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살 것인가? 직접 만들 것인가?
조직의 원리
최근 대부분의 노벨 경제학 수상자들은 전통적 계량경제학자들이 아니라 행동경제학을 하는 사람들이다. 행동경제학은 신고전학파들이 주장하는 마찰력이 없는 시장, 가격, 경쟁 메카니즘 방식이 왜 작동될 수 없는 지를 설명해서 노벨상을 독점하고 있다. 행동경제학자들이 시장과 대비되는 보이지 않는 거래를 지배하는 방식으로 내세운 것이 조직이다. 지금까지 경제학은 시장과 조직이라는 두 거버넌스간의 싸움이다.
이런 문제를 처음 제기한 학자는 Coase(1937)다. 코스는 고전경제학자들이 주장하듯이 시장이 가장 효율적인 경제활동의 지배구조라면, 현실 세계에서 재화나 서비스의 거래는 모두 시장을 통해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업이라는 조직 지배구조가 갈수록 그 영역을 넗혀가는 현상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기업을 시장 지배구조의 대안으로 생각한 것이다.
조직이 지배구조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은 코스가 던졌지만 이에 대한 이론적 해답은 Williamson(1975; 1985)의 거래비용이론에 의해서 제시되었다. 윌리엄스는 거래과정에서 발생하는 재화/용역의 가격을 제외한 모든 비용을 총칭하여 거래비용(transaction cost)이라고 칭한다. 거래자체를 성사시키기 위해 드는 모든 비용이 거래비용이다. 예를 들어 자제를 납품하는 업체의 사장이 다른 경쟁회사에도 납품하고 가격을 임의로 조정하는 통에 제조에 차질을 일으키고 있다면 이 납품업체 사장을 상대하는데 드는 모든 비용이 거래비용이다. 거래비용이 생산비용보다 많이 들면 제조업체 사장은 사업을 포기하던지 납품업체를 사버려서 자신의 부하로 만들던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런 결정이 Buy냐 Make냐의 결정이다. 시장에서 거래하는 것을 Buy라고 하고 납품업체를 사서 우리 회사의 식구로 만드는 것이 Make의 전략이다. 윌리엄스는 거래비용이 높을수록 시장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회사라는 경계 안으로 이 거래를 내재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거래를 회사의 경계안으로 내재화한 것이 회사이고 이런 거버넌스를 시장과 대비되는 조직이라고 칭했다. 조직이 만들어진 원리를 경제학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거래상대를 찾기 위한 탐색비용(search cost), 상대방이 제공하는 정보의 진위나 상품의 가치를 파악하고 상대방이 계약을 충실하게 이행하는지 평가하기 위한 모니터링비용(monitoringcost), 또는 사로 유리한 조건에서 거래를 수립하기 위해 밀고 당기는 협상비용(bargainingcost), 서로에게 유리하게 계약조건을 결정하고 불확실성이 없도록 정확한 계약서를 작성하는 계약비용(contracting cost), 그리고 계약이 계약서에 쓰여진 대로 충실하게 실천되도록 하는 이행비용(enforcement cost) 등이 모두 거래비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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