리트이기는 마찬가지다. 최근에 개봉된 영화 ‘부러진 화살’에 대한 국민들의 뜨거운 반응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다른 사회 영역의 엘리트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 마디로 한국 사회지도층에서는 진정성을 찾아보기란 하늘에 별 따기다. 이들을 보고 배울만한 것이 없다. 이런 사정은 한국사회가 건강한 시민사회로 성숙하는데 많은 장애가 되고 있다. 이들은 일반 국민들이 진성리더로 태어나는 토양이라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아이러니컬하게 한국사회는 소위 난다 긴다 허세를 부리는 사회적 엘리트들 득세에 일반서민들이 서서히 진성리더로의 꿈을 잃어가고 있다.
진정성이 있는 사회적 엘리트의 부재로 파생되는 문제를 국가적 차원해서 해결하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향유해왔던 우리나라의 성장 버블이 꺼지는 것도 시간문제이다. 한국에서 최근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고속성장 속의 빈곤, 중소 협력업체의 동반성장 문제, 청년실업, 비정규직 처우, 빈부격차 같은 양극화의 현안들은 사회의 토양이 점점 산성화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기업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토양인 사회가 자꾸 산성화되어간다면 결국 신자유주의 경제의 최대의 수혜자인 기업들의 성장동력도 조만간 시들게 되어 있다. 국민들은 신자유주의 원리만을 신봉해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을 최고로 믿고 혼자서만 독주하는 기업들이 사회라는 공동의 초지를 황폐화 시키는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런 기업들이 주도하는 사회는 비극적 종말을 맞게 되어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진정성의 기미가 보이는 사회적 엘리트의 스토리가 알려지면 나라 전체가 열광할 정도로 진정성에 온 국민이 목말라하고 있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진성리더를 어떻게 선발하고 육성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진성리더에 관한 책은 고작 번역서만 한 두 권 소개되고 있는 정도이다. 본인이 알기로는 한국의 주요학술지에 아직까지 학술 논문도 수록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본 저술의 목적은 진정성의 원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려 한국사회를 복원시키는 일에 일조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진정성을 기반으로 한 리더인 진성리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기해 한국에서도 이러한 리더의 육성과 개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서이다.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1961년 1월 20일에 있었던 취임연설에서 “횃불은 새로운 세대에게 넘겨졌다”고 선언했다. 이 선언에 응답해 많은 미국 시민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작든 크든 자신만의 신화적 스토리를 창출해서 지금의 미국을 만들었다. 지금의 한국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시대의 사명을 담을 횃불은 기존의 병들고 부패한 기득권 세력에서 진정성 넘치는 새로운 젊은 세대로 넘겨지고 있다. 역사적 전환점에서 바통을 이어 받을 젊은 세대들은 시대를 어지럽히는 피리소리에 끌리기 보단 시대의 나팔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시대의 나팔 소리는 새로운 세대의 리더들에게 다음과 같은 진정성의 복원을 요청하고 있다.
돈보다 나침반을 선택하라.
자신만의 신화적 삶의 스토리를 만들어라.
혼자 앞장서 뛰기보다 동행과 같이 걸어라.
소통은 귀가 아니라 가슴에 대고 하라.
품성으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라.
신성한 차이로 족적을 남겨라.
주) 진정성이 결여된 리더십은 단기 실적경쟁과 결탁하여 국가의 성장을 키워온 반면 장기적으로는 불평등과 부패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예를 들어 2011년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OECD 34개 회원국 중 경제성장률은 2위, 국내총생산 (GDP)는 10위로 상위권이지만, 국민 1인당 GDP는 34개 회원국 중 26위,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2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