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에 대한 제대로된 평가와 보상은 조직의 심장이다. 조직에서 표준으로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한 목표관리나 KPI에 의한 Balanced Score Card 기법 등은 멈춘 심장을 위해 인공심장을 달아 놓을 꼴이다. 왜 그럴까? 조직이 힘차게 돌아가는 자연심장을 가질 수는 없을까?
목표관리는 성과측정을 위한 수단이다. 성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다. 예를 들어 황금알이라는 결과를 얻으려면 건강한 거위가 전제되어야 한다. 황금알은 결과이고 거위는 원인이다. 목표관리의 문제는 성과측정의 결과에 집중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원인을 붕괴시킨다는 점이다. 목표에 쫒기다보면 사람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아서라도 자신의 목표를 달성한다. 목표관리를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회사는 일 이년이 지나면 자신의 건강했던 거위가 병이들었다는 것을 발견하고 놀라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인공심장으로 뛰게는 만들었지만 이 인공심장은 AI기능이 없어서 몸 전체의 생체균형을 반영하여 뛰지는 못한다. 오히려 강력한 인공심장이 따라오지 못하는 저하된 신체의 다른 기능을 서서히 괴멸시킨다.
균형성과표를 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분이 있을 수 있다. 애석하게도 균형성과표는 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 이론적으로 성과측정의 원인과 결과를 나눠서 관리함에도 일단 성과지표가 개인에게 할당되면 이 성과지표는 개인의 목적이 된다. 회사는 회사의 전략을 달성하는 더 큰 목적을 위해서 성과지표를 할당하지만 성과지표를 할당받은 개인에게 이 이야기가 의미있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회사의 전략적 목표와 반하는 방법이라도 내 성과지표만 달성하면 된다. 실제로 성과지표를 달성하는 종업원에게는 회사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개인성과지표가 목적이고 회사의 전략이나 비전은 언제든 희생해도 되는 수단으로 전락한다. 회사의 전략과 비전을 희생해서 개인의 성과를 챙길 수 있는 방법은 회사운영에 슬랙이 있는한 수도 없이 많다. 역설적으로 개인의 성과가 달성될수록 회사의 비전과 전략은 죽어가고 힘있는 사람들에게 KPI를 몰아주려는 권모술수와 조직정치가 난무한다.
이와 같은 부작용은 회사가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사명에 대한 목적지를 상실한 회사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된다. 회사의 사명은 죽어 있는데 전략적 무기로 무장한 경영자만 넘치는 회사가 필연적으로 겪는 문제이다. 이런 회사는 대표적으로 인공심장으로 간신히 명줄만 유지하는 회사로 전락한다.
성과지표 없이 사는 방법은 없을까? 심장 없이 사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럴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기업들의 운용하고 있는 성과평가 방식은 조직에 인공심장하나를 달아놓고 간신히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에 이 인공심장이라도 제대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변수들을 살펴야 한다.
첫째 성과지표의 개념을 개인의 성공 개념보다는 조직 내 동료의 성공을 돕는 일에서 내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의 개념으로 전환해 측정할 필요가 있다. 조직이 존재하는 이유는 소수의 천재가 아니라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서 협업을 통해 비범한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개인에 치중한 평가는 이같은 조직의 존재이유를 죽이는 꼴이다. 둘째, KPI나 목표를 설정하는데 조직정치가 개입하지 못하도록 제 삼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는지의 문제이다. 셋째, 보수는 회사가 고객을 위해 가치창출한 댓가로 고객이 주는 집단성과적 보상이다. 보수의 원래 정의는 개인의 성과에 대해서 지불하는 돈이 이니다. 회사가 주주와 고객의 대리인으로 개인에게 공정하게 배분하는 책임을 맡고 있을 뿐이다. 공정성은 경영자가 선택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니라 경영자가 고객과 사회에 대해서 져야할 사회적 책임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성과자료에 데이타 이상의 지위를 부여하지 않을 수 있는지이다. 경영의 목적은 회사가 변화를 통해 도달해야할 사명이지 성과측정을 통해 달성한 단기적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매년마다 단기적 성과를 리뷰할 때 이 단기적 성과의 달성이 조직의 사명을 어느 정도 손상시켰는지를 분석해서 성과평가 방식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그렇다면 자연스런 심장이란 무엇인가? 지금처럼 간접동기를 기본으로 하고 직접동기를 덤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꺼꾸로 하는 것이다. 즉, 직접동기를 살려내고 간접동기를 덤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종업원들에 대한 직접보상은 회사에서 설정한 사명에 몰두하여 변화를 일으킬수록 자신의 전문성이 나아지고 인간적으로도 성숙한 사람이 되는 성장체험이다. 성과에 대한 보상인 승진과 인센티브는 회사의 과거에 대한 간접보수일 뿐이다. 성장체험과 같은 직접보상이 없는 상태에서 모든 것을 간접보상으로 해결하려는 자세는 조직에 인공심장을 달아서 월급장이의 천국으로 만들지만 회사는 시간이 지나면서 무너진다. 따뜻한 월급장이 천국에 적응해 종업원들은 비대해져 날지 못하는 철새로 변모한다. 지금 당장이라도 매달 들어오는 월급을 포기하고 장기적 생존을 위한 일을 찾아서 나설 수 있는 종업원이 몇 퍼센트나 되는지를 생각해보라. 거의 없을 것이다. 조직이나 종업원이나 그냥 인공심장에 연명해 서서히 죽어가는 점진적 죽음을 즐기고 있을 뿐이다. 공정하게 평가해서 승진과 인센티브를 제공해주지만 이것을 넘어서 직접동기로 보상해주는 회사만이 자연심장을 가진 정상적인 회사이다. 직접동기만이 변화와 혁신의 원동력이 된다. 간접동기를 아무리 많이 준다해도 직접동기를 대체할 수는 없다. 아무리 뛰어난 인공심장도 자연심장을 대체할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 논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