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도 붓고 편도체까지 부은 리더로 인한 사회적 재앙
포근한 전전두엽의 울타리가 필요해!
격노를 참지 못하는 문제는 공포를 관장하는 편도체(Amygdala)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설명하는 논문들이 많다. 특히 편도체가 과도하게 부풀어 올랐을 경우 외부 자극에 과도하고 민감하게 반응해가며 화를 참지 못하고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행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뇌과학에 따르면 격노는 우리 머리 속에 들어 있는 공포에 떨고 있는 편도체라는 치와와가 외부자극을 위험으로 감지하고 짖어 대는 소리다. 습관적으로 격노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편도체를 스스로 붓게 만든다. 이들이 권력을 쥐고 있을 때 그 폐해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
변화를
싫어하는 성향인 보수주의자들은 외부 환경변화에 지극히 민감하기 때문에 다른 일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보다 편도체가 더 부풀어 있다는 Nature지 논문도 있다 (Amygdala structure and the tendency to regard the social system as legitimate and desirable; H. Hannah Nam et al. (2018) ; Nature Human Behaviour volume 2, pp:133–138).
실제로 진보보다는 보수가 더 확증편향에 취약한 이유를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된 문제로 설명하는 논문도 있다. 편도체가 과도하게 불안을 조장할 경우 뇌 스스로 이에 적응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확증편향이 생긴다는 연구다.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된 경우 세상을 자신을 위협하는 적으로 규정하기 때문이다. 적에 대응하기 위해 뇌의 정보처리과정은 혐오와 편견이라는 고정관념에 관련된 알고리즘인 휴리스틱스를 활성화시킨다. 경계 대상에 대한 재빠른 분류와 판단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발표된 한 논문에 따르면 부풀어 오른 편도체로 인해 극단적 보수가 확증편향에 더 쉽게 사로잡히는 경향을 보고했다.
이 연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장 활발히 공유된 5000개 기사를 통해 참과 거짓으로 구분된 20개 정치적 진술을 도출해낸 후, 미국인 1204명을 대상으로 각 진술을 참이라고 믿는 경향을 측정했다. 결과적으로 보수 성향 사람들이 참과 거짓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향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보수 진영에 입증되지 못한 거짓 정보가 더 활발하고 많이 유통되는 이유를 확인한 연구다. 과도하게 부풀어 오른 편도체의 부작용이다.
편도체가 부어오른 리더는 자신의 직책을 무기로 삼아 시도 때도 없이 화를 내기 때문에 소통이 불가능하다. 소통을 해도 같은 확증편향을 가진 사람들과만 소통하기 때문에 쉽게 집단사고에 빠진다.
편도체가 부은 것은 뇌가 관여하는 인지적 편향성이나 화와 같은 정서적 문제라면 행동과 관련해서 치명적인 몸의 기관이 간이다. 내 주변에 쓸개인 담낭을 제거한 사람들이 꽤 많이 있다. 담낭에 담석이 생겨서 극심한 통증을 유발했기 때문이다. 간은 매일 1 리더 정도의 담즙을 생산해 소화작용에 쓴다. 쓰지 못한 담즙은 다시 재생된다. 담즙 일부는 담낭에 6배 내지는 10배의 고농도로 비축된다. 간이 정상적으로 기능한다면 담낭은 담즙의 재고창고이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핵심은 담즙과 담즙의 기능이다.
지나친 음주로 간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담즙을 생산해내지 못하면 담즙을 생산하는데 부하가 걸려 간이 붓게 된다. 간은 인간의 주체적 행동을 결정하는 부분인데 간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해 붓게 되면 과도한 만용에 가까운 행동을 서슴없이 자행한다. 이런 경우를 묘사해 소위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고 비난한다. 자신의 부재한 주체성을 증명하기 위해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담즙이 떨어져 주체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엽기적 행동이다.
실제 담즙의 역할은 음식물을 섭취했을 때 이것을 분해해서 우리 몸에 맞는 영양소로 전환하는 역할과 여기서 부산물로 생긴 몸의 독소를 배출하는 일이다. 담즙이 역할을 못해 몸이 영양소를 흡수하지 못하면 몸이 붓고 노래지는 황달이 생긴다. 담즙으로 소화시킬 수 있는 분량을 넘는 음식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콜레스트롤 찌꺼기가 모여 담낭에 돌을 만든다. 섭취한 음식물이 내 몸을 키우기 위한 원재료 즉 날줄이라면 담즙은 이것들에게서 내 몸에 필요한 영양분으로 분해, 추출, 변환하여 몸에 공급하는 씨줄의 역할을 수행한다. 담즙이 없다면 아무리 영양가가 많은 음식을 많이 먹어도 한 치의 몸도 키울 수 없다. 고통의 원천인 치석만 키울 뿐이다. 반대로 음식이 공급되지 못하고 담즙만 있다면 몸은 마른 장작처럼 새까맣게 타들어갈 것이다.
우리가 격노를 못 참는 것은 부어오른 편도체 때문이다.
객기와 만용을 부리는 것은 부어오른 간 때문이다.
부어오른 간과 부어오른 편도체 문제를 가진 리더가 권력을 장악하면 구성원들은 극단적 고통을 경험한다. 이에 대한 근본적 처방은 뇌의 모든 활동을 관장하는 전전두엽에 담겨 있다. 전전두엽이 활성화된 사람들은 자신을 제어할 수 있는 심리적 울타리를 체험하기 때문이다. 전전두엽은 과도하게 활성화된 편도체와 만용을 부리는 간을 제어할 수 있는 심리적 정신적 울타리를 제공해서 편도체와 간이 운신할 수 있는 운동장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들을 사부작 사부작 제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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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런 전전두엽의 울타리를 통해 편도체를 제어해 마음의 평정을 얻는 방법은 <급진적 거북이: 진성리더의 변화전략(잉걸북스
신승철)>의 14장 뇌과학과 행동변화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