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09-17 09:24
[N.Learning] 과학은 기적을 어떻게 설명할까? 울림(synchronicity)의 메아리
 글쓴이 : Admini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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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기적을 어떻게 설명할까?
울림(synchronicity)의 메아리
요즈음 경기가 점점 어려워지니 희망의 실타래라도 붙잡아 보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들이 가장 손쉽게 쓸 수 있는 방법이 기적이 일어나게 해 달라고 혼자서 간절히 기도하는 방법이다. 과연 간절히 기도하면 기적이 일어날까?
오프라 윈프리가 자신의 쇼에서 소개해서 유명세를 타게 된 #Secret 이라는 자기 개발서가 이 [간절함이 담긴 기도 운동]에 불을 붙였다. 이 책의 핵심이 어떤 상황에서라도 간절히 바라면 기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오프라가 자신의 쇼에서 이 책을 소개하자 이미 성공한 유명인사들이 자신도 그렇게 성공했다는 간증이 줄을 이었다. 유명인사들 대열에 심지어는 박근혜 전 대통령도 한 몫 했다. 어린이 날 행사에서 어린이들에게 간절히 바라면 다 이뤄진다는 간증을 남겼다. 이미 성공한 유명인사들이 줄줄이 이런 주장을 하자 이것은 그냥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였다.
그래도 일각에서 이런 간절한 기도가 무슨 과학적인 근거가 있느냐고 추궁에 들어가자 심령 심리학 프로그램이 들고 일어났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간절함은 뇌에 암시를 주게 되고 이 암시를 통해서 이런 기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뇌과학을 이용해서 기적을 설명한다. 심지어 이들은 뇌에 암시를 주기 위한 주문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하지만 과학은 다른 사람들도 같은 절차를 따르면 똑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들의 주장은 뇌과학적 주장을 하지만 엄격한 과학적 기준을 충족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자기계발서의 주장들은 이런 심령과학적 주장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렇다면 정말 간절히 바라는 것이 실제로 기적처럼 일어나기도 하는 현상에 대한 과학적 설명은 없을까?
본인도 사회 과학을 하는 한 사람으로서 사회 구조적이거나 제도적 장애가 더 크기 때문에 어떤 한 사람이 간절히 텔레파시를 보낸다고 해서 이 제도적이고 구조적인 것이 바뀌는 기적이 일어날 개연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강하게 가지고 있었다. 예를 들어 지금 러시아가 우르라이나와를 침공해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 직면해 누가 전쟁을 멈춰달라고 혼자 간절히 기도한다고 기적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 원리와 같다.
하지만 우연히 #LittleBoy 라는 영화를 보다가 이것이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을 설명해주는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다. 스토리는 8살 짜리 소년의 이야기이다. 또래에 비해 키가 작아 놀림감이 되고 있는 주인공은 믿음이 좋은 소년이다. 2차 세계 대전에 사랑하는 아버지가 평발인 형 대신에 징집되어 전쟁터로 떠나자 아버지를 빨리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 기적을 찾아 나선다. 아버지를 돌아오게 하는 방법은 전쟁이 빨리 끝나는 방법밖에는 없다는 것을 알고 전쟁이 빨리 끝나게 하는 기적을 간구하다가 뭐든지 간절하게 바라면 모든 것이 이뤄진다는 사기꾼의 말을 믿고 간절히 기도하기 시작한다. 자신 또래 아이들이나 어른들은 단순히 간절히 기도하는 것을 통해서는 아무 것도 성취할 수 없다고 놀리자 자신이 믿고 따르는 신부님을 찾아가 고충을 털어 놓는다.
이때 이 신부님은 간절히 바라는 기도가 이뤄지는 원리를 아주 쉽게 설명한다.
기적을 보여줄테니 아이에게 테이블에 있는 물병을 옮기는 기적이 일어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해보라고 주문한다. 아이가 이 말을 믿고 간절히 기도하자 신부님은 기다렸다가 자신이 물병을 옮겨 놓는다. 아이가 신부님이 물병을 옮기는 것을 목격하고 문제를 제기하자 신부님이 기적의 원리를 설명한다. 기적은 자신 혼자서 간절히 기도하는 것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간절히 바라는 기도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을 때 이들의 마음의 울림을 통해서 일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아이의 간절한 기도가 신부님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에 자신이 스스로 물병을 옮겨 놨다고 고백한다.
이와 같은 비슷한 실화를 담은 영화가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서 Paying Forward]와 [라이언 일병구하기]이다. 이 두 영화의 공통점은 기적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기도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집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선한 사명의 스토리가 담겨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선하고 진정성이 넘치는 간절한 스토리에 의해 집단적으로 마음이 움직였을 때 이들의 자발적 행동이 집단 행동으로 동원되고 이 집단 행동을 통해서 제도나 사회 구조가 바뀌는 기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종교 등과 같이 이미 믿음의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종류의 기도이던지 간절하고 진정성이 넘치는 선한 스토리의 기준만 통과한다면 플랫폼을 공유한 이들의 마음을 울리고 쉽게 전파될 것이다. 하지만 종교가 세상을 바꾸지 못하는 이유는 믿음의 플랫폼은 있어도 종교가 산출하는 스토리가 이미 진정성을 잃은 상태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과학적으로 설명되는 기적의 원리의 핵심은 기적은 오직 사람들의 울림(synchronicity)을 통해서 밖으로부터 찾아온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이 찾아오게 만든 최초의 울림 주체는 자기 자신이다. 자신의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져 울림을 만들고 이 울림이 더 큰 울림을 만들었을 때 울림을 받은 도와줄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찾아와 기적을 만든다.
기적은 공동의 운명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공동의 운명을 울림판으로 만들어낸 메아리를 통해서 찾아온다. 많은 사람들이 목적과 사명에 대한 믿음의 울림판을 공유할 수 있을 때 기적이 만들어진다. 진정성이 있는 삶의 스토리로 목적과 사명에 집단적 울림(collective synchronicity)을 만들 수 없다면 세상이 바뀌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기적은 사명의 스토리에 감화받은 사람의 집단적 행동을 통해서 일어난다. 기적은 목적과 사명이라는 큰 울림판을 공유한 사람과 사람의 이어진 마음을 통해 새로운 질서가 자기조직화 되는 과정이다. 자신의 영달에 빠져 평소 사람들의 사명과 목적의 숨겨진 마음을 감화시켜 본 적이 없은 사람들에게 기적이 일어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힘들 것이다.
최근 대통령의 지지율에 대해 논란이 많다. 정치에서 지지율도 울림판(synchronicity board)의 문제다. 대통령은 지지율 연연하지 않고 국민만을 보고 일하겠다고 소신발언으로 돌파하는 모습이다. 이런 주장을 반복하는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지지율로 울림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사람들은 국민이 아닌가? 대통령의 마음 속 국민은 도대체 누구일까? 윤핵관일까? 검찰일까? 왜 공개석상에서 대다수 국민들은 대통령의 마음 속에서 소외되어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암시하는 것일까? 언제쯤 윤핵관과 검찰의 높은 울타리 밖에 있는 소외된 국민들을 볼 수 있을까? 어떻게 대통령은 무한루프에 걸려 공회전을 반복하는 컴퓨터처럼 변했을까? 세기적 불경기의 암운이 시시각각으로 덮치고 있는데 국민들의 마음을 울리는 메아리이자 기적없이 국가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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