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리더십 도반들과 함께하는 소크라테스 북클럽에서 들뢰즈의 천의 고원을 읽고 있다.
천의 고원 2장에 나오는 <늑대는 한 마리인가? 여러 마리인가?>는 들뢰즈의 욕구이론이다. 늑대란 욕망을 상징한다. 따라서 번역하면 욕망은 하나인가 아니면 여럿인가이다.
들뢰즈는 생성과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이성적 개념보다는 욕망과 무의식적 정서에 의존한다. 안티오디프스의 요약판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주제는 프로이드가 모든 욕망을 성적욕망으로 일원화 시켜서 늑대는 한 마리 뿐이고 나머지는 개를 봤던지 다른 동물을 잘못본 것이라고 설명하려는 시도를 전복시킨다.
들뢰즈는 성적 욕망과 결탁한 돈이나 권세에 대한 결핍의 욕망도 있지만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 싶은 생성의 욕망도 존재한다고 보았다. 생성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반복은 옷입은 반복으로 새로운 차이를 만들어내지만 결핍을 충족하기 위한 반복은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헐벗은 반복이다. 진성리더들이 열망하는 존재우위를 구축하려는 욕망은 프로이트의 입장에서보면 성적욕망이 재현된 것이지만 들뢰즈의 입장에서는 결핍의 욕망과는 상관이 없는 강도가 가장 강한 생성의 욕망이다.
프로이트는 인류의 문명을 오직 성적 욕망의 억제와 분출로 설명하는 우를 범했다. 이런 성적 결핍의 욕망이 자본주의 돈과 권세 욕망과 내연의 관계를 유지하는 동안 인류를 제대로 진화시킨 생성의 욕망은 사생아 취급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프로이트가 성적 욕망을 이렇게 우상화 시키지 않고 그냥 많은 욕망 중 하나로만 취급했다면 자본주의가 이렇게 타락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들뢰즈의 가설이다.
들뢰즈는 늑대(무의식 속 인간의 욕망)은 한 마리가 아니라 여러마리가 군집생활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프로이트만 사람들 꿈(무의식)에 나타난 늑대 중 한 마리 늑대(성적 욕망)만 진짜 늑대고 다른 것들은 개나 양이 늑대의 탈을 쓰고 나타났다고 주장한다. 프로이트의 임무는 제대로 된 꿈의 해석을 통해 한 마리 진짜 늑대를 찾아서 다른 것과 구별해야 정신분열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들뢰즈가 지금도 살아 있다면 들뢰즈는 프로이트를 미투의 원흉으로 고발할 것으로 보인다. 들뢰즈에 의하면 프로이드는 우리가 다른 욕망에 눈을 돌리지 못하게 하고 성적 욕망에만 온 힘을 집중하게 만들면서 다양한 성적 도착증을 양산했고 결국 잘못된 성에 대한 버블이 무너지는 현상으로 미투하는 사람이나 미투 당하는 사람들을 양산해 냈기 때문이다.
PS. 아래 그림은 매슬로우의 욕구단계설을 결핍의 욕구와 생성의 욕구로 나눠본 그림. 관계의 욕구는 감옥에서 독방에 있는 것이 벌이라는 측면에서 결핍의 욕구로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