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 클럽은 진성리더십 아카데미 도반들과 시간을 초월해서 검증된 고전의 어깨에 올라간 난장이가 되어 변화한 주변 세상을 다시 돌아보고 자신의 리더십 지도인 정신모형을 업데이트 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진성리더십 아카데미 <소크라테스 클럽>은 소크라테스가 주창했던 철학의 제 1, 제 2원리에 기초해서 만들어졌다. 제 1원리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네 자신을 알라"라는 자기이해에 대한 정언명령이고 제 2원리는 길을 잃고 헤매는 "네 자신을 제대로 돌보라"는 자기규율의 정언명령이다.

아카데미 도반들은 시간의 검증을 통과한 고전을 다시 읽고 세상에 대한 인식지도인 정신모형을 업데이트해서 자기와 세상에 대한 제대로 된 자기인식의 나침반을 준비하기도 하고 이 지도에 내재된 나침반의 극성을 다시 점검하여 정신적 근력을 기르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레비나스가 진성리더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한 마디로 제대로 된 진정성 넘치는 <타자되기>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넘어지고 다쳐 피흘리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환대>다.

타자되기는 박노해 시인의 <남이 될 수 있는 능력>이라는 시에서도 잘 표현되어 있다.

=======================

남이 될 수 있는 능력

박노해

진정 나는 나일 수 있는가?

나 자신이 되는 일을 하고

내 가슴이 떨리는 사랑을 하고

내 영혼이 부르는 길을 따라갈 수 있는가?

진정 나는 남이 될 수 있는가?

될 수 있으면 많은 남이 될 수 있는가

남이 되는 일을 하고 남이 되는 밥을 먹고

남이 되는 공부를 할 수 있는가?

남이 될 수 있는 만큼이 나인 것을

남이 될 수 있는 능력이 진정한 실력인 것을

진실로 남이 될 수 있는 능력이

내가 가진 가장 큰 힘인 것을

=======================

첫 구절은 그저 있음의 세상에서 초월해서 사랑도 해가며 삶을 향유도 해가며 내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동도 해가며 미래를 대비해가며 집에 소유도 축적해가며 사는 삶을 이야기한다. 레비나스가 이야기하는 존재의 심연 즉 웅성거림만 존재하는 거기 있음의 세계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동일성 세상에서의 향유를 통해 자신의 주체성을 찾아가는 첫 번째의 초월을 노래한다.

첫 번째 구절 마지막에 이런 향유를 통한 주체성과 동일성으로 쌓인 재현의 세상을 통해 내 영혼이 부르는 길을 따라갈 수 있는가?를 질문한다. 답은 물론 "아니다"이다.

둘째 구절은 자아실현을 넘어선 타자되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타자의 얼굴에 대한 환대가 제대로 자신의 주체성을 초월하여 윤리적 주체로 거듭나는 것임을 이야기한다. 타자의 세상은 능력이 있고 재능이 있고 부모를 잘 만나 세상의 행운을 다 향유해온 사람들이 자신이 몸을 낮춰 타자를 환대할 때 스스로 드러나는 세상이다. 잘난 사람들이 자신을 낮출 때 타자는 이들에게 스승이 된다. 행운을 만끽해온 장본인인 내가 타자를 환대해가며 타자되기 공부하기 시작할 때 재현에 의해 구성되었던 우주에 균열이 생기고 이 균열을 빠져나가 무한의 세상을 목격한다.

마지막 구절은 이런 환대를 통해 향유하는 주체가 초월되어 윤리적 주체가 될 때 자아실현을 넘어서는 타아실현의 강한 무한세계가 펼쳐짐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레비나스의 전제는 몇 차례의 초월을 통해서 타아실현의 세상에 도달하는 것이지 일리야의 세상에서 벗어나지도 못한 현존재가 그냥 타아실현할 수 있는 도약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일리야라는 존재의 심연 -> 향유를 통한 이기적이고 주체적 자아 -> 타자에 대한 환대와 타자와의 얼굴을 통한 관계적 만남 -> 타자 학습을 통한 타자되기 -> 많은 타자를 통한 무한의 경험 -> 윤리적 주체로 거듭남.

레비나스의 타자되기는 진성리더가 자아실현이라는 정신모형 1의 세상을 넘어서 타아실현이라는 정신모형 II의 세상을 플랫폼으로 구축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높은 곳에 더 고르고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어 변화를 실현시키는 공의 철학과 쾌를 같이한다. 레비나스처럼 진성리더십에서도 자아실현이 안 된 리더가 타아실현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허구적이다. 자신의 주체적 독립의 토대를 마련한 후 타자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 진성리더이다.

진성리더십에서는 남의 고통을 내 고통으로 내재화해 이를 위해 행동으로 나서는 긍휼감을 환대의 기반이라고 생각한다. 긍휼감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넘어져 피흘리고 있는 타자의 얼굴을 통해서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진성리더라면 질문에 응답해 자신의 주체성, 동일성, 전체성의 가면을 벗고 이들의 타자의 고통의 가면을 써준다.

인간은 누구나 성장의 고통을 앓고 있다. 자신도 성장의 고통을 가지고 있고 이 자신의 성장의 고통에 대한 직면이 아마도 레비나스에게 여성성이다. 이 여성성은 내가 동일성의 집에 거주하고 있어도 나에 대해 환대를 느끼는 나의 얼굴이다. 나의 고통에 대한 제대로 된 환대만이 타인의 고통의 얼굴에 대한 환대로 이어진다. 이 타자되기를 실현하는 세상은 결핍의 해결을 추구하는 자아실현을 향한 욕구의 세상과는 다른 세상이다.

소크라테스 클럽 종강을 한 5월 18일은 타자되기를 시도했던 광주 시민들이 동일성의 총칼로 무장한 군부에 의해서 무자비하게 희생된 날이다. 동질성의 헤게모니 싸움에 포획되어 시간이 충분히 흘렀어도 우리는 희생된 사람들을 제대로 된 환대의 식탁에 초대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머뭇거리는 사이 광주는 다시 부활해서 미얀마의 환대 식탁에 앉아 있다. 한번도 제대로 환대의 식탁에 초대되 보지 못한 광주와 미얀마가 우리가 꾸민 정중한 환대의 식탁에 초대되어 서로 손을 마주 잡고 감사의 기도를 드릴 수 있는 날을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