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공정성은 어수룩한 사회주의자들인 막스주의 경제학자들이 만들어낸 시대착오적 개념이다. 경제학자들은 시장에서의 경쟁을 통과한 모든 결과를 정당화한다. 또한 경제학자들은 시장에서의 거래는 독립적이고 분산적이어서 각자의 거래가 다음 거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거래에는 히스토리가 작용하지 않고 모든 거래는 처음으로 돌아가 리셋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막스주의자들은 이런 경제학자들의 나이브한 가정을 받아들여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회만 균등하게 하면 된다는 명제를 발전시켰다.

어떤 자식은 부모의 재력으로 선행학습을 해서 학교에서 치루는 시험의 우수한 성적을 독점하여도 시험자체는 모두에게 기회가 균등한 것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설사 비싼 학원에서 쪽집게 과외선생에게 시험에서 틀리지 않는 방법을 배워서 수능에서 고득점을 독점해도 수능에서는 기회가 균등했기 때문에 공정성에 문제가 될 바가 없다고 주장한다. 기회의 평등이 모든 것을 정당화 시켜준다는 생각이 성적이라는 한 가지 잦대를 가지고 모든 것을 재단하는 것을 용인해주었다.

부모의 재력이 아이들의 선행학습이나 학원학습에 미치는 영향에 눈을 감고 모든 학생들을 같은 선상에서 달리기를 하도록 강요한다면 결국 기회의 평등이란 이름으로 불공정의 대물림을 정당화시키는 일에 앞장선 것이다. 이런 방식의 경쟁에서는 학교의 선생님들이 학원의 선생님들을 이길 방법이 없다. 결국 이런 수능과 시험제도가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을 포기하게 만든 주범이다.

미래 시대는 정해진 답이 없는 시대이다. 이런 시대에 답을 정해놓고 암기력과 실수하지 않는 능력으로 고득점한 학생들에게 기회가 균등한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는 이유만으로 나라의 미래를 맞기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교육행정가들이 나라의 미래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의미이다. 수능과 학교 시험에서의 기회의 평등을 빌미로 미래의 인재들을 부모의 재력을 통해 대물림하는 것을 정당화 시켜주는 나라는 불공정한 나라이다. 역설적으로 기회의 평등이 결과의 불공정성을 정당화시켜주는 것이다. 미래사회를 위한 제대로 된 공정성은 기회의 평등이 아니라 다양한 기회를 발굴해서 자신에 맞는 재능을 발견하게 하고 발굴한 재능을 키울 수 있는 <기회의 다양성>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의해서 결정된다.

지금이라도 학생의 선발권을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넘겨주어야 한다. 또한 대학은 각자의 사명을 정하고 이 사명에 맞춰 커리큘럼을 혁신해서 나라의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자신만의 인재를 길러낼 수 있어야 한다. 다양성의 시대에 나라에 의해 모든 것을 단일한 잦대로 획일적으로 결정하는 지금의 교육정책은 전혀 미래지향이지도 않고 오히려 불공정성을 강화한다.

심지어 대통령 조차도 이런 공정성의 기본구조를 이해하지 못하고 기회의 평등이라는 이름으로 수능과 수시에서 줄다리기를 한다면 계층의 대물림을 대통령이 앞장서서 정당화시켜주는 것이다. <기회의 평등>이 아니라 <기회의 다양성>으로 교육정책이 전환되어야 한다. 기회의 다양성을 통해 모두가 자신의 재능을 기반으로 사회발전의 주인공으로 나설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