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용이란 이윤을 위해 회사의 전략적 목표를 설정하고,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R&R을 할당하고, 할당된 역할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격려하거나 열심히 일하는지를 감시하고, 시간이 지나면 달성정도를 판단해서 보상하고 성과에 못미치는 사람들을 코칭하는데 드는 비용이다.

회사가 커지면 사장 혼자서 모든 직원을 관리할 수 없기 때문에 관리자를 고용해서 이 일을 시키고 이 일을 시킨 댓가로 비싼 월급을 지급해야 한다. 회사의 대표가 사람들을 타고날 때부터 일하기 싫어하고 놀기를 좋아한다는 X이론에 기반한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다면 관리비용은 천문학적 비용으로 치솟는다. 직원들을 더 촘촘히 관리하기 위해 더 많은 관리자를 고용하고 이들의 관리기법을 세련되게 만드는데 많은 경비를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권한위임을 엄청난 경영기법인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관리비용을 줄어보기 위한 고육지책일 뿐이다. 권한위임으로 관리비용을 줄인다는 것은 잘해봤자 전체를 보지 못하는 장님이 코끼리 만지기 전략일 뿐이다.

관리비용이란 직원들이 사장과 같은 마음이 없다면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사장과 같은 마음이 발현된 것처럼 일하는 모습을 유지하게 만드는데 쓰이는 돈을 의미한다.

서비스나 제품의 가격에 서비스나 제품을 만들어내는 생산비용보다 관리비용이 더 많다면 고객은 배보다 큰 배꼽을 소비하는 셈이다. 경쟁자가 없을 때는 생산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해서 이것을 부가가치라고 고객을 속일 수 있지만 경쟁사 있을 때는 가능한 일이 아니다. 아파트 건설사업 같은 경우는 건설사간의 단합을 통해 관리비용을 숨기기도 한다. 단합에 의해 숨겨진 관리비용 때문에 아파트 가격이 올라간다면 손해는 고스란히 고객의 몫이다.

관리비용을 제로인 회사를 만들 수는 없을까?

사장이 있고 사장이 구성원을 믿지 못한다면 관리비용은 항상 청구될 수 밖에 없지만 모든 직원이 사장급 대리, 사장급 사원, 사장급 팀장, 사장급 임원으로 일할 수 있다면 관리비용 제로인 회사가 만들어진다. 모든 직원이 사장급으로 일한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사장이 필요없는 회사라는 말이다. 관리비용이 거의 없는 회사를 가보면 실제 사장이 있어도 사장은 관리하는데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주로 회사 마당을 쓸거나 휴지를 줍거나 수위역할을 한다. 이런 회사는 사장이 직원들이 월급만큼 열심히 일하는지를 밀착 감시하기 위해 회사 안에 머물러 있는 경우도 별로 없다.

사장이 없어서 관리비용이 제로인 회사의 비밀은 무엇인가?

사장의 역할을 하는 회사의 존재목적이 사장의 역할 대신하고 모든 직원들은 사장인 존재목적을 마음 속에 담아놓고 이 존재목적이 명하는 대로 실험하고 혁신하고 협업으로 일하기 때문이다. 존재목적을 자신의 역할로 달성하는 사명과 책무감으로 일한다. 한 마디로 사장의 역할이 더 이상 필요없어서 사장이 해고된 회사이다. 사장이 해고된 자리에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존재목적과 구성원의 역할에 대한 책무감으로 대체된다. 존재목적이 사장으로 영입된 회사만 관리비용을 제로로 만들 수 있다.

사장이 있는 회사에서 일하는 방식은 항상 목표를 중심으로 부분최적화하는 방식이지만 사장이 없는 회사의 일하는 방식은 목적을 중심으로 각자의 역할과 해야할 일을 협업하는 방식으로 전체 최적화한다. 부분최적화를 통해 목표를 달성해도 하위 목표와 목표, 하위목표와 일련의 상위목표가 정렬되지 않기 때문에 항상 거대한 비용 손실이 발생한다. KPI 등을 이용해서 사전에 정렬을 조율해도 실제 현장에서는 이 조율대로 작동되지는 않는다. 모든 직원들이 사장급 마인드를 가지고 자신에게 할당된 KPI가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존재목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수시로 조정되고 동료들과 협상되어야 하는데 한번 설정된 KPI는 한 해 말 평가기간이 올 때까지 바뀌지 않는다.

결국 관리비용은 구성원이 수행하는 사업을 협업을 통해 조율하고 구성원이 상황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새롭고 유연하게 다시 쓸 수 있게 하는 회사의 존재목적과 사명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없어서 청구되는 비용이다. 관리비용을 제로로 만든다는 것은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실현해주는 존재목적을 중심으로 직원 모두가 자신의 일과 동료와의 협업을 자율적으로 조율할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지금처럼 변화가 상수이자 변화무쌍하게 변화하는 시대에 사장의 역할은 스스로를 해고하는 것이다. 구성원 모두가 스스로 사장이 될 수 있도록 회사의 존재목적을 사장으로 내세워 자신의 일과 동료와의 협업을 전체 최적화 관점에서 스스로 조율하게 해야한다. 사장은 이런 전문가의 놀이터를 만들어주고 이 놀이터의 수위 아저씨로 나서야 한다.

이런 회사의 연봉과 복지 수준은 어떨까? 이런 회사가 만든 제품과 서비스는 이윤창출이라는 부분최적화의 원리를 통해 만들어진 회사의 제품과 경쟁이 불가능할 정도로 수준이 높다. 절약된 관리비용은 품질을 개선하는 비용으로 투자되어 회사가 지속성장할 수 밖에 없다. 회사는 이런 공로를 구성원들에게 돌려 이들을 최대한 공정하게 보상해주려고 할 것이고 이런 공정보상에 따른 회사의 연봉과 복지 수준은 비교기업이 따라잡을 수 없는 수준이다. 연봉이나 복지가 저절로 따라오는 회사가 된다.

==================================

PS: <초뷰카시대 지속가능성의 실험실>에서는 다루는 공의기업(Company of Shared Purpose)은 이런 관리비용 제로인 회사의 문화와 조직을 설계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한다. 공의기업은 구성원들은 이런 문화설계에 따라 경쟁우위을 날줄로 존재우위를 씨줄로 직조해서 자신들만의 태피스트리를 만들고 이 태피스트리를 통해 자신과 동료를 자발적으로 이끌어가는 관리비용 제로 회사의 모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