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6-15 06:40
[N.Learning] 보수가 바톤을 떨어트리다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1,964  

보수가 자신의 바톤을 떨어트렸다.
수구의 욕망

정치생태계는 제대로 된 보수와, 제대로 된 진보, 제대로 된 다양한 중도들이 더 나은 변화를 위해 서로 스파링 파트너가 되어 협업할 수 있을 때 공진화한다. 한 마디로 정치적 생태계의 공진화에서는 정치적 다양성이 생명이다. 하지만 보수나 진보가 자신의 생계형 이념에 갇혀 제대로 미래의 변화를 위해 공진화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면 스스로 괴멸하는 보수수구나 진보수구 세력으로 전락한다.

지금 대한민국에 홍준표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정치행태는 보수를 수구보수세력으로 스스로를 괴멸시키는 조짐으로 보여진다. 이대로 간다면 자한당은 한국 정치 레이스에서 보수의 바톤을 떨어트린 장본인으로 비난받게 될 것이고 바톤을 떨어트린 책임에 대해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치란 맥락을 정확하게 이해해서 관련된 이슈를 선점하고 전파시키는 싸움인데 자한당을 지켜보면 이슈를 선점하고 전파하고 구현하는 수사학의 기본도 지키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는 모습이다. 이슈에 대한 수사학의 기본적 골격은 파토스, 로고스, 에토스이다. 국민의 80% 이상이 공감하는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스스로 부정한다는 것은 맥락에 대한 정서적 울림을 강조하는 파토스에 반하는 행동이다. 파토스에 반하는 이슈제기는 반드시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로고스는 이슈의 논리성에 관한 것인데, 남북정상회담과 드루킹 문제를 이원론적 선택의 문제로 규정하고 한 쪽 편을 든다는 것은 그자체로 자신의 주장에 대한 논리적 솔루션이 없다는 증거이다. 로고스는 고사하고 코너에 몰려 살려고 죽기살기로 뒷다리를 잡고 늘여지는 처절한 모습이다. 이런 이원론을 주장하는 정치가들의 입장을 파고들어가면 자신의 정치적 밥그릇을 지키려는 수구의 욕망이 숨겨져 있다. 미래의 본질에 누가 더 통찰력을 가지고 있는지의 에토스의 측면에서도 자한당은 기본적 골격을 놓치고 있다. 자한당에서는 판문점 선언은 내용이 없는 공허한 핵포기라고 주장하는데 북한이 진정으로 핵포기에 대한 의사가 있다하더라도 이것의 완벽한 실현은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과의 협상의 결과에 따라 실현 가능성이 달라질 것이다. 이런 문제는 협상이 진행되는 결과를 보고 수위를 조정해야 함에도 협상의 초보적 단계에서 완전히 핵포기의 내용을 구체화하라는 것은 협상테이블에 앉지도 말고 그냥 무조건 항복하라는 주장이다. 어느 누가 협상에 임해도 협상의 기본도 무시한 불가능한 요구이다.

이번 판문점 선언에 대해 미래지향적 전향적 태도를 보이지 않고 지금처럼 자신의 밥그릇만을 염두에 두고 뒷다리 잡는 일에 집착한다면 자한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수의 바톤을 다른 세력에게 넘겨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실기의 당사자들은 역사에서 보수의 바톤을 떨어트린 준엄한 책임을 묻게 될 것이다.

진보를 대변하는 민주당도 당연히 수구진보로 전락하는 것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드루킹과 같은 생계형 수구진보 세력에 의해서 휘둘린 것이 사실이라면 관련 사실을 스스로 밝혀 이런 수구진보와는 다른 진보임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 이 문제를 민주당이 자한당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하는 자세만이 진보의 진정성을 대표하는 당으로 인정받을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문제인 대통령을 우상화하여 팬심을 이용해 정치적 이득을 챙기려는 태도이다. 이런 태도를 보인다면 또한 자한당과 마찬가지의 생계형 정치세력으로 전락하는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정치가가 아무리 인기가 있다 하더라도 특정한 정치가를 우상화 하는 정치는 추종 파당세력간 더 큰 이득을 챙기려는 정치적 투쟁을 유발한다. 당연히 이런 싸움에 말려들면 이 세력도 생계형 수구세력으로 전락한다. 당의 존재하는 목적을 구현하기 위해서 정치를 운용해야지 특정한 정치인을 우상화 하는 정치는 항상 생계형 수구를 양산한다.

문대통령의 <노벨상은 트럼프가 대한민국은 평화를 가져오자>는 언급은 자신을 우상화하지 말라는 수구진보 세력에 대한 시의적적할 경고로 들린다. 자신의 손가락을 보기보다는 자신이 가르치는 손가락의 방향인 한반도의 평화를 보고 일해달라는 주문일 것이다. 문대통령의 팬심에만 기대어 문대통령의 손가락만보고 손이 가르치는 방향을 잃는다면 결국 진보도 수구세력으로 퇴출될 것이다.

미래는 시간을 앞서가서 목적 찾고 이 목적을 중심으로 미래를 개념화하고 이 개념을 현실로 가져와서 실험하고 이 실험결과을 통해 목적을 팔 수 있는 사람들만이 이끌 수 있다. 정치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생계형 수구정치를 벗어나 한반도 정치적 미래를 먼저 가서 만나고 정치적 혁신을 통해 미래를 기다릴 수 있는 정치가들만이 대한민국의 건강한 정치생계계를 복원하는 성원으로 인정받을 것이다.

자칭 보수를 대변하는 세력들이 자신의 바톤을 떨어트렸다면 이에 대한 역사적 책임은 생각보다 엄중할 것이다. 수구진보세력도 자신의 이득 때문에 큰 그림을 놓친다면 이들에 대한 책임은 더욱 엄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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