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1-20 10:35
[N.Learning] 설사 내일 죽더라도 오늘은 복숭아 나무를 심겠다.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681  
설사 내일 죽더라도 오늘은 복숭아 나무를 심겠다.
<급진거북이: 진성리더의 변화전략>
스피노자는 말했다.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보통 이 문장은 우리가 어떤 어려움에 처했을 때 자주 인용된다. 이 문장에서 중요한 것은 사과나무 자체가 아니라, 나무를 심는 행위이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고 해도 오늘 해야할 사명은 오늘 하겠다는 의미다. 사과나무를 심을 계획을 했기 때문에,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는 것과 무관하게 미래의 지구를 위해 사과나무를 심고 가꾸겠다는 것이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내 사명이 명하는 대로 살겠다는 의미이다.
스피노자의 사과나무가 떠오른 것은, 급진거북이 정신을 표현하는 ‘도이불언 하자성혜’라는 말 때문이다. ‘도이불언 하자성혜’란 복숭아나무와 자두나무는 굳이 자신이 선전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찾아오게 마련이고, 그렇기 때문에 과수원 언덕 밑에는 저절로 큰 길이 생긴다는 말이다. 사실 처음에는 둘 다 유실수를 언급한다는 점 때문에 스피노자의 말이 떠올랐다. 굉장히 단순한 이유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두 말 다 목적의 진정성을 밀알로 가져와 사명으로 실현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목적의 진실성은 윤정구 교수의 저서 <급진거북이> <황금수도꼭지: 목적이 이끄는 기적> <진성리더십: 21세기 리더십의 새로운 표준> <100년기업의 변화경영>을 관통하는 핵심 표현이다. 목적은 내가 세상에 개입할 수 있는 순간까지, 세상이 더 나아지고 행복해지는 공공선을 실현되는 상태를 만들어내겠다는 약속이다. 급진 거북이가 약속한 목적의 진정성은 세상에 대한 나의 개입이 끝난 상태를 생각해보고, 그 지점에서 현재까지 이르는 길을 찾아낼 때 가능하다. 스피노자가 이 역 시간 과정을 추적해 사과나무를 심었다면 급진 거북이가 목적을 현재로 가져와 심어낸 나무가 복숭아 나무다.
급진 거북이가 되려면 미래와 현재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목적을 무작정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생각해서 목적에 도달하는 지도를 그려내야 한다. 특히 중요한 점은, 목적은 변하지 않지만 현재의 상태는 계속해서 변하기 때문에 지도도 함께 업데이트를 해야한다. 그렇게 나를 설득할 수 있고, 결실을 만들어서 남들도 설득할 수 있을 때 목적에 대한 진정성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어 살아가려면, 내가 생각한 종착점에 안정적으로 도착하려면 이 지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급진 거북이를 읽으면서 다시 한번 중요하다고 깨달은 것은, 성공 횟수에 집착하며 매번 치열하게, 조마조마하게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거지로 태어나 왕으로 죽는 삶의 플롯과 왕으로 태어나 거지로 죽는 사람들의 실패와 성공의 빈돗수는 같다.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학습을 염두에 두고 성공과 실패를 어떻게 배열하는지의 문제이다. 목적에 대해 각성을 하고 나면 성공과 실패의 횟수는 숫자에 불과하다. 왜 내가 보수적인 성격이 될 수밖에 없었을까 라고 생각을 해보았는데, 삶의 목적이 부재한 상태에서 실패를 두려워하고 성공만 추구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책을 읽으면서 목적 각성의 필요성을 느끼고, 목적을 구체화하려고 복숭아 나무를 심고 가꾸다 보니 실패하는 것 자체는 절대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성공과 실패의 빈도수가 아니라 지금은 거지 상태일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내어 왕인 상태로 세상에 마침표를 찍으면 된다. 실패를 학습의 기회로 보고, 그래프를 만들기 위해 계단을 쌓는 프로세스를 세상이 끝날 때까지 해낼 수 있는, 지속가능한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노력의 원천은 목적의 진정성에서 우러나온다.
책을 읽고 스피노자가 사과나무를 심기로 결심한 이유를 알았다. ‘사과나무’는 스피노자에게 목적 선언문이었다. 나도 ‘맑고 투명하게’ 살면서 내일 지구가 종말하더라도 복숭아나무를 한 그루 심고 가꾸어야겠다고 말하고 싶다. 지구가 정말로 종말을 맞이한다 하더라도 누군가 생존한 사람이 있다면 나대신 복숭아 나무를 길러 과수원을 만들 것이다. 내가 아니라도 내가 심은 복숭아나무 아래 큰 길에 모인 사람들에게 이 사람이 복숭아 정도는 나눠줄 수 있을 것이다.
빨리 빨리라는 초단기 크로노스적 시간 개념을 극복하고 삶의 개입이 끝나는 지점에는 목적에 대한 약속을 실현한 것을 정산해 다음 세대에게 유산을 바통으로 남겨주는 급진 거북이의 longpath 시간 개념을 실천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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