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는 옳고 그름을 판단해주는 윤리적 가치와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생성적 가치로 나눠진다. 옳고 그름을 판단해주는 윤리적 가치는 주로 종교나 법이 정의해주는 가치이고 일정한 답이 정해져 있는 가치이다. 즉 간음하지 말아라, 도둑질하지 말아라, 살인하지 말아라, 네 이웃을 탐하지 말아라 등등의 가치는 다 윤리적 가치다. 윤리적 가치는 정답이 정해져 있을 뿐 아니라 숫자도 제한적이다.

생성적 가치는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자신의 존재이유를 주장하고 구현하기 위해서 주장하는 긍극적 가치(terminal value)다. 삶의 의미를 만들어내는 가치가 생성적 가치이다. 기업에서 주창하는 사명과 목적은 다 생성적가치이다. 스스로 이 가치를 발굴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지만 이 가치의 숫자는 사람들의 머릿 숫자만큼이나 다양하고 많다. 하지만 다양한 모든 가치가 생성적 가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생성적 가치에 해당되려면 이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자신의 존재이유를 밝혀주고 이를 통해 세상이 나은 미래의 차이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돈, 명예, 권력은 미래를 만들어내는 수단적 가치이지 생성적 가치는 아니다. 이 조건만 충족한다면 다양한 가치들이 생성적 가치로 등장할 수 있다. 제대로된 생성적 가치는 미래에 대한 길잡이다. 생성적 가치가 없다면 미래는 없다.

이 두 가치를 혼동하는 사람들은 윤리적 가치만을 가치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생성적 가치도 윤리적 가치의 일부로 해석한다. 윤리적 가치의 속성에 따라 모든 것에는 답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것을 동일하게 따르도록 강요한다. 윤리적 가치에 빠진 사람들이 권력을 잡았을 때 내세우는 무기가 신상필벌이다. 이들이 신상필벌을 강조할수록 이들의 삶의 목록에서 생성적 가치가 사라진다. 윤리적 가치만을 가치로 믿는 사람들은 어느 순간 꼬장꼬장하고 고리타분한 훈장선생님으로 전락한다.

진성리더십에서는 윤리적 가치를 따르는 것을 착함으로 규정하지만 이 착한 리더의 의무를 따른다고 진성리더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진성리더는 이 착함이라는 따뜻한 마음의 밭에 자신만의 생성적 가치인 목적의 씨앗을 뿌려 이것을 과일나무로 길러내고 이 과일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으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다. 진성리더는 단지 마음만 좋은 착한 리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진성리더가 선한 영향력의 주인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착함의 기준이 되는 윤리적 가치라는 날줄에 자신의 생성적 가치인 목적을 씨줄로 결합시켜서 자신만의 고유한 태피스트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착하기만한 사람은 다른 불쌍한 사람을 도와주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측면도 있지만 사기꾼에게 먹잇감이 되어서 이들의 탐욕을 키우기도 한다. 결국 착한 사람이 세상에 주는 충격은 더하고 빼면 그냥 현상유지 수준이다. 착한 사람이 많다고 더 좋은 세상의 차이가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미래를 위한 더 나은 차이는 윤리적 가치와 생성적 가치를 직조해 자신만의 고유한 피륙으로 만들어내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예수의 서번트 리더십은 윤리적 가치와 생성적 가치를 직조하라는 명령이다. 제자들의 발을 닦아주는 행위는 선한 행위이지만 이 선한 행위의 목적은 세상을 더 낫게 변화시켜 진정 의로운 사도로 다시 태어나라는 명령이다. 예수가 행한 선한 행동은 제자들에게 의로운 행동에 대한 서약을 받아내기 위함이다. 예수는 의로운 행동으로 연결되지 못한 선한 행동은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사명을 향한 의로움이 없는 선한 행동는 착한 사람들도 도와주지만 역설적으로 사기꾼들도 먹여살려 선함의 의도를 무력화시킨다.

기독교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종교로의 지위를 상실한 이유도 결국은 선한 행동을 통해 의로움을 이끌어낸 것이 아니라 선함과 의로움을 디커플링 시켰기 때문이다.다.

착함은 사명의 또 다른 이름인 의로움의 과일 나무를 가꾸어 내기 위한 토양일 뿐이다. 착함을 행사하고도 사명에 대한 의로움을 못 이끌어 내는 이유는 토양만 있고 생성적 가치인 사명을 통해 의의 나무를 키워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의로움의 나무를 심기 위해 선한 토양은 필수적이나 더 큰 문제는 사람들은 착하게 살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된다는 잘못된 믿음이다. 이들이 의의 나무를 심지 못하는 이유는 마음 속에 이미 생성적 가치인 사명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마태복음 25장에서 인용되는 달란트의 비유는 기독교인으로 생성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명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한 것이다. 주인은 한 달란트를 땅에 파뭍었다가 고스란히 바치는 종을 꾸짖고, 두 달란트를 네 달란트로 다섯 달란트의 종자돈을 열 달란트로 만들어낸 종을 칭찬한다. 한 달란트를 뭍었다가 다시 주인에게 한 달란트로 돌려준 종은 윤리적 착함의 가치는 알고 있어도 생성의 가치를 실현해서 세상을 더 좋은 세상으로 만들어 이 새로운 세상에서 소외되고 약한 사람들도 삶을 제대로 향유할 수 있게 하는 의로움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본 것이다. 기독교인으로 공의롭다는 것은 윤리적 가치를 따르는 것을 넘어서 생성적 가치를 실현해서 이런 더 높고 더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기독교가 쇄락하는 이유도 윤리적 가치만을 가치로 규정하는 과정에서 달란트가 의미하는 새 시대를 위한 생성적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자본주의를 일으켜 세운 이후 성취에 취해 생성적 가치를 공진화 시켜 미래를 만들어내는데 실패했다. 교회가 목적에 대한 생성적 가치를 실현하는 소명을 잃어버리고 탐욕스런 자본가들 흉내 내가며 건물 높히 세우고, 신도수 늘리고, 헌금 많이 모으는 일에 집중하는 동안 예수가 어렵게 더 높은 곳에 만들어낸 공의의 새 지평을 잃고 구약의 종교로 퇴행했다. 특히 미래를 만드는 일이 절대절명인 MZ 젊은이들이 꼬장꼬장하고 고리타분한 교리주의자 기독교 꼰데 선생님 주위에 붙어 있을 이유가 없다.

세상 모든 것에는 보편적 답이 있다는 믿음은 윤리적 가치에 의해서 생성적 가치가 제압당한 사람들이 빠진 함정이다. 이런 교조적 가치에서 우리를 해방시킬 때 내가 만든 답을 답으로 제시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다. 윤리적 교조주의에서 나를 해방시킬 때만 새로운 가치로 나의 존재이유를 증명하는 안목을 얻는다. 나를 통한 미래의 창출이 시작될 것이다. 생성적 가치를 살려내 나를 통해 미래가 만들어지지 못한다면 리더로서의 선한 영향력은 물건너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