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1-20 11:06
[N.Learning] 육현주 대표가 입양한 급진거북이
 글쓴이 : 윤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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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적인 이종 결합을 흥미로워한다. 반전과 의외성이 있는 곳에서 창조성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놀랄’ 거리가 있다는 건 여전히 흥미롭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급진 거북이’라는 새 개념을 처음 만났을 때, ‘아하’의 순간을 맞았다. 2016년엔가 책으로 만난 개념을 2017년 3월에 진성리더십 아카데미에 7기로 입교하면서부터 내재화가 시작되었다. 급진 거북이는 진성리더십의 원리를 삶에서 구현해가는 전략적 행동대장이랄 수 있다. 존재목적을 위해서는 세상없이 급진적이나 행동을 함에 있어선 이상과 현실의 갭을 최대한 줄인 ‘호시우보(虎視牛步)’의 전략을 쓴다. 세상에 틈입하듯 스며들고 배어들고 젖어들어 본인의 삶 자체로 진성리더임을 증명한다. 자기 내면에 하는 이야기와 다른 사람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같은 상태인 ’True to oneself’의 진정성은 품성으로 자리 잡고, 임재로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감화한다.
거북의 탄생과 생존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 알을 품은 거북 엄마가 2,300km를 파도를 넘고 헤엄쳐 올라와 해안에서 수십 미터 떨어진 모래사장에 둥지를 튼다. 모래를 파내 구덩이를 만들어 50~200개의 알을 낳는다. 어미는 둥지를 잘 덮고 다시 바다로 돌아간다. 새끼 거북은 엄마의 산고에 보답이라도 하듯 커벙클이라는 임시치아를 무기 삼아 스스로 알의 내벽을 깨고 나온다. 보호막이었던 30cm 두께의 모래성이 2개월여 동안 단단해져 있다. 모래성을 뚫으려는 피나는 노력은 3일에서 길게는 7일까지 이어진다. 사투를 벌인 탓에 몸무게가 30% 줄었다. 바다를 향해 질주하는 중, 갈매기나 독수리들의 공격을 피해야 한다. 바다에 진입해도 큰 물고기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48시간의 유영 끝, 안전한 심연 보금자리에 닿는다. 생존율0.1%, 삶 자체가 고행의 연속이다.
거북이 왜 진성리더십의 행동대장이 될 수 있었을지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진다. 장수하는 동물로 예로부터 십장생의 수장으로 추앙받음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거북이 바닷속 심연에서 축적한 힘을 발휘하여 생명 번식이라는 절대적 목적을 이룬다. 급진 거북이에 비유되는 진성리더들도 존재목적을 상정하고 자신 혹은 조직의 존재가치를 덕업으로 드러내며 후세에 문화적 유산을 남기고자 한다. 자기다움의 본연을 일치시키려는 진성 급진 거북이들은 초뷰카 시대의 혼란과 복잡함을 진작에 예상하고 있다. 그래서 초단기 목표와 성과만을 매달리느라 냄비 위 개구리가 되지 않겠다고 작심했다. 신자유주의가 무한경쟁시장 속에 사람을 몰아 넣고 성과와 이윤만을 외치던 것과는 딴판으로 ‘내’가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무슨 이유가 있어서인지, 그것은 내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행위가 아닌 존재 우위를 묻기 시작했다.
MVC를 세우는 일은 근원적 변화로 탈바꿈하겠다는 결의이다. 진성리더십에서 자신 혹은 조직이 왜 존재하는지를 밝히는 북극성의 좌표를 먼저 찍는다. 가슴을 뛰게 하고, 공진화를 이뤄가고 싶은 그것이 무엇일지는 소명과 맞닿아 있다. 그 부름에 화답해서 동사화로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 사명(Mission)이다. 북극성을 향해 나아가는 경로 곳곳에 가시적으로 세워지는 베이스 캠프가 비전(Vision)이랄 수 있다. 끊임없이 비전을 업그레이드하며 협력자들과 다시 상향 조정한 베이스 캠프를 구축하고 다시 평평하게 다진다. 목적에 이르는 길이 비록 험하고 멀어서 경로 이탈이 일어나고 주저앉을 때도 있지만, 존재목적이 회복탄력성을 담보하니까 또 일어난다. 자신을 지키는 심지 울타리인 핵심가치(Core Values)가 함께 하니 두려움이 없다. Why(Mission)-->How(Core Values)-->What(Vision) 지도가 완성된다.
