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04-23 07:58
[N.Learning] 혼혈과 순혈
 글쓴이 : Admini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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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혈과 순혈
다큐공감에 방영된 베트남의 유명가수이자 혼혈여성 하리원에 대한 이야기를 보다가 한국에서 혼혈에 대한 기피와 편견이 다른 국가보다 유독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대착오적 정치가들이 심어온 단일민족이라는 이데올로기가 국민들의 정서 속에 오랫동안 토착화되어 왔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하리원은 어머니가 한국인 아버지는 베트남 전쟁을 피해 보트 피플로 한국에 온 베트남인이다.
한국에서 태어난 하리원의 어렸을 때 별명은 <잡종>이다. 초등학교 때 친구들이 일방적으로 붙여준 이름이다. 우리나라의 초등학생도 단일민족이라는 이념에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다. 하리원은 <잡종>의 의미를 모르고 마침내 자신에게 별명을 붙여준 고마운 친구들이 생겼다는 생각에 집으로 달려가 어머니에게 자신의 별명을 자랑했다. 별명이 뭐냐는 어머니의 물음에 <잡종>이라고 대답하자 어머니는 잡종의 의미를 설명해주며 이것이 하리원의 정체성이니 부인하지 말고 기쁘게 받아들여 극복해보라고 가르쳤다. 대단한 어머니다.
하리원은 어머니의 뜻을 잘 읽고 자신의 현실인 혼혈이라는 정체성을 자신만의 고유성으로 승화시켰다. 지금은 베트남의 가장 인기 있는 가수가 되었고 역으로 한국 TV 다규공감에 소개될 정도로 성공했다.
아래에 인용한 <Science> 논문이 경고하는 것처럼 세상은 점점 다양성이 증진되는 세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다양성이 점점 더 엄중한 현실이다. 다양성의 현실을 개인이나, 조직이나, 국가 안에 반영해 자신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형성하지 못하면 개인, 조직, 국가는 시대를 역행하는 싱크홀에 빠져 장열하게 괴멸한다.
개인, 조직, 국가의 성공을 예측해주는 수 많은 연구들이 존재하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가장 중요한 요인은 네트워크 다양성이다. 하지만 네트워크 다양성만 있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이 다양성의 자원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서 자신만의 기승전결의 내러티브를 만들어서 자신만의 고유성을 증명할 수 있을 때 네트워크 다양성은 성공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 즉 다양성을 모아 한 곳으로 정렬시켜 수렴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비전과 목적이 결합될 때 다양성은 성공의 결정적 요인이 된다. 글로벌 기업에서 다양성을 이야기 할 때 반드시 Diversity & Inclusion (다양성과 포용)을 같이 언급하는 이유다. 다양성만 존재하고 이것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포용의 기제인 비전과 존재목적이 없을 때 다양성의 배는 사공이 많은 배가 되어 산으로 가기 때문이다. 다양성을 받아들여 자신만의 고유성을 만들어내는 노력이 실효를 거두지 못한다면 다양성 자체는 기회라기보다는 부채로 전락한다.
21세기에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던 이들의 성공을 예측해주는 모형은 네트워크 다양성이라는 혼혈을 받아들어 자신만의 비전과 목적으로 기승전결의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환원될 수 없는 순혈의 자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이다.
혼혈의 현실을 통해 자신의 몸과 자신의 내러티브로 자신만이 설명할 수 있는 고유한 원조 순혈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성공의 열쇠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통해 만들어낸 원조순혈을 통해 공동운명체라는 인류생태계의 다양성으로 어울어진 꽃밭에 자신의 고유성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이번 정부장관 인선(60대, 남성, 서울대, 영남)을 지켜보며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던 것이 혼혈에서 순혈이라는 21세기 시대의 공진화 방향성과는 거꾸로 가는 역주행 때문이다. 시대의 공진화 방향인 혼혈에서 순혈이 아니라 20세기의 효율성 논리인 신자유주의의 능력파벌주의(Meritocracy)라는 시대착오적 노선에 따르겠다는 의도를 표명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진보진영의 진영논리에 집착해 순혈에서 혼혈을 만들어내다가 무너진 사례를 보수진영 쪽에서 다시 시계추처럼 반복하는 것이다.
우리는 나라가 진보와 보수로 갈기갈기 쪼개져 싸우는 나라를 원하지 않는다. 진보와 보수가 씨줄과 날줄로 결합해서 자랑스런 대한민국 미래의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지평을 원한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현실인 혼혈을 비전과 존재목적의 스토리로 엮어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순혈을 만들어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안목의 리더를 원한다. 국민들을 진보와 보수라는 순혈주의와 진영논리의 실험대상으로 삼아 나라가 무너지는 고통을 체험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나마 유일한 다양성 요소였던 안철수조차도 정부 인선과정에서 토사구팽되는 모습을 보니 당선인의 당선을 위해 숨겨왔던 순혈주의 의도와 숨겨진 발톱의 실체가 분명히 드러난 셈이다. 선거기간 중 공언했던 소통은 고사하고 당선인이 정해놓은 숨겨진 순혈주의 의도를 민생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불도저처럼 밀고 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단추가 잘못 꿰어져도 아주 잘못 꿰어지고 있다. 민생은 고사하고 한동안은 온 나라가 극심한 갈등과 대충돌이라는 휘오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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