행위 위주의 존재방식이었던 정신모형1에만 머물던 삶에서 새롭게 존재우위의 정신모형2의 지도도 완성했다. 그런데 진성리더십이 너무 이상화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살짝 의구심이 일어난다. 아직은 온전하게 용기를 내지 못하는 진성리더십 초입자들을 위해 안내서가 필요했을 터다. 저자 윤정구 교수는 『급진 거북이』 신간에서 거시전략, 미시전략을 상세하고도 치밀하게 제시하고 있다. 2004년 미국 네브래스카 리더십 컨퍼런스에서 처음으로 소개된 진성리더십을 20년간 연구하고 10여 년 ‘진성리더십 아카데미’라는 실험군 훈련을 통해서 진성리더십(Authentic Leadership)의 근원적 힘을 축적한 역작이다. 철학가들의 사유를 빌리고, 뇌과학의 과학을 끌어왔다. 사회심리학, 행동 경제학, 인사경영학, 마케팅, 경제학의 유수 논문과 관련 이론들을 통해서 급진 거북이의 전략의 근거를 만들었다.
370쪽에 이르는 연구자이자 프랙티셔너의 축적을 쫓는 일이 결코 간단치 않다. 자주 멈춰서서 개념을 다시 익혀야 했고, 실제 삶에서의 적용점을 생각해야 했다. 내가 진성리더십을 통해 급진 거북이가 되겠다고 작심했던 시간도 근 10년이다. 책 속 수많은 개념과 전략 중에 나는 ‘베이스 캠프’에 주목해서 내 궤적을 돌아보았다. 급진 거북이의 행보는 어디까지 왔나, 내가 세운 존재목적과 사명에 얼마나 가까워졌을까? 비전에 속하는 내 베이스 캠프는 몇 차례의 마일스톤을 거치며 고도를 높여가고 있는가? 아니 걸음을 멈추고 주저앉아있는 것은 아닌지? 마침 신년이니 새로운 결심을 하기 좋은 때가 아닌가? 꾸준히 지키지 못함에 대한 자책일랑 거둬도 되겠다. 3일마다 작심하기도 있을 수 있으니. 책에서도 그렇게 말하지 않던가? 베이스 캠프는 높게, 그에 이르는 계단은 촘촘하게.
2016년, 사무실 정리와 함께 경제적 위기 맞음. 2017년 2차 어리석은 자선으로 경제적 위기.
2018년, 자기혐오-->자기돌봄-->자기연민-->자기자비로 ‘자기인식’과 ‘자기규제’의 틀 마련. 2019년, 서울시 인권 강사, 공동체 주거 협동조합 교육이사로 공동체주거 코디네이터 양성프로그램 개발 및 PM. 2020년, 코칭 입문 한국코치협회 KAC/KPC 취득, 진성리더십 아카데미 세르파, 반서재 시니어 독서클럽장. 2021년, 카페 ‘꽃, 책으로 피다’ 인문살롱 운영, 신중년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군부대 독서그룹코칭. 2022년, 진성리더십 아카데미 세르파, ‘길 위의 인문학’ 기획 및 운영, 코칭 교육 500H 이수, 2023년 진성리더십 아카데미 세르파, 코액티브 122.5H 이수, 한국코치협회 KSC취득, 코칭 1,200H. 2024년 I진성리더십 아카데미 세르파, ICF(국제코칭연맹) PCC취득, 코칭MBA 116H 이수, TCA 팀코칭 128H 이수, Authentic-AOL1 코칭 프로그램 개발
나열하고 보니 여전히 충전하고 채워가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았다. 남의 눈에는 별 거 아닌 것으로 보일 수 있겠으나 나는 자신이 대견하다. 내 삶이 억울하고 분하다가 결국은 숨쉬는 것조차 수치스럽고 무기력했던 첫 상태였다면 영영 아주 폐인이 되었어도 이상할 게 없었다. 너무 곤궁해서 경조사를 챙기지 못했다. 사람 구실을 못하니 초라하다 여겨져서 매일매일이 수치스러웠다. 자격증 취득하기 위해 이수해야 하는 교육 과정비며 시험 전형료 걱정으로 전전긍긍했다. 그러함에도 부채의 50%를 탕감했고, 이루고자 하는 레벨의 자격을 확보했다.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닐 터. 나는 자신에게 투명해지고 진실해졌다. 존재우위로 사람을 환대하고 존중하는 것이 무엇인지 몸으로 배웠다. 취약성을 드러낼 수 있는 용기 덕에 자유를 얻었다. 타인에게 인정받기보다 스스로 떳떳해지는 일이 가장 편안한 상태라는 것을 체득했다.
핸들을 잡으면 벽을 향해 돌진하고 싶었던 암울했던 시간, 나락으로 곤두박질치며 경제적 난관을 돌파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힘을 낼 수 없어서 그냥 뜨는 해를 보고, 밤을 맞기도 했다. 고꾸라져있을 때도, 가만히 손을 내밀어 연결감을 준 친구들이 있었고 도반들이 있었다. 아무 것도 안 해도 되고, 되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응원해준 이들이 있어 꼼지락 꼼지락 몸을 일으켰다. 회복탄력성도 사랑을 먹고 탄성을 키우는 것임을 안다. 그 사이 나이도 들어 신체적 기민성이 현저히 떨어졌다. 그래도 둔한 걸음이나마 사부작사부작 멈추지 않는다. 나는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고유한 성장사를 써가는 역사적 현장을 지키는 증인으로 있는 것이 벅차다. 나는 ‘생명 가진 모든 것들이 자기 존재로 활짝 피어나도록 공명한다.’를 존재이유로 삼은 바,
영감을 일으키고 사유를 촉발하며 관점 이동을 하도록 말을 건다는 거, 참 창조적인 일이다.
2025년에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베이스 캠프의 고도를 높이 잡으려 한다. 솔직히 지금까지는 성취하지 못할까 두려워서 아주 최소한의 비전을 그리고 있었다. 진성리더로서의 목적을 씨줄로 삼고, 긍휼감을 날줄로 삼아 ‘자기연민’에 더욱 포커싱을 했었다, 일생 어줍잖은 타인연민하느라 나를 돌보지 않았던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자신에게 속죄하고 넘치는 긍휼감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일에 주력했다. 그 덕에 나는 나를 사랑하게 되었고 좀 더 믿음이 커졌다. 이제 존재목적을 더욱 밝히기 위해서 인사이드 아웃 전략을 생각한다. 책쓰기, ACPK 인증 프로그램 1,2,3을 인증 후 운영, 1대1 코칭, 그룹/팀코칭, 수퍼비전 등 코칭 사업자로서의 구색을 제대로 갖출 것, 코칭 대중화를 위한 교두보 마련을 위한 전략을 세밀하게 짜려고 한다. 『급진 거북이』에서 언급하고 있는 다양한 전략을 참고하고자 한다.
쓰고보니 지나치게 사변적이어서 책 『급진 거북이』가 담고 있는 깊은 의도와 의미와 멀어진 건 아닌가도 싶다. 책에서는 개인과 조직의 리더가 근원적인 변화를 위해 어떤 마인드로 어떤 철학적 명제를 품고 어떤 전략으로 초뷰카 시대의 변혁 물살을 타야 하는지 잘 안내하고 있다. 개념 하나씩 다 머물러 프로그램화해도 되겠다 싶을 만큼 깊은 통찰 지점들이 있다. 단 몇 쪽을 읽어도 자신의 조직과 삶 속에 정렬시켜 다양한 변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정국이 하수상하여 ‘리더십’이라는 단어에 외려 알러지를 일으키며 ‘리더십 포비아’의 우려마저 있다. 크고 작은 조직의 수장들의 행태가 만천하에 드러나며 압축 현대사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목도하고 있다. 조직의 리더는 물론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근원적인 설계를 해야겠다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진심으로 일독을 권한다.
10년 후, 20년 후, 급진 거북이로서의 내 삶은 어떻게 변해 있을지 나는 호기심으로 들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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